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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리 위성발사장 이동식 건물 외벽 해체...동해 발사장엔 주택단지 조성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가 공개한 '플래닛 랩스'의 24일 자 위성사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중심부의 이동식 조립 건물의 벽면이 뜯겨진 모습(화살표)이 확인된다. 자료=제임스 마틴 비확산 센터 / Planet Labs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가 공개한 '플래닛 랩스'의 24일 자 위성사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중심부의 이동식 조립 건물의 벽면이 뜯겨진 모습(화살표)이 확인된다. 자료=제임스 마틴 비확산 센터 / Planet Labs

북한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내 이동식 건물의 외벽을 해체했습니다. 최근 3년여 만에 이동 모습이 포착돼 큰 이목을 끌었던 건물인데, 실제 발사 준비에 나선 것인지 주목됩니다. 서해와 동해 위성발사장 인근에선 도로와 주택 단지 조성 움직임도 각각 포착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동창리 발사장 내 로켓 조립 건물의 외벽 해체가 처음 확인된 건 24일입니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가 공개한 24일 자 ‘플래닛 랩스’ 고화질 위성사진에는 평소 하얀색으로 찍혔던 이 건물의 북서쪽 외벽이 뜯겨진 듯 내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내부의 왼쪽 절반은 황색 물체로 채워져 있고 나머지 절반은 비어 있습니다.

앞서 VOA는 11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 조립 건물이 원래 위치에서 서쪽으로 약 40m 이동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후 약 열흘 넘게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지만 이날 한쪽 벽면의 해체가 확인된 것입니다.

동창리 서해발사장은 서쪽 끝부분에 로켓을 쏘아 올리는 발사대(갠트리 타워)가 있으며, 반대편 약 120m 지점 즉, 동쪽 끝부분에 건물 2개가 있습니다.

동쪽의 2개 동은 각각 로켓 추진체를 조립하는 주처리 건물과 이를 수직으로 세우는 조립 건물인데, 이중 외벽에 변화가 생긴 건 조립 건물입니다.

가로 약 30m, 세로 20m인 이 조립 건물 바닥에는 선로가 깔려있어 동쪽의 주처리 건물과 서쪽의 발사대를 오갈 수 있습니다.

북한이 이 시설의 외벽을 해체한 배경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로켓 발사에 이 조립 건물이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건물의 이동 모습이나 외벽 해체는 매우 주목되는 움직임입니다.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2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조립 건물의 변화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슈멀러 선임연구원] “During that analysis, we speculated that it was probably for access to work on the rail mobile structure and the imagery that we caught yesterday and the day before, we can see that the North Koreans have removed the wall of the rail mobile structure. So whatever they're going to be doing with that appears to be, at the moment, a little bit superficial, but as time progresses we'll be able to determine exactly what they're doing.”

슈멀러 연구원은 앞서 건물이 이동했을 당시엔 “이동식 건물에서의 작업 공간을 만들려는 의도로 분석됐다”면서 “이번 위성사진에 포착된 장면에선 이동식 구조물의 벽면이 제거된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무엇을 할지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그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발사장에서 약 1km 떨어진 로켓 엔진시험장에서도 변화가 관측됐습니다.

엔진시험장의 북동쪽 지점에 폭 약 12m의 비포장 도로가 연결된 장면이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 나타났습니다.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엔진시험장 북동쪽 부근에 도로(사각형 안)가 연결됐다. 자료=Planet Labs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엔진시험장 북동쪽 부근에 도로(사각형 안)가 연결됐다. 자료=Planet Labs

이 도로는 17일부터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해 18일과 20일 사이 온전한 길의 모습을 갖췄습니다.

다만 아직 포장이 이뤄지지 않아 엔진 시험장의 회색 바닥과 달리 황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 도로를 따라 엔진 시험장의 반대편 방향으로 약 2km 이동하면 동남쪽의 해안가 지대로 연결되는데, 올해 8월 촬영된 ‘구글어스’의 위성사진에선 이 일대에 들어선 새로운 단층 건물 20여 개를 볼 수 있습니다.

엔진시험장에서 시작된 도로와 연결된 남동쪽 해안가 지대. 건물 여러 채가 새로 들어섰다. 자료=Maxar Technologies (Google Earth)
엔진시험장에서 시작된 도로와 연결된 남동쪽 해안가 지대. 건물 여러 채가 새로 들어섰다. 자료=Maxar Technologies (Google Earth)

이전까진 군부대 막사로 보이는 건물 5개 정도만 들어섰던 곳이지만, 현재는 20개가 넘는 건물 지대가 형성된 것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북한은 북쪽 지역에 터널 굴착 작업도 하고 있는데, 이 도로는 중간 지점에서부터 이 터널로도 연결됩니다.

터널의 양쪽 끝은 각각 동창리 위성발사장과 북부 지대 마을인 장야동으로 이어집니다.

도로와 터널이 완성되면 북부 장야동과 동남쪽 해안가 지대, 서해 위성발사장, 그리고 엔진 시험장이 모두 연결돼 북한이 이 일대를 확장하는 것인지 주목됩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각종 물품을 위성발사장에서 (동남쪽) 지대로 쉽게 이동할 수 있게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슈멀러 선임연구원] “So, it looks like what they're doing is they're creating a way to facilitate the movement of stuff around the complex to that site. It could be expanding, but just to what extent and how it's expanding or what they're planning on doing is still a little bit early.”

다만 “확장 규모와 방식, 혹은 구체적인 계획을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서해위성발사장의 내륙 반대편의 무수단 동해위성발사장에서도 최근 큰 변화가 관측됐습니다.

동해위성발사장의 올해 5월 모습을 담은 ‘구글어스’의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발사대(갠트리 타워)에서 서쪽과 동쪽으로 200m 떨어진 지점에 각각 빨간 지붕을 한 주택 63채와 10채가 들어선 모습이 보입니다.

무수단 동해위성발사장의 지난 5월 모습. 조립건물(A)과 발사대(C) 사이에 대규모 주택단지(B)가 들어섰다. 자료=CNES / Airbus (Google Earth)
무수단 동해위성발사장의 지난 5월 모습. 조립건물(A)과 발사대(C) 사이에 대규모 주택단지(B)가 들어섰다. 자료=CNES / Airbus (Google Earth)

특히 주택 63채가 밀집한 지대 서쪽에는 로켓의 조립건물이 있습니다. 이 주택단지가 발사대와 로켓 조립건물 사이에 자리했다는 의미입니다.

이 대규모 주택단지는 작년 중순까지만 해도 조성되지 않았지만 작년 8월부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함경북도 무수단리에 위치한 동해위성발사장은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과 사실상 같은 기능을 하는 곳이지만, 1990년대 건설된 이래 인공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된 적은 없습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로켓 발사 핵심 시설이 밀집한 지대에 주택단지를 건설한 데 주목하면서, 더 이상 동해위성발사장이 활용되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3월 서해위성발사장을 시찰한 이후 이곳에서 대대적인 개선 작업이 펼쳐지고 있다면서, 북한이 동해 시설보다 서해 위성발사장 운용에 더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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