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전역에서 군 동원령 반대 시위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국외로 탈출하는 행렬도 이어졌습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타이완해협의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아프리카 나라, 나이지리아가 새 학기를 맞았지만 수백 개 학교는 여전히 안전 우려로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러시아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부분 군사 동원령을 전격 발표한 데 이어, 러시아 곳곳에서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독립적인 인권감시 단체 ‘OVD-Info’에 따르면 21일 하루 동안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해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38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당국에 연행된 사람들도 많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1천300명 이상이 당국에 체포됐다고 OVD-Info가 전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과 동영상에는 경찰이 시위자들을 구타, 폭행하는 등 물리적으로 가해하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OVD-Info’ 대변인은 CNN과의 전화 통화에서, 진압경찰에 체포된 일부 시위자가 바로 군에 징용되는 일이 적어도 4곳의 모스크바 경찰서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의 군 동원령 발표가 러시아 사회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21일) 러시아가 서방의 핵 협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부분적인 군 동원령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30만 명에 달하는 예비군이 차출되는 상황인데요. 시위대는 전쟁 반대, 동원령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발했습니다. 일부 시민은 “푸틴을 위해 죽을 필요는 없다”, “아무 의미도 없는 총알받이가 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를 탈출하는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의 발표 후 모스크바에서 무비자로 갈 수 있는 터키 이스탄불,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아제르바이잔 바쿠, 아르메니아 예레반 등 주요 항공편은 모두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 공항에 도착한 한 러시아인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을 두려워하는 건 잘못된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유럽 국가로 가는 러시아인들도 있을까요?
기자) 쉽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이달 초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그동안 제공해왔던 러시아 여행자들을 위한 비자 발급 간소화 조처를 중단했습니다. 또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5개 EU 회원국 가운데 핀란드를 제외한, 폴란드와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4개국은 19일, 러시아 관광객 입국을 불허한다고 발표해 육로 접근도 힘들 거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이런 이른바 ‘탈출’ 소식에 러시아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과장된 보도라는 반응입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2일 기자들에게, 공항으로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는 정보는 매우 과장됐다고 말했는데요. 많은 가짜 정보가 나돌고 있다면서, 이런 허위 정보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가 군 동원령을 발표하고 핵 위협 사용 가능성을 암시한 데 이어 EU가 새로운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2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에게, EU 외무장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 지원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추가 제재를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제재가 단행된다면, 8번째 제재가 될 텐데요. 새로운 제재에는 어떤 조처가 포함될까요?
기자) EU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집행위가 논의하고 있는 추가 제재에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푸틴 대통령과 측근에 대한 제재, 러시아 사치품에 대한 무역 제재 등이 포함되는데요. 보렐 대표는 제재의 세부 내용은 회원국들의 결정 사항이지만,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유엔총회 고위급 일반토의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21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 유엔총회 일반토의 둘째 날 오후 시간에 연설자로 나섰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중이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해 유엔 회원국들의 특별 승인으로 화상으로 연설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약 30분간 연설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이 화면에 등장하자 약 1분간 기립박수가 터졌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 세계 지도자들 앞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 세계 나라들과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세계는 전쟁을 원하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누군지 보고 있다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규탄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자행한 범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적어도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한, 러시아가 갖고 있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권리를 박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평화 협상이나 정전 가능성에 대한 입장도 밝혔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표면적으로는 대화를 원한다고 말하면서 군 동원령을 발표했다며 러시아를 비판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종식과 우크라이나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이른바 ‘5가지 공식’을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인지 들어보죠.
기자) 네. 침략에 대한 처벌, 생명 보호, 영토 완결성과 치안 회복, 안전 보장, 자위 결정권 확립 등 5개항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제 조건에서 유일하게 빠진 게 ‘중립’이라고 덧붙였는데요. 그러면서 인간의 가치와 평화가 공격받을 때 중립이란 무관심을 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자포리자 원전이 또 포격을 받았다는 소식도 들리는군요?
