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했던 북한의 가뭄이 해갈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봄 모내기 철 찾아온 가뭄으로 벌써부터 식량난 전망이 나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해양대기청(NOAA)의 가뭄 지수(Drought Index)는 북한의 가뭄 상황이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VOA가 최근 공개된 미 해양대기청의 이달 6~12일 주간 위성 자료를 살펴본 결과, 가뭄을 표시하는 노란색 점은 북한 황해도와 함경도 일부 지역에서만 확인될 뿐 심각한 가뭄을 보여주는 ‘검붉은색’은 사라졌습니다.
해양대기청의 가뭄 지수는 가뭄의 정도에 따라 ‘중간’과 ‘높음’, ‘심각’ 수준을 각각 노란색, 붉은색, 검붉은색으로 구분하는데, 색깔이 진할수록 가뭄이 심각하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VOA는 올해 4월 이후 가뭄 지수 자료를 분석해 중부지역인 황해북도와 황해남도 일대에서 시작된 검붉은색이 5월 이후 함경도를 비롯한 북한 전역으로 번졌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6월 초부터 북한 전역에 비가 내리면서 전지역에 걸쳐 가뭄이 해갈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이달 들어 10mm 이상의 강수량을 보인 날이 많았습니다.
22일도 평안북도와 함경북부 지역에 10~30mm의 비가 예보돼 있으며, 23일엔 전지역에 20~80mm에 달하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가뭄이 모내기는 물론 밀과 보리 수확에 중요한 4~5월에 찾아온 사실에 주목하며 올해도 식량난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북한 농업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 동북아 연구원장은 최근 VOA에 “6월 초순경에는 모내기가 끝나야 할 상황이지만 비가 많이 오지 않으면서 모내기가 상당히 늦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또 가뭄으로 인해 이달 말 수확하는 감자나 보리, 밀 이모작의 충분한 수확량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올해 농사는 출발부터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6월부터 다시 비가 내리고 있지만 올해 봄 강수량이 예년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북한 농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메릴랜드 대 교수는 2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매년 이어지고 있는 가뭄 후유증을 극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가뭄이 끝나면 홍수로 인한 새로운 문제에 봉착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며 관개와 배수 체계에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n Korea you have a dry season most of the year and then you have this huge rainy season begins right about now, maybe last week, and they get a huge proportion of the rain comes in late June and July. And then after that a typhoon season too more rain. So, the rain all comes right in the middle of the summer, which can be good for crops like rice which needs a lot of rain. But you have to control the drought period before then.”
브라운 교수는 “한반도는 연중 상당 기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다가 6월 말과 7월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태풍까지 찾아오면서 많은 강수량을 기록한다”면서 “여름 중반까지 내리는 비는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벼 농사에 이롭지만, 그 전에 찾아오는 가뭄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저수지 건설 등 국가 차원의 노력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하루 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니지만 북한은 여기에 실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