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핵무기 수십 기 만들 핵물질 보유’ 추정이 ‘현실적’…‘핵무력 완성’ 불가능”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며 관영매체들이 지난 2017년 9월 공개한 사진. 뒤에 세워둔 안내판에 북한의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혀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며 관영매체들이 지난 2017년 9월 공개한 사진. 뒤에 세워둔 안내판에 북한의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혀있다.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 수십 기를 제조할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핵 관련 역량이나 경제적 여건으로는 핵무력 완성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현재 북한이 수십 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의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녹취 : 올브라이트 소장] “I think it's not hard to arrive at numbers like tens of nuclear weapons. That's dependent. The tens Depends on North Korea's making weapon grade uranium, which we know they're making. But that's where it gets tricky if you don't know how much they've made and so you then have to make assumptions. And you can get an upper bound that's high, but you also get a lower bound. It's much lower than the upper bound. And so I think if you do that you'll end up with enough for tens of nuclear weapons.”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올브라이트 소장은 2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핵무기 제조 가능 개수는 무기급 우라늄 제조에 달려 있다”며 “북한이 수십 기의 핵무기를 제조하기에 충분한 핵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전술핵무기 역량 확보를 위해 무기급 우라늄의 생산량을 크게 늘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보유한 정확한 우라늄 제조량을 알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따라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가능 개수를 추산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무기 100여 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했다는 추정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믿을만한 근거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다만 북한이 지난 6차례 핵실험을 통해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며, 핵무기 역량의 지속적 발전과 보유량 확대를 노리면서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구 소련 간 냉전 당시 핵 경쟁처럼 미국과 군비 경쟁을 하려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하는 것이 시간문제라는 일각의 평가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올브라이트 소장] “The United States played this game for decades and know it pretty well. North Korea is a newcomer and they're making rookie mistakes. And so there is no completion. It's just that North Korea needs to be convinced that it's a waste of resources to get on this path. And if they do encounter them, they're going to regret that because they're going to be forced to spend more and more money to develop more and more nuclear weapons. And, they probably will never be satiated.”

올브라이트 소장은 미국은 지난 수십 년 간 핵보유국으로서 관련 역량을 구축해온 반면 북한은 이제 막 핵 역량을 보유하기 시작한 국가로서 미국과 대등하게 핵 군비 경쟁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핵 억지력을 원한다면 10기 정도의 핵무기와 미사일 만으로도 충분하겠지만 미국 등 주변국과 핵 전쟁을 치를 계획이라면 1천 기로도 충분하지 않다면서, 북한의 역량이 미국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미국과의 군비 경쟁으로 급격히 쇠퇴의 길로 들어선 구 소련에게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더 많은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더 많은 자원을 들이겠지만 결코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핵무력 완성’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도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핵무기 개수는 최대 4~50 기를 넘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의 핵분열성 물질 비축량을 바탕으로 북한의 핵무기 운반 수단 역량을 고려해 북한의 핵무기 보유 개수를 산출한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최근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이 보고서에서 지적한 대로 북한이 20기 정도에서 최대 50기를 넘지 않는 수준의 핵무기 제조 물질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의 핵무기 보유 가능 개수 분석은 “북한에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모든 무기급 핵분열 물질과 고농축 우라늄, 플루토늄 생산과 관련된 알려진 사실들을 기반으로 한 추정치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 “The fact that there is no verification done in North Korea all numbers are estimates only based on the known facilities, which are involved in production of weapons grade fissile materials, highly enriched uranium and plutonium. There is no factual reliable data to support higher numbers such as current fissile material stocks enough 100 weapons.”

그러면서 “현재 핵물질 보유량으로 100기 정도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추정치를 뒷받침하는 믿을 만한 정보나 자료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민간연구단체인 외교협회(CFR)는 28일 ‘북한 군사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 100기 이상을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무기급 플루토늄과 우라늄으로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하고 있다며, 2017년 이미 핵무기 60기 이상을 제조할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했던 북한이 이후 5년간 매년 12기 제조 분량의 핵물질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2006년 최초 핵실험 이후 꾸준히 핵 위력을 증강해 왔다면서, 2006년 2kt에 불과했던 폭발력이 2009년에는 8kt, 2016년 17kt으로 늘어났고, 2017년 마지막 6차 핵실험에서는 200kt의 폭발력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북한이 핵무기를 운반할 미사일 기술 역시 큰 진전을 보였다면서, 북한의 핵무력 완성은 사실상 시간 문제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