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우크라이나에 EU 후보국 자격을 부여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와 독일, 그리고 이탈리아 정상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중국이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항공모함을 진수했습니다. 지난해 전쟁이나 폭력 등으로 인해 발생한 강제 실향민 수가 기록적으로 증가했다고 유엔이 밝힌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과 관련해서 EU 집행위원회에서 17일 중요한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EU 후보국 자격을 부여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가 EU의 가치와 표준에 부응할 것이라는 열망과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라고 밝혔습니다. AFP 통신은 EU 집행위가 여러 차례 심의 절차를 밟지 않고 이처럼 빨리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주에 EU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집행위 권고에 따라 다음 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프랑스, 독일, 그리고 이탈리아 정상들이 16일 우크라이나를 전격적으로 방문했는데요. 이 자리에서도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문제가 언급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그리고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16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습니다. 세 정상의 우크라이나 방문에는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도 함께했는데요. 이들 정상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와 관련해서 이날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들은 우크라이나에 즉각 EU 후보국 자격을 부여하는 것을 지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숄츠 독일 총리는 “오늘 크이우에 분명한 메시지를 가지고 왔다”라면서 “우크라이나는 유럽 가족에 속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오늘 방문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이탈리아가 EU에서 우크라이나를 원한다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들 정상의 발언에 대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을 칭송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움직임이 이 지역의 자유를 보호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은 21세기 전반부에 내려진 중요한 유럽의 결정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라며 “우크라이나는 이런 길로 가고 후보국 자격을 받을 권리를 이미 얻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EU 가입은 우크라이나가 그간 강력하게 요구해 왔던 사항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신속 절차로 우크라이나가 EU 회원국이 돼야 한다고 촉구해 왔습니다.
진행자) 독일과 프랑스, 그리고 이탈리아 정상 등이 지지 의사를 밝힘으로써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추진이 힘을 얻었다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세 정상이 우크라이나의 EU 후보국 지위 획득을 지지하면서 우크라이나가 EU 가입의 첫 관문을 넘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EU 27개국 회원국이 모두 여기에 동의해야 하는 등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진행자) 정상적으로 진행하면 EU 가입 절차가 상당히 오래 걸리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EU 후보국 지위를 얻더라도 정식 회원국이 되려면 사회 제도 및 경제 구조 등과 관련한 EU의 요구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그래서 EU 가입이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화 정도라든지 부패 문제 등 우크라이나가 아직 EU 회원국이 되기에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런 목소리를 의식해서인지 16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EU 회원국이 되기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세 정상의 우크라이나 방문 얘기를 좀 더 해볼까요? 이번 방문에서 EU 가입 외에 또 어떤 말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들 정상은 러시아와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재차 확인했습니다. 특히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문의 차량형 자주포를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면서 “독일과 이탈리아, 프랑스, 그리고 루마니아는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숄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서 대내외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를 실질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거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정상은 이번 방문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강조함으로써 이런 우려를 불식하려고 시도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미 제공된 지원에 대해서 감사한다”라면서 “우리는 새로운 장비들, 즉 중화기나 현대적 로켓발사기, 미사일방어망 등이 필요하다”라고 촉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가 더 강력한 무기를 확보할수록, 더 빠르게 영토를 수복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정상들이 수도 크이우 외 다른 지역도 방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 정상은 러시아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많은 민간인이 사망했던 크이우 인근 이르핀을 방문했습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전쟁범죄가 저질러진 징후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 해군이 새로운 항공모함을 진수시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신형 항공모함 푸젠함이 상하이 인근 조선소의 건조대에서 나와 인근 항만에 정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푸젠함은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1번함 랴오닝과 2번함 산둥에 이은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입니다. 3번함 푸젠함은 번호 18이 부여됐는데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만재 배수량이 8만t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위성사진을 근거로 푸젠함의 만재 배수량이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과 비슷한 10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신형 푸젠함에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푸젠함에는 중국의 기존 항모와는 다르게 전자기 ‘캐터펄트’, 즉 전자기 ‘사출기’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사출기라면 어떤 기능을 하는 장비인가요?
기자) 네. 이륙 거리가 짧은 항모 갑판 위에서 비행기를 하늘로 쏘아 올리는 기능을 합니다. 이 사출기는 현대식 항공모함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그럼 기존 중국 항모에는 이 사출기가 없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랴오닝함과 산둥함은 사출기가 없이 함재기가 스키 점프대를 이용해서 이륙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렇게 스키 점프대를 이용하면 함재기의 무장에 제약이 있다고 하는데요. 푸젠함은 사출기를 장착함으로써 함재기 전투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푸젠함 진수는 중국으로서는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군사정보 업체인 제인스의 리즈완 라마트 분석관은 AP통신에 “푸젠함 진수는 중국 군산복합체에 있어 중요한 시금석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중국 기술자들이 현대적 전투 능력을 갖춘 다양한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겁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항공모함 개발 프로그램이 중국 해군이 세계적 전력으로 발전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엔이 세계 난민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군요?
기자) 네. 오는 6월 2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입니다. 세계 난민의 날을 앞두고 유엔난민기구(UNHCR)가 16일, 관련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지난해 말 기준, 전쟁이나 폭력, 인도주의적 위기 등으로 인해 강제로 살던 곳을 떠난 사람이 8천930만 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한 해 전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2020년과 비교하면 8% 증가했습니다. 난민을 포함해 전 세계 실향민 수는 해마다 계속 올라가는 추세입니다.
진행자) 난민과 실향민은 어떻게 다른 겁니까?
기자) 난민과 실향민은 모두 강제로 살던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엄격히 구분하면 큰 차이가 있습니다. 난민은 ‘유엔난민협약’에 따라 인종이나 종교, 정치적 박해 등을 피해 고국을 탈출한 사람들로, 국제법 보호 대상이고요. 실향민은 내전이나 폭력, 자연재해, 인권 유린 등을 피해 살던 곳을 떠난 사람들로, 국제법 적용 대상은 아닌데요. 하지만 따로 구분하지 않고 종종 통틀어 난민으로 칭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럼 지난해 국내 실향민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UNHCR은 그 가운데 국내 실향민은 5천320만 명으로 추산했습니다. 또 지난해 모국을 떠난 난민 수도 늘어 약 2천700만 명에 달했는데요. 필리포 그란디 UNHCR 최고대표는 올해는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그 이유가 뭐죠?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입니다. 그란디 대표는 집계 방식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피란민이 약 1천200만 명에서 1천400만 명 정도로 추산했는데요. 이는 다시 말해 이미 현재 전 세계 난민 수가 1억 명을 넘어섰다는 의미입니다.
진행자) 전쟁이 길어지면서 피란민이 더 많이 발생할 수도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란디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큰 난민 위기의 하나고 우려했는데요. 하지만 국제 사회가 우크라이나를 주목하면서, 다른 지역의 난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이라면 어디를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그란디 대표는 에티오피아와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남수단, 팔레스타인 등을 열거했는데요. 이 지역들은 오랫동안 내전과 인도적 위기 등으로 난민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난민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는 어디인가요?
기자) 10년 넘게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입니다. 이어서 베네수엘라, 아프가니스탄, 남수단, 미얀마 등인데요. 전 세계 난민의 3분의 2가 이들 5개국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반대로 난민을 가장 많이 수용하는 나라는 어딘가요?
기자) 터키입니다. 이어 콜롬비아와 우간다, 파키스탄이고요. 유럽에서는 독일이 가장 많은 난민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난민이 가장 많이 정착하는 나라입니다. 한편 UNHCR에 따르면,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난민의 80% 이상이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 중∙저소득 국가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