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로 긴장이 고조되면서 일본 내 군사력 증강 여론이 강화되고 있다고 미국의 일본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일본이 방위 예산을 국가 총생산의 2%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구체화하는 가운데 미국 역시 일본의 역할 확대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일관계 전문가인 타츠미 유키 스팀슨센터 일본국장은 17일 VOA에 북한 미사일은 과거부터 일본의 우려였지만 최근 잇따른 도발이 일본 국민에게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타츠미 유키 스팀슨센터 국장] “Last couple of the series of missile test really gave the Japanese side even like more heightened level of concern, because more recent tests really indicate that those missiles have been increasing in its accuracy, and also the their delivery capability. It's even more amplified now with the much more aggressive China. And so those are the combination of the two has really been contributing to Japan's effort to rebuild its military capability.”
타츠미 국장은 최근 연쇄적인 미사일 시험 발사가 일본 측에 전보다 훨씬 높은 우려를 안겼다며, 이는 북한 미사일의 명중률이나 탑재 역량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더욱 공격적인 중국과 함께 일본의 그 같은 우려가 더욱 증폭됐다며, 이 두 가지가 결합해 군사 역량을 재건하려는 일본의 노력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일본 방위성은 내년 4월 시작하는 2023회계연도에 약 5조6천억 엔, 미화 약 377억 달러의 예산을 요청했습니다.
이는 현재 일본 국내 총생산(GDP)의 1% 수준인데, 집권 자민당은 북한,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 안보 위협을 이유로 향후 5년간 방위 예산을 GDP의 2% 수준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후 제정된 일본의 ‘평화헌법’에 근거해 방위비 증강에 소극적이던 일본 국민 여론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일본 NHK는 이달 초 실시한 방위비 증액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 결과 찬성 55%, 반대 29%로 찬성이 훨씬 많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타츠미 국장은 이러한 일본 내 여론과 미일동맹의 영향력 확장을 원하는 미국의 바람이 맞물리면서 앞으로 일본 방위비 증강이 현실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타츠미 유키 스팀슨센터 국장] “As the role of the US-Japan alliance kind of evolves to have a much stronger regional outreach, it has become clear that Japan will really start to spending more toward at the what we usually call this, like a NATO standard, which is 2% of GDP.”
미일 동맹의 역할이 역내에 더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쪽으로 진화하면서 일본이 방위 예산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준’으로 불리는 GDP 대비 2%까지 지출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타츠미 국장은 미국이 나토 회원국들에게 GDP 대비 2%의 국방예산 지출을 요구하듯 일본에도 비슷한 수준을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제임스 쇼프 사사카와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일본 여론의 변화에는 북한이 지난 4일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연달아 도발을 감행한 것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쇼프 사사카와평화재단 선임연구원] “The North Korea component is part of it. And certainly, recently, there's been more activity that raises that kind of awareness among the public, but you could easily say that the Russian invasion of Ukraine has a a lot to do with it. China's policies and approach vis-a-vis Taiwan and elsewhere.”
북한의 최근 행위들이 방위에 대한 일본 대중의 의식을 제고한 측면이 분명히 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큰 관련이 있으며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정책과 접근법 등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입니다.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자문관을 지낸 쇼프 연구원도 방위비 증강을 바라는 일본 내 기류는 미국의 바람과 일치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미국은 사실상 일본이 방위에 돈을 더 쓰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쇼프 사사카와평화재단 선임연구원] “The United States right now is encouraging Japan to spend more. We see it as doing a in a collaborative way. The more that Japan invests on this front and its capabilities, that enhances the Alliance capabilities more generally.”
미국은 일본 방위를 공동의 작업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결국 일본이 국방 역량에 더 많이 투자할수록 전반적으로 미일동맹의 역량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일본 전문가인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연구원은 미국 쪽에서 일본의 방위 예산 증대를 은근히 바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연구원] “Although American military officials and others say all the right things in terms of saying “well, these are Japanese decision and we applaud that” and so on, I detect a lot of enthusiasm for Japan spending significant resources.”
미국 군 관계자 등은 이에 관해 “모든 것이 일본의 결정이고, 우리는 그것을 환영한다”는 식의 ‘올바른’ 말만 하겠지만, 사실은 일본이 상당한 재원을 쓰는 데 매우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느낀다고 스나이더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반면 한국 등 일각에서 일본의 ‘재무장’ ‘군사대국화’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주목받지 못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녹취: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연구원] “When Korea spends much more of its GDP on defense than Japan does. We call that South Korea is militarizing? No, they're doing what they need to do to defend South Korea against real and serious threat. That’s what Japanese are doing it's not militarizing.”
한국이 GDP 대비 더 많은 예산을 국방에 쓰는데 그것을 한국의 ‘무장화’라 부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한국은 오직 현존하는 심각한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예산을 쓰는 것이며, 일본 또한 마찬가지일 뿐 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타츠미 국장은 미일동맹의 진화와 더불어 앞으로 미한일 공조에도 미국의 요구사항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타츠미 유키 스팀슨센터 국장] “Behind the closed door, I think US will start to calling out for it when they meet with their Korean counterpart. Stop making this as a political issue, because this is more of a practical concern.”
미국이 비공개 자리에서 한국 측에 일본의 방위비 증강은 현실적 우려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이를 정치 문제화 하지 말도록 요구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타츠미 국장은 한국과 일본이 일부 분야에서 협력하지 못한다면 미국이 양 동맹을 관리하는 데 분명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