새해부터 연속적으로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에 대해 미국의 독자 제재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후안 자라테 전 재무부 테러자금 금융범죄 담당 차관보가 밝혔습니다. 미국은 과거 2005년 북한에 강력한 금융 압박을 가했던 방코델타아시아 제재 같은 방법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의 도발에 분명한 책임을 묻는,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적인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던 지난 2005년. 미국은 6자회담 상황에서 북한 정권의 돈세탁 혐의로 마카오의 소규모 은행 방코델타아시아를 제재해 북한의 계좌를 동결시키고 국제 금융 체제에서 북한을 고립시켜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당시 방코델타아시아 제재를 주도했던 후안 자라테 전 미국 재무부 테러자금 금융범죄 담당 차관보는 3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과 제재 회피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핵·미사일 도발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 정권에 제재를 부과해왔지만, 북한은 무기 개발을 지속하고, 제재를 우회하며, 현금 탈취와 자금 세탁 방법을 계속 혁신해 왔다는 것입니다.
후안 자라테 / 전 미국 재무부 테러자금 금융범죄 담당 차관보
“국제사회는 사후 대응의 경향을 보입니다. 지난 몇 년간 제재는 북한 행동에 대응하는 도구나 외교 지원 정도로만 여겨져 왔습니다. 북한의 행동을 억제하고 셈법을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는 일련의 도구나 전략 개념이 없었습니다. 미국 등 어느 나라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한 충분한 압박을 하지 않았습니다.”
자라테 전 차관보는 그러면서 공해상 불법 환적과 사이버 범죄 행위 등 북한의 제재 회피를 막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촘촘한 현행 제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후안 자라테 / 전 미국 재무부 테러자금 금융범죄 담당 차관보
“무기 수출금지와 비확산 제재, 확산 네트워크 제재, 제재 회피와 연계된 수송 차단을 비롯해 제재 회피에 연료·물자·편의를 제공하는 지원 서비스 차단, 자금 동결과 여행 금지, 금융 조치, 석탄과 광물 등 특정 분야 제재 등 체제는 이미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체제가 실제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지속적인 이행이 필요한 것이죠.”
자라테 전 차관보는 또 북한 스스로 고통스러운 제재라고 표현했던 방코델타아시아 제재를 고안해 북한 자금 동결 조치를 단행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당시 강력한 제재 조치의 핵심 요소들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요소들을 활용해 해상 운송과 금융, 사이버 분야 등에 되돌릴 수 없는 제재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후안 자라테 / 전 미국 재무부 테러자금 금융범죄 담당 차관보
“방코델타아시아 제재 조치의 근본 요소들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금융과 상업 체계를 어떻게 악용하는지 폭로하고 북한의 활동을 거부할 ‘항체’를 금융과 상업 체계에 넣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해상 운송과 금융, 사이버 분야 모두 이런 조치가 필요합니다.”
자라테 전 차관보는 계속되는 도발은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북한에 보여주는 일련의 행동이 있어야 한다며 제재 이행과 불법 활동 차단, 급습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과 함께 실질적인 제재 이행을 시작해 북한이 잘못된 길로 들어섰다는 것을 분명히 경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