기자) 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2일 성명을 통해 밝힌 건데요. 전날(21일) 자포리자 원전 부지에 대한 포격으로 원자로 6개 가운데 한 곳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력선이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금 자포리자 원전은 가동을 중단한 상태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안전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전력 공급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IAEA 측은 원전 운영진이 당장 필요한 전력을 비상 디젤 발전기로 공급받았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전력선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인데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은 자포리자 원전 일대를 안전 구역으로 설정할 필요성을 또다시 상기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타이완 문제를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은 중국이나 타이완,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유엔에서 중국과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대한 입장을 공식 표명한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내용 좀 더 짚어 주시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미국의 외교적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 40년간 분쟁 방지에 도움이 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은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중국과 타이완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은 지난 1979년 중화민국, 즉 타이완과 단교하고 중화인민공화국, 즉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면서 타이완에 대해서는 ‘타이완관계법’이라는 국내법을 만들어, 타이완의 평화적 자위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중국과 타이완이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기틀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타이완을 공식 국가로 인정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미국 정부는 또한 타이완의 독립을 공식적으로 지지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중국이나 타이완 양쪽 모두 현재 상황을 깨뜨리는 일방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타이완해협의 현상 변화에 대한 강경 발언을 자주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8일 방송된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하면 미국이 타이완을 보호할 것이냐는 질문에 “전례 없는 공격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중국이 무력 도발할 경우, 타이완해협의 현상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간주해 군사적 대응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최근 타이완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양안 간의 갈등은 2016년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 취임 후부터 계속 불거졌는데요. 지난달 초,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타이완을 전격 방문하면서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중국은 타이완을 에워싸고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등 타이완을 압박하기도 했는데요. 현재 미국은 정기적으로 타이완해협에 군함을 파견하며 중국의 도발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에도 미국과 캐나다 군함이 합동으로 타이완해협을 통과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유엔 연설 내용에 대해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신중하고 적절하게 타이완 문제를 다뤄 미국과 중국 두 나라 관계의 정치적 기틀을 지키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의 반응도 전해주시죠.
기자) 네. 어우장안(조앤 우) 타이완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22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처음으로 타이완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어우 대변인은 또, 미국이 타이완해협 현상 유지에 대한 단호한 지지와 변함없는 약속을 보여줬다고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으로 이번에는 서아프리카에 있는 나라죠. 나이지리아로 가보겠습니다.
기자) 네. 나이지리아에서 새 학기가 이번 달에 시작됐는데요. 하지만 600개 넘는 학교가 안전 우려 때문에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고 나이지리아 당국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안전 우려 때문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죠?
기자) 네. 나이지리아에서는 범죄 조직이 학생들, 특히 여학생을 납치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급진 이슬람 무장 조직인 ‘보코하람’이 지난 2014년 북동부 지역의 보르노주에 있는 기숙학교를 공격해 270여 명의 여학생을 집단 납치한 사건이 있는데요. 이후 보코하람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군소 무장 갱단도 납치를 자행하면서 납치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무장 갱단이 이런 납치 행각을 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몸값 때문입니다. 이들은 인질을 풀어주는 대가로 상당한 몸값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도 카두나주의 카주루에서 무장 괴한들이 예배 중인 신도 수십 명을 납치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납치범들은 몸값으로 45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급진 세력인 ‘보코하람’ 같은 경우는 서구식 교육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기독교 계열 학교 등을 집중 공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여학생들이 납치되는 사례 특히 많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 무장 집단은 소녀들을 납치해 조직원들과 강제 결혼시키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일부 시골 지역 부모들은 딸이 납치될까 두려워 학교에 보내는 대신 일찍 결혼시키는 일이 늘고 있다는데요. 이는 이른 임신 등 또 다른 사회적 폐해를 낳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나이지리아에서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유네스코(UNESCO)는 이번 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2천만 명 이상이 학령기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다니지 않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는 지난 5월 유니세프(UNICEF)가 발표했을 때보다 200만 명 가까이 급증한 겁니다.
진행자) 지난 몇 달 새 상황이 더 악화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무장 갱단이 기승을 부리면서 학교가 폐쇄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카두나주의 작은 마을인 사보에서는 지난해 11월 무장 갱단이 마을을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해, 현재 주민들이 임시수용소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사보 출신 주민 아바요 일리야 씨는 VOA에, 자신의 6살 아들은 지난해 11월을 끝으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실정에 대해 나이지리아 정부는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나이지리아 정부는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정부가 교육에 전보다 훨씬 큰 비용을 쓰고 있다면서, 유네스코가 제시한 수치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유네스코의 집계에 오류가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나이지리아 정부는 유네스코의 집계에는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의 비전통적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숫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또 무장 갱단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북부 지역에 대한 공습을 통해, 200여 명을 사살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