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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세프 "북중 국경에 있던 영양지원 물자, 1년 6개월여 만에 북한에 전달"


중국 랴오닝성 다롄의 항만 전경 (자료사진)
중국 랴오닝성 다롄의 항만 전경 (자료사진)

지난 2020년 후반부터 중국 다롄항에 묶여있던 영양 관련 대북 지원 물자가 지난 6월 말에야 모두 북한에 전달됐다고 유엔아동기금이 밝혔습니다. 북한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으며 지원 물자 반입을 북한에 촉구하고 있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2일 지난 2020년 후반부터 중국 다롄항에 보관돼 있던 대북 영양 지원 물자가 지난 6월 평양 중앙의약품관리소와 보건성에 전달됐다고 밝혔습니다.

유니세프는 이날 공개한 올해 2분기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인도적 상황 보고서’에서 해당 물품이 지난 2021년 말에 북한에 들어갔다며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신종 코로나에 따른 북한 당국의 국경 봉쇄 조치 때문에 대북 인도지원 물자가 북한에 전달되는데 1년 6개월이 넘게 걸린 셈입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 2020년 1월 말부터 강력한 국경 봉쇄 조치에 들어갔고,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 물자들은 북중 국경에서 장기간 대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중국 다롄에서 북한 남포까지 해상 수송 통로가 일시적으로 개통됨에 따라 어린이 영양실조 관련 등 지원 물자를 북한에 보냈다고 유니세프 서울연락사무소 측은 밝혔습니다.

당시 북한이 유엔의 구호 물자 반입을 허용한 것은 북중 국경 봉쇄 이후 14개월여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북한에 도착한 물자가 북한 당국에 전달되는 데에도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유니세프 동아시아태평양지역 대변인은 앞서 VOA에 북한 내부에 들어간 지원 물자가 90일 간의 격리와 소독 과정을 거쳐야 보건성으로 전달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국경봉쇄가 북한의 인도적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인 박기범 재미한인의사협회 북한담당 국장은 앞서 VOA에 북한이 과학적 근거가 아니라 두려움에 기반해 그같이 과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박기범 국장] “The extra steps they are taking my not be based on the science, it is more fear based.”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연례 보고서 작성을 위해 익명의 비정부기구(NGO) 13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호단체들은 북한으로 물품을 보내는 과정이 너무 까다로워 지원 사업에 대한 의욕이 저하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년간 북한에서 결핵 퇴치사업을 벌여 온 미국 내 구호단체 대표는 앞서 VOA에 북중 국경에 지원 물자가 계속 보관돼 있다며, 상황을 전혀 가늠할 수 없어 추가 의약품 구매 등 구체적인 대북 지원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지난 6월까지 북한에 반입된 물자에는 여성 17만8천561명을 위한 엽산제가 포함됐다며, 이는 목표한 전체 지원 수혜자의 5.8%에 해당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어린이들이 바로 먹을 수 있는 영양식인 '즉석식(RUFT, Ready to use therapeutic food)' 1만8천 상자를 지원해 급성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 최소 5천379명을 치료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최대 47만 5천명 어린이가 섭취할 수 있는 미량 영양소 분말을 전달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다만 보고서는 지원 물자를 정확히 어느 지역 내 영양 보건 시설에 전달했는지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울러 2022년 2월과 4월 사이 북중 간 철도가 임시 개통된 틈을 타 북한에 물과 위생, 청결 관련 물품을 보낼 수 있었다고 유니세프는 전했습니다.

비누와 물 저장통 등을 지원해 어린이 40만 명에게 혜택을 줬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유니세프는 북한 내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으며 지원 물자 반입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유니세프는 지난 6월 ‘2021년 연례 인도적 활동 결과’보고서를 내고 북한의 코로나 국경 폐쇄 조치로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물 위생 청결(WASH) 분야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해당 사업에 필요한 파이프와 펌프 등 관련 자재를 북한에 보내지 못해 북한에서 진행 중이던 19개 관련 사업이 미완성으로 남았다고 설명했었습니다.

실제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유니세프는 지난 2019년 12월 WASH 관련 지원 물자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를 승인 받고도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로 반입하지 못하면서 세 차례나 면제 기한 연장을 신청했습니다.

이 밖에도 유니세프는 오는 5일에는 신종 코로나 대응 관련 물자와 13일에는 보건, 영양 분야 사업에 대한 안보리 면제 승인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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