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전술핵무기 실험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이 밝혔습니다. 핵무기 소형화를 목표로 최소 2~3회 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2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이 복구 중인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핵무기 소형화를 위한 전술핵무기 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가 위성사진을 토대로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3번 갱도가 최대 50kt까지 폭발을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반적으로 전술핵무기 폭발 규모가 최대 20kt 미만인 만큼 전술핵 실험이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게 가장 논리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실험을 거쳐야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하이노넨 연구원] “It is sure that now that they are miniaturizing their nuclear weapons they need to do tests. I think maybe even more than one because you remember they have two types of nuclear weapons. One is made of plutonium and the other one is made of uranium, and actually they probably want to make both of them much more than were the first designs and this may cause at least two maybe three additional tests in timeframe which we don't know.”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이 플루토늄과 우라늄 기반의 두 가지 유형의 핵무기를 갖고 있으며, 이 두 가지 유형 모두를 소형화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처음 설계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핵무기를 만들고 싶어할 것”이라면서, 이런 이유로 “북한이 향후 최소 2~3차례 전술핵무기를 위한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술핵무기를 실험하기 원하는 이유는 핵탄두 소형화가 이뤄지면 더 적은 양의 플루토늄과 우라늄 등 핵물질을 사용해 더 정교하고 작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공언한 대로 핵탄두 소형화라는 과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술핵 무기 개발 시험이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전술핵 시험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도 연관돼 있다며 “여러 개의 핵탄두를 도입하고 ICBM에 장착하기를 원하는 김 위원장으로서는 핵탄두를 더 작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하이노넨 연구원] “And the other reason for this is also to do now he talks much about the tactical nuclear weapon and it's also do with the intercontinental missiles because his plan is to introduce several nuclear warheads which means that they have to build so smaller.”
하이노넨 연구원은 탄두의 효과적인 사용을 위해서는 다양한 운반 수단에 장착할 수 있도록 경량화와 함께 탄두 직경을 작게 하는 실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까지 ICBM 등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 시험을 이어온 북한이 다음 단계로 탄두에 장착할 전술핵무기 실험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이 전술핵무기를 실험한다는 것은 북한의 핵 관련 기술이 더욱 정교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북한은 지난 6차 핵실험까지 결과와 재능 있는 과학자들을 바탕으로 핵 기술의 신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오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현재 복구 중인 3번 갱도에서 핵실험을 실시하는 시기와 관련해선 갱도 내부의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모두 추정치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위성사진 분석 결과 갱도 공사를 위한 장비의 움직임 등 아직 중요한 작업이 더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핵실험까지는 최소 몇 개월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최근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형과 지질, 갱도 내부 설계 등을 바탕으로 핵실험 시 현재 복구 중인 3번 갱도가 견딜 수 있는 폭발 규모를 추정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풍계리 핵실험장이 위치한 만탑산의 암반과 토사량의 깊이를 분석한 결과, 두 갈래로 나뉜 3번 갱도가 각각 50kt씩 총 120kt까지 폭발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3번 갱도의 두 갈래 길 중 한 쪽에는 최대 600m의 암반이, 다른 한 쪽에는 최대 450m의 암반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6차 핵실험 당시 사용된 2번 갱도의 800m 암반보다 더 얇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파악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의 복구 상황으로 볼 때 지난 2017년 9월 이뤄진 북한의 6차 핵실험 당시의 약 250kt 규모의 폭발은 불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김 위원장이 북한의 전술핵무기나 기타 전략무기를 완전한 무기화하고 신뢰성을 검증하려고 한다면, 현재 3번 갱도를 사용 가능한 형태로 복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3번 갱도를 서쪽으로 더 깊이 파들어간다면 최대 282kt 규모의 핵실험도 가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하지만 추가 굴착이 필요해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