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북한의 최근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당시 자국 항공기에 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발빠른 조치를 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항공사에 발사 정보를 전달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일본 상공을 넘기는 ‘화성 12형’ 추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4일, 일본 당국은 역내를 운항하는 자국 항공기에 즉각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양대 항공사 중 하나인 전일본공수(ANA) 공보실은 7일 VOA에 “보안상의 이유로 모든 세부 사항을 공개할 순 없지만, ANA 항공은 일본 당국으로부터 정보를 받았다”고 확인했습니다.
[ANA 대변인] “While we cannot disclose all details due to security reasons, ANA received information from the Japanese authorities, which is then shared immediately with all aircraft operating in the area, as well as airport stations on ground.”
그러면서 “이후 해당 정보를 역내에서 운항 중인 모든 항공기뿐 아니라 지상의 공항역과도 공유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예고 없는 미사일 발사가 항공기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유사시에 대비해 북한 미사일 발사 사실과 궤적 등 핵심 정보를 자국 항공사에 신속히 전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최북단인 홋카이도와 혼슈 최북단 아오모리현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고, 북한 미사일 관련 발사 정보 전달시스템과 전국 순시경보시스템을 통해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또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함에 따라 고속전철 노선인 도호쿠신칸센 일부 구간의 운행을 일시 중단하는 조치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앞서 세계 각국의 주요 항공사들은 지난 2017년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 당시에도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북한의 역내 미사일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항공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미국의 3대 항공사 중 하나인 아메리카 항공(American Airline)은 당시 VOA에,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미국에서 일본, 한국, 홍콩 등 아시아 지역으로 향하는 노선의 항로를 변경했다면서 이는 북한 미사일이 지나는 특정 영공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일본 항공(Japan Airlines)은 당시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관련 당국과 협력해 항로를 선택하고 있다고 했고, 독일의 루프트한자 항공도 북한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한 역내 위험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1977년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가입한 북한은 민간 항공기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인공위성이나 미사일 발사 전 사전에 통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2016년 2월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한 ‘광명성 4호’ 발사 이후 단 한차례도 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앞서 ICAO 대변인실은 지난 3일 VOA에 북한이 최근 탄도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하는 과정에서도 사전 통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