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을 겨냥해 핵과 재래식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미국 국가정보국장이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이 군사 분야에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계속 몰두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DNI)이 북한을 미국과 동맹국의 주요 안보 위협으로 지목했습니다.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장은 8일 하원 정보위원회 연례세계위협 평가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동맹국을 겨냥한 핵과 재래식 능력을 꾸준히 확장하고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헤인스 국장] “Meanwhile, Kim Jong Un continues to steadily expand and enhance Pyongyang's nuclear and conventional capabilities targeting the United States and its allies, periodically using aggressive and potentially destabilizing actions to reshape the regional security environment in his favor and to enforce his status as a de facto nuclear power.”
헤인스 국장은 김 위원장이 역내 안보 환경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편하고 북한을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만들기 위해 주기적으로 공격적이고 잠재적으로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앞서 미국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7일 17개 정보당국의 분석과 견해를 종합한 31쪽 분량의 ‘2022 연례위협평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군사 분야에서 핵무기 개발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계속 몰두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핵 운반 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전쟁 억지력을 강화하고 기술력을 입증하기 위해 향후 지속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등 다양한 미사일 시험을 실시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어 북한의 생화학무기 능력도 여전히 위협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정보 당국은 북한이 분쟁 중에 생화학무기를 사용하거나 비전통적 혹은 비밀스러운 방식으로 그러한 무기를 사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핵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플루토늄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으며,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핵 분열 물질 생산을 계속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 2017년 이후로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 1월부터 핵 실험과 ICBM 실험이 포함될 수 있는 긴장 고조의 토대를 쌓기 시작했다며, 탄도미사일 시험은 미국 전역으로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 시스템의 숫자와 형태를 확장하려는 북한 노력의 일부라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김 위원장이 한국에 대한 전략적 우위뿐 아니라 핵 보유국의 명성을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미국과 한국 간 접근 방식의 차이를 악용하기 위해 대남 위협과 상징적 평화 제스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지속해서 미한동맹을 약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포함한 정권의 우선순위에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사이버상에서의 절도와 유엔 대북제재 금지 상품 수출 등을 포함한 불법 활동에 계속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미국 정보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사이버 전력과 관련해서는 정교하고 민첩한 첩보활동과 사이버 범죄 등의 위협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정권과 연계된 사이버 범죄자들이 여러 국가에서 언론과 학계, 방위산업체, 정부 기관을 포함한 다양한 조직에서 기밀을 탈취하는 활동을 수행했으며, 주요 사회 기반시설 네트워트에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중단을 일으키고 미국의 산업 네트워크를 중단시킬 수 있는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과거 은밀하고 대담하게 사이버 공격을 실행해온 것을 감안할 때 기습적인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보고서는 국가 간 경쟁과 잠재적 갈등이 여전히 중요한 국가적 안보 위협이라면서,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은 미국과 동맹국을 희생시키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능력과 의도를 보여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적대국들이 군사와 사이버 분야를 비롯한 기타 능력을 강화해 미국과 동맹에 대한 위험을 높이고 미국의 재래식 억지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경우 역내와 세계에서 파괴적인 행위자가 될 것이며, 동시에 대량살상무기 능력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김 위원장이 핵과 ICBM을 북한의 전체주의적인 독재 통치의 궁극적인 보증으로 여기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아마도 자신의 정권에 대한 현재의 압박 수준이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책 등 북한의 접근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할 만큼 충분하다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 정보당국은 보고서에서 중국과 관련해 역사상 최대 규모로 핵전력을 확대하고 있고 무기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면서 강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이 최근 수백 개에 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저장 시설을 신축했으며, 지난해 시험한 초음속 무기는 완전히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중국에 떨어지는 등의 성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중국이 미국의 석유관이나 가스관, 철도 등 핵심 사회 기반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자신들의 계획을 저지하는 것이라면 그 어떤 조약에도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며, 특히 미국 등에 이익이 되는 내용에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