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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SLBM 특이 동향 포착…전문가들 “시험 가능성 있지만 역량 여전히 미흡”  


북한이 지난해 1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5ㅅ(시옷)’이라고 적힌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해 1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5ㅅ(시옷)’이라고 적힌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한 데 이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의 SLBM 시험발사는 정해진 수순이라며 하지만 향상된 역량을 선보일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는 최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관련 특이 동향을 시시하는 위성사진 8장을 공개했습니다.

2월 16일부터 3월 27일까지 북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를 촬영한 이들 사진에는 북한의 신포급(2000t급) 잠수함인 ‘8·24 영웅함’의 간헐적인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특히 3월 22일 위성사진에는 지난 2월 사진과 달리 영웅함의 선미 부분이 소형 예인선에 이끌려 가림막 바깥으로 비스듬히 나와 있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이어 다음 날에는 영웅함이 다시 가림막 밑으로 들어가고, 예인선은 SLBM 시험용 바지선 옆에 정박해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분단을 넘어’는 북한이 SLBM을 시험할 때 동원되는 잠수함과 예인선, SLBM 시험용 바지선이 모두 등장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모습이 8·24영웅함 개조나 수리 작업이거나, 위성사진 포착을 염두에 둔 ‘기만전술’, 혹은 다가올 SLBM 시험을 위한 준비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영웅함은 지난해 10월 19일 북한이 신형 SLBM을 시험발사할 때 사용했던 잠수함입니다.

북한은 2021년 10월 ‘8·24영웅함’에서 신형 SLBM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당시 미사일이 종말 단계에서 활강 상승하는 ‘풀업’ 기동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처음으로 잠수함에서 ‘미니 SLBM’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2019년 10월 오전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신형 잠수한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 2019년 10월 오전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신형 잠수한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CSIS 측이 공개한 위성사진 정황과는 별개로 북한의 SLBM 시험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안킷 판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선임연구원은 “위성사진에 관측된 활동이 SLBM 시험이 임박했다는 결정적인 정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북한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그러한 시험의 가능성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2020년 열병식 등에서 공개한 SLBM인 북극성-4형과 5형을 한 번도 시험하지 않았다며, 이들 미사일에 대한 시험이 이뤄질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 “The activity observed is not dispositive of an upcoming SLBM test, but I see no reason to rule out the possibility of such testing should North Korea deem it necessary. We’re still waiting to see the Pukguksong-4 and Pukguksong-5 SLBMs tested.”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SLBM 시험 가능성이 있다면서, 시험발사가 실제로 잠수함에서 이뤄지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 think SLBM launch is very likely. The real question is, will it be from a submarine or from a lunch platform? Kim Jongun almost three years ago, had pictures taken with this submarine that was supposed to be the new submarine carrying missiles…”

베넷 연구원은 특히 2019년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SLBM을 3발가량 탑재할 수 있는 ‘로미오급 개량형’ 잠수함을 시찰하는 사진을 공개했지만 아직 이 잠수함에서 시험발사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잠수함 문제를 보완한 뒤 시험을 할 가능성도 있지만 여전히 바지선을 이용해 발사할 수 있다면서, 이는 자신들의 주요 우선순위인 미사일 프로그램은 물론 “미국의 관심을 얻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북한의 SLBM 역량이 ICBM 기술보다 떨어진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옵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소장은 “북한이 SLMB 프로그램에 적극적인 만큼 더 많은 추가 SLBM 시험을 보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지상 기반 ICBM은 ‘임박한 위협’이지만 SLBM 역량은 아직 미흡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언 윌리엄스 부소장] “SLBMs are much more intensive platforms from an engineering and operational standpoint. North Korea has a long way to go before they will have a functioning ballistic missile submarine that is quiet enough to evade U.S., ROK, and Japanese antisubmarine warfare measures, and deliver a nuclear payload to the U.S. homeland.”

SLMB은 기술과 운영 측면에서 훨씬 더 ‘집약적인 역량을 필요로 하는 체계라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미국, 한국, 일본의 대잠수함전 수단을 회피하고 미국 본토에 핵 탑재체를 운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조용한 기능을 갖춘 탄도미사일 잠수함을 확보하기 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SLBM 역량 개발에서 가장 큰 과제는 “미국과 한국 해군의 탐지와 파괴를 피할 수 있을 만큼 조용한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이라고 윌리엄스 부소장은 설명했습니다.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도 탄도미사일 발사를 견딜 수 있는 잠수함 확보, 북한 SLBM의 제한된 사거리, 해상 기반 억지력과 관련된 지휘통제의 어려움 등이 여전히 북한에게 어려운 문제로 남아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잠재적인 SLBM 위협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대응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판다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이 대잠전에 능숙하지만 북한의 SLBM 역량을 상대하는 데 있어 ‘전략적 복잡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킷 판다 연구원] “The US and South Korea are adept in anti-submarine warfare, but North Korea is likely to operate its ballistic missile submarines near its shores, which may be difficult to cope with.”

북한이 SLBM을 자신들의 연안 인근에서 운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 유사시 북한 잠수함이 신포항 등 기지를 떠나기 전에 미국과 한국이 타격할 수 있지만, 이럴 경우 지상에서 핵무기 사용을 통한 북한의 보복 공격을 부추길 수 있어 ‘확전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판다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CSIS의 윌리엄스 부소장은 “북한의 SLBM에 대한 최상의 방어는 잠수함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추적해 침몰시키는 것”이라며 “최근 미국과 한국의 대잠전 능력은 북한이 건조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한 잠수함을 격파하도록 설계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SLBM 역량을 보유했을 경우 현재 한국과 미국의 방어 역량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I think the answer there is we're not well prepared. So one of the one of the limitations of both the fad and the Patriot missile defense systems is that they don't give 360 degree coverage all around them”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요격체계인 사드와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체계는 북한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에 대해서만 요격하도록 설계돼 360도 전 방향의 상시탐지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 잠수함이 남하해 동중국해서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런 요격시스템으로는 방어할 수 없으며 이는 ‘다른 차원의 위협’을 야기한다고 베넷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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