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 일본이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3국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북한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또한 미중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두 나라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G20 외교장관들은 개회식 전날인 7일 다양한 양자 협의를 이어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8일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미한일 외교장관회담을 열 것이라고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7일 밝혔습니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 “So following at the President’s meeting with his Korean and Japanese counterparts on the margins of the NATO summit, we were asked to follow up and to pursue some of the different things they talked about at the NATO.”
이 당국자는 “나토 정상회담을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정상과 회담한 데 이은 후속으로, 정상들이 나토에서 논의한 다양한 사안들을 추진할 것을 지시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관련 문제들을 비롯해 다양한 현안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한일 외교장관회담은 지난 2월 하와이에서 열린 이후 5개월 만입니다.
한국 외교부도 7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에서 3국 장관은 지난주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북한 문제 포함 지역, 글로벌 도전과제에 대한 3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특히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시 대응 등 북핵공조 논의에 집중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 밖에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과 별도로 양자회담을 열 계획입니다.
미중 외교장관회담 “양자관계 책임감 있게 관리”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특히 블링컨 장관과 왕 부장과의 양자회담에 대해 “이것은 우리가 책임감 있게 양자 관계를 관리하기 위해 미국 정부 전반에서 중국 측 상대와 중요한 대화를 이어가는 기조의 일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미중 관계는 상당히 복잡하고도 중대하다”며 “깊은 경쟁관계가 핵심이지만 협력과 논쟁의 요소들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양자 관계 전반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해 우리의 역할을 하려고 하며, 중국 측 상대의 관여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상호 이익이 되는 부분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후변화, 국제 보건, 마약 통제 분야를 꼽았습니다.
또 이번 양자회담에서 다뤄질 내용들을 유추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현재 두 나라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9일 열릴 예정인 미중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 관세 인하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식량난과 에너지난 등에 대한 러시아의 책임 추궁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G20 외교장관회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초래한 국제적 도전들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 “So I think you’ll see that we will have an ability as necessary to make clear Russia’s responsibility for some of the very problems that each one is going to be tackling. And I suspect you’ll hear that from a number of countries that are present, and to make clear that is not and cannot be business as usual with Russia, given the aggression against Ukriane.”
이 당국자는 “각국이 다루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러시아의 책임을 분명히 밝힐 것”이라며 “참석한 많은 나라들이 관련 발언을 할 것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안할 때 평상시와 같을 수는 없다는 점도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무부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앞서 블링컨 장관이 이번 G20 외교장관회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G20 외교장관회의는 7일 오후 환영만찬을 시작으로 8일 개회식에 이어 ‘다자주의 강화’와 ‘식량∙에너지 안보 대응’을 주제로 한 회의들이 진행됩니다.
주요 7개국(G7) 국가들은 러시아의 참석에 항의해 첫날 환영만찬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은 G7 국가들이 환영만찬에 참석할 수 없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교도통신도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공식 환영 만참에 불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외교장관, 연쇄 양자회담 ‘북한 문제 협력 당부’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은 7일 발리에서 인도네시아, 중국, 유럽연합(EU), 호주 외교장관과 연쇄 양자 회동을 진행했습니다.
박 장관은 올해 G20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국방, 방산, 공급망, 인도네시아 신수도 이전 사업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논의했습니다.
박진 외교장관은 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도 첫 대면 회담을 했습니다.
박 장관은 ‘상호 존중’에 기반한 한중관계를 강조하고 “신정부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중시한다”며 “자유와 평화, 인권과 법치를 수호하기 위한 국제사회 협력과 공조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왕 부장은 “한국의 새 정부가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는 사실에 커다란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며 “우호협력 관계가 올바른 방향을 따라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 장관은 가치외교를 강조한 반면 왕 부장은 양국 협력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박 장관은 또 북한이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로 복귀할 수 있도록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하고, 북핵 문제와 관련한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자고 말했습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의 회담에서는 최근 한반도 정세와 한국의 대북 정책을 설명하고 EU의 지속적인 관심과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양측은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와 외교의 길로 복귀할 수 있도록 북핵 문제와 관련한 긴밀한 소통을 이어나가자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또 이른 시일 내에 한국에서 한국-EU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박 장관은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한 공동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특히 미국, 일본, 호주, 인도 안보협의체인 쿼드와 보건과 기후변화 등의 개별 프로그램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 밖에 첨단, 방산 분야에서 협력을 진전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터키, 멕시코, 인도네시아, 호주 등 중견국 5개국 협의체인 믹타(MIKTA) 회담도 7일 열려 우크라이나 상황과 식량안보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이번 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에는 미국, 러시아, 중국,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인도,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멕시코, 사우디 아라비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한국, 일본, 터키, 영국, 유럽연합 등 세계 20개의 주요 경제국 외교수장들이 참석합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