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안전 실태 점검 임무를 띤 국제원자력기구(IAEA) 시찰단이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에 도착했습니다. 파키스탄이 기록적인 홍수로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고 사망자가 1천 명 이상 발생했습니다. 솔로몬제도가 외국 해군 함정의 입항을 당분간 불허한다고 밝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국제 원자력기구(IAEA) 시찰단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과 1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IAEA 시찰단이 29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에 도착했습니다. 미국 CNN은 30일 아침 일찍, 이들이 머물고 있는 크이우의 호텔에서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 실태 점검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건가요?
기자) 네.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 우크라이나 정부 내부 문건을 인용해 보도했는데요. 문건에 따르면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즉 31일부터 9월 3일까지 나흘간 진행됩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상황에 따라 일정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시찰단은 어떻게 구성됐습니까?
기자) 네. 미국이나 영국 등, 러시아가 말하는 이른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편향된 나라’들을 제외한 중립국 전문가들로 구성됐습니다.
진행자) 시찰단의 주요 임무는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IAEA는 원전 시설의 물리적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게 최우선 임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주 안전보안시스템과 보조 안전보안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원전 직원들의 업무 환경 등도 살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3월 말, 유럽 최대 규모의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했는데요. 최근 원전 일대에서 포격이 계속되면서 방사능 누출 등 핵 위험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자포리자 원전 주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여전히 포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임명한 현지 관리는 우크라이나군이 30일 또다시 원전을 겨냥한 포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는데요. 블라디미르 로고프 자포리자주 행정부 수반은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가 IAEA의 임무를 방해하기 위한 의도로 이 같은 공격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포격으로 인해 원전 피해는 없습니까?
기자) 네. 로고프 수반은 우크라이나군이 쏜 포탄 2발이 폐연료 저장 건물 근처에서 폭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포탄에 의한 것처럼 보이는 구멍 뚫린 지붕 사진도 함께 공개했는데요. 하지만 사실 여부를 검증할 수는 없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원전을 겨냥한 일련의 공격이 오히려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며칠간 원전 부지를 겨냥한 포격 외에 원전 일대 도시와 마을에 대한 공습과 포격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드미트리 오를로프 에네르호다르 시장은 29일 텔레그램에 “전날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최소한 10명이 다치고 2명은 중태”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IAEA 시찰단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포격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원전 일대의 군사적 긴장 국면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러시아는 IAEA 시찰단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하지만 시찰단이 임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군이 원전을 겨냥한 포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시찰단의 활동을 유도하거나 제약할 것이라면서 이번 지원단의 임무가 IAEA 역사상 가장 힘든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전선에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가 29일,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헤르손을 포함해 여러 방면에서 공세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는 또 지난주에는 러시아군 탄약고 10개 이상을 공격했다며, 의심의 여지 없이 적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헤르손은 우크라이나 남부의 요충지죠?
기자) 그렇습니다. 드니프로강 하류에 있는 헤르손은 우크라이나 최대 항구인 오데사와 므콜라이우 등 주요 도시와 연결돼 있고요.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크름반도와도 가까이 있어 지리적,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헤르손 탈환 여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큰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최근 계속 남부 지역을 수복하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개전 후 빠르게 헤르손과 원전이 있는 자포리자 등 남부 지역을 점령했는데요. 우크라이나는 지난 두 달여 간 남부 지역 내 러시아 보급로와 기반 시설을 무력화하는 데 집중해왔습니다. 지난 6월 말에는 남부 지역 수복을 공언하며, 주민들에게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여러 방면에서 공격해왔지만 러시아군의 적극적 방어로 큰 피해를 입고 물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가 임명한 크름반도 행정부 수반은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의 발표는 우크라이나의 또 다른 선전∙선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인들의 비자 발급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EU 외무장관들이 30일부터 이틀간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모여 EU-러시아 간 관광 비자 협정 중단 방안을 논의합니다. 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역내에 유입되는 러시아 관광객을 줄이기 위한 건데요.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러시아의 고위급 지도자들이나 올리가르히(신흥재벌)등에 대한 입국 금지 등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일반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제재를 논의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진행자) 회원국 간의 의견 통합이 중요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이견이 노출돼 합의 도출에는 난항이 예상됩니다. 체코와 리투아니아,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지지하고 있는 반면, 프랑스와 독일은 러시아에 또 다른 구실을 주는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무인기)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러시아 수송기가 지난 19일 이란제 무인기를 싣고 이란을 떠났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다른 나라 정보기관들은 이들 무인기가 레이더나 야포, 그리고 다른 군사 목표물들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파키스탄으로 가보겠습니다. 파키스탄이 사상 최악의 홍수로 큰 피해를 겪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키스탄을 덮친 역사적인 규모의 홍수로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고 파키스탄 기후변화부장관이 밝혔습니다. 셰리 레흐만 장관은 30일 기자들에게, 지금 파키스탄은 온통 거대한 바다라면서 마른 땅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인명 피해도 계속 늘고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파키스탄 당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적어도 약 1천140명이 사망했는데요. 파키스탄 관리들은 사망자 가운데 75명은 지난 24시간 동안 발생했다면서 앞으로 사망자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린이들도 많이 희생됐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네.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전체 사망자 가운데 약 3분의 1은 어린이들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큰 홍수 피해가 발생한 건가요?
