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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한반도 안건 14건 계류…대부분 연내 처리 불투명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사당.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사당.

미국 의회 하반기 의정 활동이 약 2주 후 시작되는 가운데 현재 상하원에는 총 14건의 한반도 외교안보 관련 법안과 결의안이 계류 중입니다. 하반기 의회는 각종 예산안 처리로 바쁜 데다 올해는 11월 중간선거까지 겹쳐 대부분의 한반도 안건들이 연내 처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재 미 상원과 하원에 계류 중인 한반도 외교안보 관련 안건은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과 ‘오토 웜비어 북한 검열·감시 법안’ 등 총 14건입니다.

다음 달 6일 시작되는 하반기 의회 일정 중 의결 가능성이 높은 한반도 관련 안건은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입니다.

이 법안은 2004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을 5년 더 연장하기 위한 것으로, 상원 법안은 지난 7월 소관 상임위인 외교위를 통과해 본회의 심의를 거치고 있습니다. 하원의 유사 법안은 아직 외교위에 계류 중입니다.

상원에서는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의원, 하원에서는 공화당의 영 김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이 법안은 북한인권법이 오는 9월 만료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 중 의결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미북 이산가족 상봉 법안’은 지난해 중순 하원 본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상원에서도 유사 법안이 초당적으로 발의돼 현재 소관 상임위인 외교위에 계류 중입니다.

이 법안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의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이 연내 의결을 마무리해야 하는 새 국방수권법안에 미북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하는 안건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때문에 이 안건도 연내에 의회에서 의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토 웜비어 북한 검열·감시 법안’의 연내 처리 여부도 주목됩니다.

공화당의 롭 포트먼 상원의원이 북한 정권의 정보 통제에 대응하기 위해 발의한 이 법안은 지난 6월 상원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다만 하원에서는 아직 유사 법안이 발의되지 않았습니다.

이 법안은 포트먼 의원이 지난해 국방수권법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의결을 시도한 적이 있기 때문에 올해도 연내 신속한 의결을 위해 국방수권법안에 대한 수정안 형태로 제출해 처리될지 여부가 주목됩니다.

올해는 미 의회의 117대 회기가 종료되는 해이기 때문에 하반기 중 처리되지 못한 안건은 내년으로 이월되지 않고 자동 폐기됩니다.

의회의 하반기 의정 활동은 통상 연말까지 각종 예산안 처리에 집중되는 데다 특히 올해는 11월 8일 중간선거까지 있기 때문에 의원들의 우선순위에서 상대적으로 뒷전에 있는 대부분의 한반도 관련 안건들의 연내 처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계류 중인 한반도 안건 가운데 이미 의회 내 동력이 크게 떨어져 연말 폐기 가능성이 높은 안건들도 많습니다.

지난해 민주당의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이 대표 발의한 ‘한반도 평화 법안’은 1년 넘게 소관 상임위인 외교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임기를 마친 한국 문재인 정부가 한국전 ‘종전선언’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시기에 나온 이 법안은 지난해 민주당 내 진보성향 의원을 중심으로 30여 명의 의원이 지지 서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의회 내 주류의 호응을 받지 못한 데다 올들어 북한의 미사일 시험이 이어지고 종전선언을 추진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까지 종료돼 의회 내 관심과 동력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지난 회기에 이어 재상정된 상하원의 ‘대북 인도 지원 개선 법안’의 경우 대북 인도지원 단체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지만, 의회 내 민주당과 공화당 주류 세력의 호응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원장인 민주당의 에드워드 마키 의원과 민주당의 앤디 레빈 하원의원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대북 인도 지원 절차 개선을 위해 제재 규정을 수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북한에 나포된 푸에블로호 반환을 촉구하는 2건의 하원 결의안도 지난해 초 발의된 이후 의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의회의 하반기 활동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주목되는 사안은 2023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 관련 조항과 문구입니다.

하원 본회의를 통과한 국방수권법안에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상원 군사위를 통과한 법안에는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을 재확인하는 의회의 입장을 명기한 수준에 그친 법적 구속력이 없는 문구만 담겼습니다.

하원 법안에 담긴 확장 억제 관련 규정은 의회 내 코리아코커스 공동 의장인 공화당의 조 윌슨 하원의원이 추진했습니다.

이 조항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첫 정상회담에서 확인한 확장 억제 강화를 위한 협력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국방수권법안에 최종 포함될 경우 확장 억제 실행 계획이 탄력을 받고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미 의회에서 상반기 중 의결 절차가 마무리된 한반도 관련 안건은 상원의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건립 기념 결의’가 유일합니다.

이 결의는 최근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준공된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건립을 지원한 한국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한 것으로, 공화당의 댄 설리번 상원의원이 지난 6일 대표 발의한 직후 상원 본회의를 만장일치로 통과했습니다.

이어 지난 12일 하원에서도 민주당의 대런 소토 의원이 추모의 벽 건립과 관련해 상원과 동일한 내용의 결의안을 발의해 현재 소관 상임위인 외교위원회에 계류 중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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