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돈바스 일대에서 공세를 확대해온 러시아군이 28일 도네츠크 주 교통 중심지인 리만을 완전 점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군이 진행한 합동작전을 통해 "리만을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로부터 완전히 해방시켰다"고 밝혔습니다.
리만은 세베로도네츠크에 이어서 이번 주에 확보한 두 번째 소도시라고 러시아 국방부는 설명했습니다.
인구 2만 명 정도인 리만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철도 요충지로 전략적 가치가 높은 곳입니다.
DPR 측도 러시아와 같은 주장을 전날(27일) 내놓은 바 있습니다. DPR 정부는 현지 언론을 통해 '중대발표'를 내고, 리만 전역에 완전한 통제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DPR은 돈바스 일부를 장악하고 있는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입니다.
DPR 군대는 수년째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 내전을 벌여왔으며, 지난 2월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줄곧 합동 작전을 진행해왔습니다.
영국 국방부도 28일 리만이 러시아 측 영향권에 들어갔다고 평가했습니다.
■ "도네츠크·루한시크 모든 도시로 진격"
리만 함락은 이번 전쟁의 물줄기를 바꿔놓을 수도 있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러시아 친정부 매체들이 28일 일제히 선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단기간에 러시아군과 친러시아 반군 병력이 도네츠크와 루한시크 일대 모든 도시들에 진격할 수 있는 전술적인 발판을 구축했다고 이들 매체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측은 개전 후 무기와 군수 물자를 운반하고 주민들을 대피시키는데 활용한 주요 수단인 철도 운용에 차질을 빚게 될 전망입니다.
■ 우크라이나, 리만 함락 부인
우크라이나 측은 인근 도시인 세베로도네츠크에서도 사실상 통제권을 상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시크 주지사는 전날(27일) "러시아군이 루한시크 주의 95%를 점령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히고 "현재 세베로도네츠크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동부 전황이 극히 어렵다"고 28일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 연설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그러나 우리(우크라이나)가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만약 점령군(러시아군)이 리만이나 세베로도네츠크를 장악했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것"이라며, "돈바스는 계속 우크라이나 영토로 남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군 전투력 향상을 위해 무기 공급 확대 등에 날마다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히고, 그 성패는 지원에 참여한 파트너 국가들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 "푸틴, 대화에 열려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28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통화하고, 우크라이나와의 대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크렘린궁이 발표했습니다.
크렘린궁 측은 이같은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중화기를 지원하지 말 것을 푸틴 대통령이 요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숄츠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즉시 전쟁을 중지하고 병력을 철수시킬 것을 푸틴 대통령에게 촉구했다고 독일 총리실이 밝혔습니다.
독일 측은 아울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진지하게 대화를 진행하도록 푸틴 대통령을 압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러시아군 모병 연령 상한 폐지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이날(28일) 계약제 군인 모집에서 연령 상한을 없애는 군복무법 개정안에 서명했습니다.
지금까지는 18~40세 러시아인과 18~30세 외국인만 지원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40세를 넘는 사람도 지원이 가능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 과정에서 심화된 병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