기자) 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 나타나는 계절풍 기후 ‘몬순’ 때문입니다. 매년 몬순 때면 이 일대는 우기가 되는데요. 파키스탄은 원래도 몬순철 비가 많이 오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빨리 6월부터 몬순철이 시작된 데다 예년보다 강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대홍수 사태를 불러왔습니다. 일부 지역은 강우량이 평년보다 6배~9배나 많았는데요. 파키스탄 정부는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면 어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레흐만 장관은 파키스탄의 3분의 1이 그야말로 물속에 있다면서, 이는 “우리가 전에 알고, 보던 수준을 넘어섰다”라고 말했습니다. 파키스탄 관리들은 3천300만 명 이상, 즉 7명 중 1명은 이번 홍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구조 작업은 이뤄지고 있습니까?
기자) 네. 피해 지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지만, 곳곳에서 다리와 도로가 유실되고 마을이 고립돼 접근이 힘든 상황입니다. 파키스탄 당국은 헬리콥터를 동원해 주민들의 탈출을 돕고 있는데요.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탈출에 성공한 주민들은 전국 곳곳에 설치된 임시 수용소로 몰려들었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파키스탄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한편 국제 사회에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에 요청한 12억 달러의 차관이 승인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파키스탄은 지난 2019년 IMF로부터 3년간 6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합의했는데요. 하지만 세수 확대 등의 이견으로 현재 30억 달러만 받고 지원이 중단된 상황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남태평양에 있는 나라 솔로몬제도가 외국 해군 함정의 입항을 당분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솔로몬제도 총리실은 30일 성명을 내고 새로운 입항 허가 절차를 마련할 때까지 외국 해군 함정의 입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솔로몬제도가 일단 입항 허가 절차를 재정비하겠다는 뜻을 밝힌 거로군요?
기자) 네. 마나세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는 성명에서 나라 이름을 거론하지 않으며 “올해 외교허가(diplomatic clearance)를 받지 않은 외국 해군 함정들이 영해에 진입하는 불행한 경험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군함 입항을 신청하기 전에 우리가 새로운 절차를 검토하고 시행할 시간을 달라고 협력국들에게 요청했다”면서 “이번 조처는 모든 해군 함정에 적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과 영국 함정이 솔로몬제도 수도인 호니아라에 입항하려다 입항이 거부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 올리버 헨리함과 영국 해군의 스페이함이 재급유를 위해 호니아라항 입항을 요청했는데요. 솔로몬제도 정부가 이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두 함정은 남태평양에서 불법어로 감시 작업을 수행 중입니다.
진행자) 솔로몬제도 정부가 두 함정의 입항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소가바레 총리는 서류 작업이 지연된 탓으로 두 함정이 제시간에 입항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승인 지연이 솔로몬제도 정부를 방문하는 외국군 함정의 입항을 승인하는 조건과 절차를 점검하고 재정비할 필요를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올리버 헨리함이 솔로몬제도에 들어가지 못한 데 대해 미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29일 기자회견에서 올리버 헨리함이 솔로몬제도에 들어가지 못하고 파푸아 뉴기니로 갔다면서 “백악관은 솔로몬제도 정부의 유감스러운 결정에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영국 해군은 성명을 내고 “나중에 솔로몬제도를 방문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솔로몬제도가 남태평양에 있는 아주 작은 나라인데 최근 중국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솔로몬제도는 지난 2019년 타이완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습니다. 솔로몬제도는 특히 올해 들어 중국과 이른바 ‘안보협정’을 체결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호주와 뉴질랜드 등 솔로몬제도 이웃 나라들과 미국은 이 안보협정을 우려의 눈길로 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새 안보협정이 중국군의 남태평양 진출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는 안보협정의 투명성이 결여돼 있고 모호해서 중국이 솔로몬제도에 군사기지를 배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