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합의 사안인 한국전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과 송환에 전념하고 있지만 북한이 3년 넘게 호응하지 않고 있다고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말했습니다. 북한이 2018년 전달한 유해 55상자에서 지금까지 미군 전사자 82명의 신원을 확인했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의 캘리 맥키그 국장은 26일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전 참전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과 송환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맥키그 국장은 이날 한국전 미군 전사자 유가족 등을 대상으로 개최한 ‘연례 정부 설명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2018년 미-북 싱가포르 공동선언에 따른 전사자 유해 발굴 약속에 전념하느냐’는 VOA의 질문에 “의심의 여지없이 그렇다”고 답변했습니다.
[녹취: 캘리 맥키그 미 국방부 DPAA 국장] “Without a doubt, I mentioned that the Biden administration for the moment it took office has made multiple attempts at multiple levels to engage in dialogue with the DPRK and all levels of the government at all levels of management, the different ministries. And as I mentioned, the most recent overture was the offer jointly by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to provide COVID assistance a and vaccines to North Korea”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하는 순간부터 북한과 대화 관여를 위해 여러 정부 부처와 각급에 걸쳐 많은 시도를 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가장 최근에는 한국 정부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지원 등 인도주의 지원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코로나 상황 때문으로 우리는 이해한다”면서도 “미국과 한국의 관대한 제안을 고려할 때 북한이 긍정적 반응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호기심을 보일 수도 있는데 전혀 반응하지 않은 것은 애석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맥키그 국장은 이날 한국전 미군 전사자 유해 문제와 관련해 2018년 미-북 정상간의 관련 합의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답보 상태인 현재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녹취: 맥키그 국장] “All of us were extremely encouraged when one of the four commitments from the 2018 Singapore summit between President Trump and Chairman Kim, forth commitment was the repatriation and the recovery of remains that North Korea had. 55 boxes that DPRK turned over to the US was done without conditions. Today we have identified 82 Americans from those boxes. Many of you will recall that the United States Secretary of State allowed us to separately from denuclearization negotiations to dialogue with the North Korean army and we did that we had two face to face meetings”
맥키그 국장은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싱가포르 공동성명’ 4항에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과 발굴'이 포함돼 모두 기대가 컸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미국 측에 ‘조건 없이’ 유해 55상자를 송환했고 여기서 현재 미군 전사자 82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당시 미 국무장관이 비핵화 협상과 별도로 북한군 측과 유해 발굴 문제를 논의할 것을 지시했으며, 이에 따라 DPAA와 북한군 측이 2차례 대면 회의를 진행한 사실도 언급했습니다.
맥키그 국장은 하지만 DPAA 측의 서한과 전화 등을 통한 거듭된 시도에도 불구하고 2019년 3월 이후 북한 측과의 소통은 중단됐다며 “이는 유감스럽고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맥키그 국장은 “유해 발굴과 송환을 위한 인도주의 노력이 신뢰를 구축할 것”이라는 점을 북한 측에 강조하며, 베트남 사례를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맥키그 국장] “A point we repeat in our communications with them was that humanitarian effort to repatriate and recover mis would build trust and confidence. In fact, we pointed out to them to look to Vietnam…North Korea is the only country among 46 nations that we've worked with where there is no corporation. The other 46 countries whether it be parliament that that's the state senior officials use this mission as a tool of engagement. Often POW mission opens doors”
베트남의 경우 1985년부터 10년간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과 송환에 적극 협력하면서 미국과 신뢰를 구축했고 이후 경제제재 해제와 관계 정상화가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맥키그 국장은 “북한은 미국과 유해발굴 사업을 진행하는 46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현재 협력이 없는 국가”라고 지적하며 “다른 많은 국가들은 이 사업을 '관여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 사업을 통해 문이 열리는 경우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 중국도 이 문제와 관련해 “제한적이지만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고 거론했습니다.
그러면서 “DPAA는 이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협상을 시작할 기회가 생길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DPAA 측은 이날 한국전 참전 미군 전사자 신원확인 사업에 대한 진전 상황도 설명했습니다.
DPAA 측에 따르면 신원 확인이 안 된 한국전 관련 미군 실종자 및 전사자는 모두 8천 156명이며, 현재 618명의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북한이 2018년 송환한 55상자에는 약 250여 구의 유해가 들어있었으며, 이중 미군 유해는 160여 구이고 나머지 90여 구는 미군이 아닌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하와이 호놀룰루 ‘펀치볼’ 국립묘지에 묻혀 있는 대상으로 진행되는 ‘한국전 참전 용사 발굴 프로젝트’는 7단계 중 4단계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근래에 도입된 새로운 유전자 감식기법 덕분으로 지금까지 ‘무명용사’ 160여 명이 70여 년 만에 이름을 되찾았다고 밝혔습니다.
DPAA 측은 4단계 사업을 올해 12월까지 완료해 누적 신원확인 전사자를 652명으로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이 2018년 북한과의 9.19 군사합의 이후 비무장지대(DMZ) 남측 지역에서 유해 발굴작업을 계속 진행하는 가운데 지난해부턴 미국과 공동 발굴을 시작했으며 이번 여름에 2차 공동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DPAA 측은 한국전쟁 참전 미군 실종자 7천 500여 명 중 약 5천 200여 명이 DMZ 북측이나 북한 지역에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