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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 푸틴에 공식 요청, 주민 탈출 러시...러시아, 가스관 누출 '미국 배후' 주장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세력 장악지역인 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 장병들이 지난 23일 레닌 흉상 앞에서 러시아 합병 주민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세력 장악지역인 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 장병들이 지난 23일 레닌 흉상 앞에서 러시아 합병 주민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의 친러 지도자들이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와의 병합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이같은 요청은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점령지 주민투표에서 러시아 병합에 압도적인 찬성률이 나왔다고 당국이 밝힌 직후 이뤄졌습니다.

28일 각 지역 친러 당국 발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주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일대, 루한시크 주의 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 일대, 남부의 자포리자 주 일부지역, 헤르손 주 일부지역을 러시아와 병합하는데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 결과 지역별 최고 99% 넘는 찬성이 나왔습니다.

레오니드 파세치니크 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 수반은 이날(28일) 성명을 통해 "주민투표에서 나온 공화국 주민들의 결정을 고려해 루간스크(루한시크)인민공화국을 러시아 연방의 일원으로 만드는 것을 검토해 줄 것을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주민들이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8년 동안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러시아로의 편입을 신속하게 승인해달라고 러시아 의회와 푸틴 대통령에게 요청했습니다.

파세치니크 수반의 성명 발표 직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의 볼로디미르 살도 군-민합동행정위원장이 같은 주제의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올렸습니다.

살도 위원장은 해당 게시물에서 "헤르손 주민들이 (이번 주민투표에서) 러시아를 지지하는 '역사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주민 탈출 러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자포리자 주 일부지역 등 나머지 두 곳 러시아 점령지에서도 이날 중 비슷한 발표가 나올 것으로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곧 해당 4개 지역을 자국 영토에 편입할 계획입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자포리자는 자포리자 주의 주도, 헤르손은 헤르손 주의 주도이다. 돈바스에는 도네츠크 주와 루한시크 주가 있다. 크름반도(크림반도)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했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자포리자는 자포리자 주의 주도, 헤르손은 헤르손 주의 주도이다. 돈바스에는 도네츠크 주와 루한시크 주가 있다. 크름반도(크림반도)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했다.

오는 29일 러시아 국가 두마(하원)와 상원에서 점령지 영토 편입 승인안을 처리한 뒤, 다음날인 30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병합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러시아 언론이 앞서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를 러시아에 편입하는 작업이 추진 중인 가운데, 주민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8일 우크라이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남부 자포리자 주와 헤르손 주, 그리고 동부 도네츠크 주, 루한시크 주 일부지역 등 주민투표가 진행된 곳은 물론, 인근 지역 거주자들까지 러시아군 검문소를 지나 외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 러시아, 가스관 사고 '미국 배후' 주장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 1'과 '노르트스트림 2' 해저 가스관에서 연쇄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러시아 외무부가 미국 배후설을 제기했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8일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은 2022년 2월 7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노르트스트림 2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셜미디어에 적었습니다.

이어서 "바이든(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그 위협을 실제 이행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답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제재 등 혹독한 후과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더 이상 노르트스트림 2도 없다, 우리는 그것을 끝장 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지난 26과 27일, 노르트스트림 1과 노르트스트림 2 가스관 시설에서는 폭발로 추정되는 누출 사고가 세 곳에서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운영사인 러시아 국영기업 산하 '노르트스트림 AG'는 "가스관 3개가 동시에 망가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복구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서방 국가들은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기 위한 러시아의 고의적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 정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핵심 기반시설을 겨냥한 표적 공격"이라고 밝혔습니다.

스웨덴과 덴마크 당국은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를 직접 거론하며 "유럽연합(EU)에 대한 침략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자들은 이같은 지적에 반발하면서, 러시아 가스관이 잠기면 미국 에너지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는다는 이유로 미국의 배후 영향력 행사를 잇따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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