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와 미사일 개발 등 협력을 재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과거 불법 무기 거래를 한 전력이 있는 양측의 현재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만큼 군사 협력 재개 가능성에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 DIA의 스콧 베리어 국장은 지난 17일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관련 소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을 통해 북한이 미얀마 측에 무기 판매를 재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현금이 필요한 북한과 쿠데타 이후 국제사회 제재 등으로 무기 거래 선택지가 줄어든 미얀마 군부의 상황을 고려할 때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홍콩 매체인 아시아타임스도 23일 미얀마 군부 동향을 감시하는 양곤의 한 독립 연구기관을 인용해 북한과 미얀마의 군사 협력 의혹을 구체적으로 제기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양곤의 한 독립 연구기관은 북한과 미얀마 군사 협력이 지난해 군부 쿠데타 이후 다시 시작됐으며,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등 미사일 개발이 양측의 주요 협력 분야인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특히 방위산업국으로 알려진 미얀마 국가 무기 공장 여러 곳에서 공동 연구와 개발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북한 전문가들이 설계와 생산 분야에서 지원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매체는 또 러시아와 다른 군사 장비 제공자들이 현금 거래를 원하는 반면 북한은 물물교환에도 항상 열려 있어 이런 점들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고 현금이 부족한 양측의 경제적 이해관계에도 맞는다고 지적했습니다.
1980년대 미얀마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북한과 미얀마의 이해관계 그리고 미국의 정보 파악을 주목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엘리트층 관리를 위해 외화를 모색할 때 무언가를 팔 것입니다. 최근에도 이란과 리비아 등에 미사일과 관련 기술을 판매했습니다. 북한이 미얀마 군부와 실제로 무기 거래를 한다면 미국 정보 당국에게 관련 정보가 가능할 것입니다.”
북한의 불법무기 확산과 밀거래 상황을 오랜 기간 추적해온 브루스 벡톨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북한의 불법 무기 거래가 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국가들과 이뤄져 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루스 벡톨 /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
“이란과 시리아 아프리카 심지어 쿠바도 그랬습니다. 미얀마는 최근 군부 쿠데타로 인해 다시 ‘고립된 국가’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에게는 탄도미사일 판매가 쉬운 대상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벡톨 교수는 그러면서 미국 국가정보국장이 의회에서 북한과 미얀마의 군사 협력 가능성을 제기한 것도 공개 석상에서는 말할 수 없는 기밀 정보 등을 근거로 말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