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정찰기들이 한반도 주변 상공으로 출격하는 횟수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징후를 추적하기 위한 감시 활동으로 보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공군 정찰기인 RC-135S 코브라볼이 한반도 시각 15일 동해 상공에서 포착됐습니다.
군용기의 위치 정보를 추적하는 트위터 계정 ‘자에스’와 ‘리벳조인트’, ‘에어크래프트스폿’ 등에 따르면 코브라볼은 이날 오전 7시께 일본 오키나와 가네다 미 공군기지를 이륙해 북한 원산에서 동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해상을 타원형을 그리며 비행한 뒤 오전 11시께 레이더망에서 사라졌습니다.
코브라볼은 이틀 전인 13일 오전에도 같은 지점을 수시간 비행했습니다.
코브라볼은 탄도미사일 감지와 추적에 특화돼 있으며, 전 세계에 3대 밖에 없는 특수 정찰기입니다.
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앞둔 시점 한반도 주변 상공에서 포착돼 온 전례를 볼 때 이번에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징후를 탐지하기 위한 비행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실제로 코브라볼은 지난 2일과 3일 한반도 주변 상공을 비행했는데 북한은 약 이틀 뒤인 5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한반도 주변에서 포착된 미국의 정찰기는 또 있습니다.
미 공군 소속의 RC-135V 리벳조인트도 15일 오전 10시께 한국 상공을 비행했으며 9일 새벽에는 북방한계선(NLL)과 인접한 서해 상공을 수십 회 선회 비행하는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리벳조인트는 수백km 밖에 떨어진 전자정보와 통신정보를 수집하고 발신지를 추적할 수 있는 정찰기입니다.
그 밖에 통신감청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미 육군의 RC-12X 가드레일이 15일 한반도 상공에 출현하고 미 해군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가 13일 새벽 서해상공에서 포착된 점도 주목되는 미 정찰자산의 움직임입니다.
이처럼 지난 일주일간 한반도 주변에서 포착된 미국의 정찰기는 최소 6기이지만, 항공기식별표지, ‘트랜스폰더’를 끄고 운항한 정찰기까지 합치면 더 많은 미 정찰자산이 북한의 움직임을 감시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통상 미국의 군용기들은 트랜스폰더를 의도적으로 켜고 운항하면서 민간 군용기 추적 계정 등이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군용기들은 위치를 노출하지 않은 채 운항하기 때문에 미 정찰기의 실제 출격 횟수는 민간 추적 시스템의 집계에 모두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현재 미국과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 시험을 위한 추가 발사를 준비하는 징후를 포착하고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케네스 윌즈바흐 미 태평양공군사령관은 14일 북한의 ICBM 추가 발사 임박 징후와 관련해 “태평양공군은 대응할 준비가 돼 있으며, 다른 명령을 받을 경우 그 명령들을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도 15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이 긴밀한 공조 아래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