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달리 북한의 참혹한 인권 문제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과 전문가들은 한국이 지난 5년간의 북한 인권 침묵에서 벗어나게 돼 기쁘다며 윤 후보의 당선을 반겼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공약집과 여러 유세 연설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강조하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를 문재인 정부처럼 외면하지 않겠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녹취: 윤석열 당선인, 1월 글로벌 외교안보 회견] “대한민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크나큰 희생을 치렀습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에 눈 감아선 안 됩니다. 말로는 인권을 외치면서 북한 정권의 눈치를 보며 북한 주민의 참혹한 인권상황을 외면하는 것은 위선입니다. 북한인권법을 충실히 이행하겠습니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UN과 적극 협력하고 국제사회와 힘을 모으겠습니다.”
윤 당선인은 특히 지난달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북한 인권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여야가 협조해 북한인권재단의 조기 설립을 추진하고, 정부 출범 후 바로 북한인권협력대사를 임명하는 등 북한인권법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아울러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다시 동참하고 탈북민 등을 통해 확보한 북한 인권 관련 정보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민간단체, 유엔 등 국제사회와 북한 인권 관련 정보의 공유를 상당히 제한한 현 정부의 기조를 바꾸겠다는 겁니다.
윤 당선인은 또 국내 탈북민 정책과 관련해 ‘먼저 온 통일: 탈북민 지원은 통일을 위한 투자’란 제목으로 공약을 발표하고 정착 초기 집중 지원 체제 마련,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등 4가지에 집중해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들을 홀대하면 앞으로 올 통일도 기약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겁니다.
지난 3·1절 103주년을 맞아 한국 내 탈북민 대표단이 국회에서 개최한 ‘자유·인권·종교·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북한주민 독립염원대회’에는 축사를 보내 거듭 북한 주민들에 대한 지지를 약속했습니다.
탈북민 출신 지성호 국회의원의 대독한 축사입니다.
[녹취: 지성호 의원 대독 윤 당선인 축사] “북한은 지난 70여년 동안 3대 세습 독재정권과 남한에 대한 무력 도발을 일삼고 있고, 북한 주민들은 그 치하에서 자유와 인권, 종교를 탄압받으며 최소한의 자유도 보장받지 못한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정착한 3만 5천여 명의 탈북민들은 그누구보다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절감하는 분들입니다… 3·1운동 정신으로 세계에 북한 정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한편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 운동에 한걸음 더 나아가는…”
윤 후보는 또 행사 연설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며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웠던 공약을 모두 이행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행 여부를 지켜봐야 하지만, 윤 당선인은 북한 인권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는 확연히 다른 기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들과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반기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기독교연대(CSW)의 벤 로저스 동아시아 담당 선임분석관은 윤석열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트위터’에 “대선 결과에 기쁘다”며 “김정은을 애지중지하고 북한 인권에 대한 호소를 묵살한 문재인의 5년이 마침내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로저스 선임분석관은 이날 VOA에, 윤석열 차기 대통령은 “책임추궁과 정의, 북한의 심각한 인권 만행을 종식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저스 선임분석관] “The new President must prioritise accountability, justice and an end to the very grave human rights atrocities in North Korea… It should resume its leadership of promoting North Korea human rights, re-appoint a special Ambassador for human rights in North Korea and revive its support for justice and accountability, and it should enhance its role as a recipient of North Korean refugees.”
아울러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국제 리더십을 재개하고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를 지명하며, 북한 인권 가해자들에 대한 정의와 책임추궁 지지를 되살리고 탈북 난민 수용자로서의 역할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10일 VOA에, 윤 후보의 당선으로 북한 인권이 새 정부에서 우선순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n terms of what it means for policy towards North Korea and particularly issues of North Korean human rights, my sense is, North Korean human rights is going to be a higher priority…South Korea needs to give more attention to the human rights concerns, particularly the issues involving defectors kind of it's very been very difficult for them to get out,”
킹 전 특사는 핵·미사일 등 전반적인 북한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윤석열 차기 정부가 상황이 매우 악화한 탈북민 사안에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이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권고해야 한다면서, 윤석열 차기 정부는 유엔에서 북한 인권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활동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의장도 10일 VOA에, 윤 후보 당선으로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고 북한 인권 상황이 한국 정부에 의해 더는 외면받지 않게 돼 기쁘고 고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의장] “I'm encouraged that the Republic of Korea has been preserved. I'm glad the human rights situation will no longer be neglected by the Korean government."
한국 대통령은 도덕심과 헌법 정신을 반영해 북한 인권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하는데, 윤석열 당선인과 그의 선거캠프가 북한 인권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해 왔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는 겁니다.
많은 국제인권단체와 인권 전문가들이 이렇게 한국의 새 정부 출범을 반기는 것은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가 보여준 북한 인권 무시와 침묵에 대한 좌절감을 보여준다는 지적입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3년 연속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불참했으며, 국내 탈북민과 북한 인권단체들에 대한 사무조사, 대북전단금지법 제정 등 여러 압박으로 국제 인권사회로부터 많은 우려가 제기됐었습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이날 VOA에, 한국의 새 정부에서 “유엔 인권이사회와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상정되면 기본적으로 숨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끄러운 정책은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필 로버트슨 부국장] “President Moon’s shameful policy of basically hiding when UN resolutions on North Korea came up at the UN Human Rights Council, and UN General Assembly, cannot be continued. The new president should reflect on the fact that Korean unification will require a wholesale change of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North Korea,”
이어 한반도 통일은 북한 내 인권 상황의 대대적인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는 사실을 차기 대통령이 반영해야 한다며, 북한 정권이 인권 침해가 없다며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외쳐도 절대 물러서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