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둔화됐던 북한 석탄 항구가 최근 다시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대안항과 송림항 등 북한의 대표적인 석탄 취급 항구에 대형 선박들이 잇따라 드나들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석탄 항구로 알려진 대안항에서 최근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됐습니다.
VOA가 대동강변에 위치한 대안항의 5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석탄 취급 부두 2곳에 각각 길이 110m와 80m짜리 대형 선박이 정박한 모습이 확인됩니다.
이들 선박의 육지 부근에는 석탄으로 보이는 검은색 물체가 가득하고, 선박에도 이미 석탄이 상당부분 선적된 듯 적재함의 색상이 검정색으로 나타납니다.
남포, 송림과 더불어 대동강의 대표 석탄 항구인 대안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북한의 국경봉쇄 조치가 한창이던 2020년 이후 석탄 관련 활동이 크게 둔화됐습니다.
특히 석탄 선적을 위해 입항한 선박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은 물론 위성에서 내려다본 항구의 전반적인 색상도 석탄으로 인한 검정색이 아닌 콘크리트 색상인 회색을 띠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포착된 대형 선박 2척과 검정색으로 뒤덮인 항구는 이곳의 석탄 활동이 일부 재개된 게 아니냐는 추론으로 이어집니다.
이 일대는 지난달 잦은 호우로 인해 구름에 가린 날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정확히 언제부터 석탄 활동이 재개됐는지는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유엔 안보리는 석탄을 포함한 북한의 광물 수출을 전면 금지한 상태입니다.
물론 석탄 취급 항구에서 발견된 선박만으로 북한이 제재를 위반했다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등은 석탄 항구에서 포착된 선박이 이후 중국 근해로 이동하는 사례를 여러 차례 지적하는 등 석탄 항구에서의 움직임을 제재 위반으로 해석해 왔습니다.
선박들이 드나드는 북한의 석탄 항구는 또 있습니다.
앞서 VOA는 대안항에서 약 14km 떨어진 또다른 석탄 항구 송림항에 5월 한 달간 다수의 화물선이 드나든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최근까지 이 같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5일 촬영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는 이곳에 총 3척의 선박이 머무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이 중 한 척은 하얀색 포대로 보이는 물품을 하역하고 있었지만, 나머지 2척은 검은색 물체가 가득한 점으로 볼 때 석탄을 선적 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울러 최근 움직임이 크게 둔화됐던 남포 석탄항에는 대형 선박 3척이 지난 2일과 3일, 5일 연이어 포착됐습니다. 이 중 한 척은 길이가 140m에 달합니다.
북한의 최대 석탄 항구인 남포에서도 석탄과 관련한 활동이 재개될지 주목됩니다.
북한의 석탄 수출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지속해서 지적하는 제재 위반 사안입니다.
전문가패널은 올해 연례보고서에서 북한 화물선들이 중국 저우산 인근 해역으로 석탄을 운송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유엔 회원국 1곳의 분석을 인용해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 사이 북한이 64차례에 걸쳐 55만 2천 400t에 달하는 석탄을 중국 근해와 항구로 운송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