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기아 상태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는 국제 민간단체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특히 영양부족 인구 비율은 세계에서 4번째로 높았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북한의 기아 상태가 세계 121개국 가운데 24번째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일랜드의 인도주의 단체 ‘컨선월드와이드’와 독일의 ‘세계기아원조’가 13일 공동 발표한 ‘2022 세계기아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기아지수는 100점 만점에 24.9으로 추산됐습니다.
세계기아지수는 각국의 전체 인구의 영양부족 비율과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 저체중과 발육부진 비율 등을 종합해 1점에서 100점까지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산출됩니다.
50점 이상은 ‘극히 위험’, 35점에서 49.9점 사이는 ‘위험’, 20점에서 34.9점은 ‘심각’, 10점에서 19.9점 사이는 ‘보통’, 10점 미만은 ‘낮음’ 등 5단계로 분류됩니다.
북한은 이번 보고서에서 기아 상황이 ‘위험’하거나 ‘심각’한 44개국 가운데 하나로 분류됐습니다.
가장 열악한 곳은 45.1점으로 ‘위험’에 속한 예멘이었습니다.
올해 ‘극히 위험’으로 분류된 곳은 단 한 나라도 없었으며, 예멘처럼 ‘위험’으로 분류된 국가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마다가스카르, 콩고공화국, 차드 등 9곳입니다.
아울러 북한과 같이 기아 수준이 ‘심각’한 나라는 앙골라와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인디아 등 35개국이었습니다.
지난 2000년 39.5점까지 올라갔던 북한의 기아지수는 2007년 29.6점, 2014년 27.5점 등 꾸준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9년에서 2021년 사이 북한의 영양부족 인구는 전체 주민의 41.6%를 차지해, 161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4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양부족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는 52.2%의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었고, 마다가스카르와 아이티가 각각 48.5%와 47.2%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지난 2017년부터 2021년 사이 북한 내 5세 미만 어린이 중 나이에 비해 키가 작은 발육부진 비율은 5명 가운데 1명 수준인 19.1%로 추산했습니다.
같은 기간 저체중 아동 비율은 2.5%,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은 1.7%로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분쟁과 기후 변화, 신종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경제적 결과가 위기를 재앙 수준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8억 2천 800만 명이 영양실조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지난 10여년 간 기아에 맞서 온 국제사회의 노력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오는 2030년까지 최소 46개국를 포함해 전 세계 기아 근절을 목표로 하는 국제사회 캠페인의 성공이 어려워졌다며, 공정하고 포괄적이며 지속 가능한 식량 시스템을 위한 행동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