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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중국 '사드 3불' 요구는 내정간섭...한국은 안보주권 지켜야”


주한미군이 경상북도 성주군에 배치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자료사진)
주한미군이 경상북도 성주군에 배치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자료사진)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입장 차이가 확인된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중국의 사드 3불 유지 요구는 한국의 내정에 대한 간섭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국은 국가안보를 위해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9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 정부가 여러 분야에서 그들이 원하는 바에 대해 한국 정부에 ‘공개주의보’를 발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 “We have seen a number of areas in which the government of the PRC has sent public advisories to South Korea regarding their desire.”

특히 미 전문가들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관련한 중국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중국 정부는 한국 새 정부에 사드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달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 3불 정책’ 유지를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고, 9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이런 입장을 피력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사드 3불’은 지난 2017년 한국 문재인 정부가 밝힌 방침으로,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한일 군사동맹을 추진하지 않으며 미국 주도 미사일방어 체계에도 동참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출범한 한국의 윤석열 정부는 ‘3불’이 중국과의 외교적 합의나 약속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사드 3불’ 유지 요구는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China reveals its hand by its continued demand for the 3 Nos and its demand for the 3 Nos is meddling inside the affairs of others. It’s really disrespectful to South Korea as a sovereign nation.”

맥스웰 연구원은 “중국은 ‘사드 3불’을 꾸준히 요구하면서 속셈을 드러내고 있다”며 “’사드 3불’ 요구는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이며 주권국가인 한국에 대해 무례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맥스웰 연구원은 “중국이 한국의 안보에 투표권이 없다”며 “’사드 3불’은 한국 주권과 국가안보에 대한 침해”라고 지적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9일 박진 외교장관에게 ‘서로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발언한데 대해 중국이 먼저 그 말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녹취: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If China believes countries shouldn’t interfere in the internal affairs of other nations, then clearly they should not interfere in South Korea’s decision on what’s best for its national security, including the initial deployment of THAAD or any additional deployments of THAAD which are to better defend South Korea.”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중국이 생각한다면 사드 추가 배치 등 한국이 자국의 국가 안보를 위한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데 대해 중국이 분명히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도 중국의 ‘사드 3불’ 유지 요구는 터무니 없으며 한국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동맹인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막지 못한다면 한국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 “Either they use leverage to stop North Korea from doing all these things which they can’t, or they have to live with the consequences which is South Korea has to defend itself.”

매닝 연구원은 “중국은 영향력을 사용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활동을 막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라며 “그렇다면 한국이 스스로를 방어하는데 따르는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매닝 연구원은 그러면서 한국이 중국에 대해 주권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자주 상기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도 사드 문제는 한국이 중국에 굴복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라며, 중국의 강압에 굴종해 국익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전 세계에 사드를 배치하기 위해 기다리는 곳이 많아 향후 5년은 추가 배치할 사드가 없다고 미국 정부 당국자들에게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한국이 중국에 대해 사드 추가 배치 여부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보다는 한국의 국익과 국가 안보를 위한 최선의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히는 것이 낫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클링너 연구원은 ‘사드 3불’ 중 미국의 미사일방어 시스템에 참여하는 것은 한국이 추진해야 할 부분이라고 제안했습니다.

“한국 국민과 영토에 대한 더욱 효과적인 방어 체계”라는 것입니다.

맥스웰 연구원도 “통합 미사일 방어는 북한의 매우 실질적인 위협으로부터 미한일 세 나라 방어를 강화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중 “반도체 무역 유지에 공통이익”

중국은 또한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에 한국에 참여하는 문제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과 한국, 일본, 타이완이 참여하는 이 협의체가 중국 견제용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9일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박 장관과 왕 부장 모두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서로 방점은 달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은 ‘칩4’가 어떤 특정국가를 배제하거나 겨냥한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스나이더 국장은 미한 관계와 미중 관계 모두 공급망을 우선시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협의 마다 각각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은 미국과 중국 모두와 구체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 think that what South Korea is trying to do is to indicate that a closer alignment between the U.S. and South Korea does not mean a zero sum relationship between South Korea and China. But what that ends up looking like and how both sides arrive at a mutually accommodative position, that’s what these two senior officials have to work out.”

스나이더 국장은 “미국과의 더욱 긴밀한 연대가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시켜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한국이 알리고자 하고 있다"며 “하지만 결국 두 나라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결과를 내는 것은 고위 당국자들의 몫”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중국은 특히 반도체 분야의 무역 관계를 유지하는데 상호이익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이번 박진 장관과 왕이 부장 간 회담은 상대국 방문을 통한 첫 고위급 양자회담이고 중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외교 정책의 중심에 미국과의 긴밀한 조율을 두겠다고 명백히 밝혔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중국과 한국 정부는 한중 두 나라 역시 상호이익을 공유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애를 썼다”는 것입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9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 “한국은 핵심 현안에 대한 시진핑의 이해관계가 한국의 안보와 기술 경쟁력에 어긋난다는 점을 알면서도 여전히 중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Foreign Minister Pak Jin’s trip to Qingdao highlights South Korea’s diplomatic agility. Seoul can maintain stable relations with Beijing even while the Yoon administration is aware that Xi Jinping’s interests in key issues run counter to South Korea’s security and technological competitiveness. Alliances, deterrent and defense capabilities, and semiconductor cooperation with like-minded states are vital for South Korea’s sustained independence as a global vital power.”

크로닌 석좌는 “박진 장관의 칭다오 방문은 한국 외교의 기민함을 보여준다”고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국제적인 핵심 국가로서 자주성을 유지하는데 있어 동맹, 억지력, 국방 능력, 같은 마음을 가진 국가들과의 반도체 협력은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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