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참여했던 반관반민 회의를 개최해 온 스위스 민간단체가 최근 중국의 류샤오밍 북 핵 대표와 면담했습니다. 이 단체는 류 대표와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이를 해소할 기제가 없는 것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의 제네바 안보정책센터(GCSP)의 토마스 그레민거 소장이 최근 중국의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고 이 단체가 15일 VOA에 밝혔습니다.
류 대표도 13일 트위터에 제네바 안보정책센터를 방문해 한반도 상황을 심도있게 논의하고 중국의 평가를 공유했다고 밝혔습니다.
제네바 안보정책센터는 VOA에 “양측이 한반도 상황을 논의하면서 역내 긴장 고조와 이를 해소할 기제가 없다는 데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말했습니다.
[GCSP] “They discussed the situation on the Korean Peninsula and shared concerns about the rising tensions in the region and the absence of mechanism to diffuse them. They concurred that the resumption of dialogue is the only way to restore stability and engage the parties into serious negotiations aimed at reviving the peace process on the Korean Peninsula.”
제네바 안보정책센터는 “양측은 안정을 되찾고 한반도 평화 절차를 되살리는 진지한 협상에 당사국들을 참여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대화 재개라는 점에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화 내용은 비공개지만, 제네바 안보정책센터는 (한반도) 갈등의 모든 당사국들과 대화를 유지하고 있으며 2019년 중단된 평화 절차의 재개를 진심으로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GCSP] “While the substance of the talks IS confidential, the GCSP maintains dialogue with all parties to the conflict, and genuinely calls for the resumption of the peace process stalled since 2019. The GCSP also calls the parties to fully respect the UNSC resolutions, which prohibit numerous destabilising activities, including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s testing. Furthermore, it invites the parties to reverse the current spiral of tensions, notably through mutual confidence building measures.”
제네바 안보정책센터는 “또한 모든 당사국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을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며 “안보리 결의들은 핵과 탄도미사일 실험을 비롯한 여러 불안정을 초래하는 활동을 금지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더해 안보리 결의안은 당사국들이 상호 신뢰 구축 조치들을 통해 현재의 ‘긴장의 소용돌이’를 되돌릴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스위스 제네바 안보정책센터는 2011년부터 스위스 정부와 공동으로 ‘체르마트 안보회의’(Zermatt Rountable)라는 이름으로 미국과 남북한, 한반도 주변국의 정부 관료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동북아 안보 반관반민 회의를 매년 개최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2018년까지 이 회의에 참석했으며, 코로나 사태로 인해 2년 만에 온라인으로 재개된 2021년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또 스위스 국방부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북한 군 장교들이 스위스 제네바 안보정책센터의 연수 프로그램에 참석할 수 있도록 비용을 제공하는 등 북한과의 연관이 깊은 단체입니다.
“류샤오밍, 유럽에서 ‘냉정과 자제’ 주장”
한편 앞서 스위스 제네바 안보정책센터를 방문한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스위스의 리비아 레우 외무담당국무장관을 만났다고 15일 트위터에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한반도 긴장 고조를 원치 않으며, 관련 각측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며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하순부터 러시아와 미국를 잇달아 방문해 고위 당국자들을 만난 류 특별대표는 12일 파리에서 필립 에레라 프랑스 외교부 정무총국장과 만나 같은 입장을 전했습니다,
미국이 추진하는 유엔 안보리의 추가 대북제재에 중국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류 대표가 분주하게 중국의 입장을 주요국들에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미국 측은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북한에 책임을 추궁할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14일 워싱턴 소재 브루킹스 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매일 접촉한다”며 “러시아를 비롯해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유엔헌장의 기본 원칙을 지키고 다른 국가들에도 이를 독려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So we've put pressure on China to join us in condemning the Russians, we put pressure on China to joining us in holding the DPRK accountable for the recent this the test of ICBMs that they have done over the course of the past few months.”
이어 “따라서 우리는 러시아를 규탄하는데 중국이 동참할 것과 지난 몇 달 사이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책임을 물리는 행동에 중국이 동참할 것을 압박했다”고 말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지난 3월 30일 뉴욕에서 중국의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북한의 도발적인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일치된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데 따른 대가를 북한에 전달할 필요성을 표명했다”고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가 당시 밝혔습니다.
현재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는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을 안보리 이사국들에 배포했으며, 조만간 관련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VOA가 입수한 새 제재 결의안은 대북 원유와 정제유 공급 상한선을 절반으로 줄이고, 담배와 손목시계, 아스팔트 등 북한의 주요 수출입품을 규제하는 강도 높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