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북한의 핵실험 준비 움직임에 대해 추가 도발을 삼갈 것을 북한 지도부에 촉구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화학무기금지협약 발효 25주년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북한의 독살로 암살된 사건 등을 언급하며 화학무기 폐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잘리나 포터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29일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이 몇 달 안에 핵실험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들을 알고 있다며 북한 지도부에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잘리나 포터 / 국무부 수석부대변인
“그런 행동은 위험할 뿐 아니라 역내에 심각한 불안정을 초래할 것입니다.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들에 제시된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며, 국제 비확산 체제를 훼손할 것입니다.”
최근 유럽과 미국의 싱크탱크들이 잇달아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풍계리에서 추가 핵실험을 준비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힌 데 대해 이같이 답한 겁니다.
잘리나 포터 / 국무부 수석부대변인
“북한은 올해 벌써 13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이 중 적어도 세 개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었습니다. 우리는 북한이 추가적인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삼가고 대신 진지하고 지속적인 대화에 관여하겠다는 선택을 할 것을 촉구합니다.”
한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9일 화학무기금지협약 발효 25주년을 맞아 북한이 화학무기로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전 세계가 여전히 화학무기의 망령으로 위협받고 있다며 최근 몇 년 사이에도 시리아와 러시아, 북한 등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나라의 화학무기 사용 실태를 나열하면서 북한은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남은 지난 2017년 말레이시아 국제공항에서 맹독성 신경작용제 VX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는 당시 김정남 암살의 배후로 북한 정권을 지목했지만 북한은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5년이 지난 지금도 이 사건은 법적으로는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성명에서 전 세계에서 화학무기를 모두 제거하고 사용을 억제하겠다는 미국의 결의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미국 국방정보국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2021 북한 군사력’ 보고서에서 북한은 화학 전쟁에 사용될 수 있는 수천t의 작용제들로 구성된 화학전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작용제들은 신경, 수포, 혈액과 반응하고 질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