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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W “김정은, 코로나 빌미 국경 감시 대폭 강화 ‘위성사진’ 분석으로 확인”


휴먼라이츠워치가 북한 국경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Imagery © 2022 Maxar Technologies. Source: Google Earth. Analysis and graphics © Human Rights Watch.
휴먼라이츠워치가 북한 국경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Imagery © 2022 Maxar Technologies. Source: Google Earth. Analysis and graphics © Human Rights Watch.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빌미로 북중 국경 지역의 감시를 대폭 강화한 사실이 위성사진 분석 등을 통해 확인됐다고 국제인권단체가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김정은의 전면적인 통제가 압제를 강화하고 북한을 봉쇄해 기근과 재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 100여 개 나라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17일 김정은 정권이 코로나를 빌미로 국경 지역의 감시 활동을 대폭 강화했다며 위성사진 분석 결과와 탈북민들의 증언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이 단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전인 2019년 3월과 올해 4월 함경북도 국경 도시인 회령을 촬영한 위성사진들을 비교하며 국경지역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위성사진들을 보면 북쪽에 설치된 기존 철조망은 지난 3년 동안 더 보강됐고 이를 따라 9.2km에 달하는 새로운 철조망이 설치돼 완충지대가 만들어졌습니다.

중국 쪽으로 이동하려면 간격 15m~600m에 달하는 두 개의 철조망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탈북이나 밀무역이 훨씬 더 어려워진 것입니다.

또 이 일대 5개에 불과했던 감시초소는 코로나 기간에 무려 169개가 추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두만강변을 따라 1.5km 간격으로 있던 망루에 감시초소가 50m 간격으로 촘촘하게 설치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 지역 순찰 도로가 정비되거나 확장됐고 갓길과 교량 등 기반 시설도 많이 추가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가 북한 국경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Imagery © 2022 Maxar Technologies. Source: Google Earth. Analysis and graphics © Human Rights Watch.
휴먼라이츠워치가 북한 국경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Imagery © 2022 Maxar Technologies. Source: Google Earth. Analysis and graphics © Human Rights Watch.

이 단체는 1천 300km에 달하는 북한의 북쪽 국경 중 약 300km가량을 포괄하는 지역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국경 감시 상황을 비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런 상황은 회령에서 무역과 밀수를 했던 탈북민 5명과 전직 북한 관리 2명과의 면담을 통해서도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들은 북한이 국경을 전면 봉쇄한 직후인 2020년 2월 이후 어떤 물건도 밀반입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아울러 이들이 알고 있던 대북 송금 브로커 10명 중 1명 만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이런 과도하고 불필요한 조치로 국경의 비공식 무역이 거의 중단되면서 주민들은 생필품과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탈북민 규모는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 윤리나 한국 전문 선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북한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조치를 빌미로 주민들을 더욱 억압하고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책임을 지적했습니다.

[윤리나 선임연구원] “Kim Jong Un has been using the pandemic to further seal North Korea off from the world and restore the government’s complete control over imports and distribution of food and other products,”

“김정은은 코로나 팬데믹을 이용해 북한을 세계로부터 더욱 봉쇄하고 식량과 다른 물품의 수입과 유통에 대한 정부의 완전 통제로 복귀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단체는 그러나 “국가가 유일하게 주도하는 식량과 생필품 보급은 단지 억압을 강화하고 기근과 다른 재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유엔의 인권기구와 인도주의 기구들은 여러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과도한 코로나 대응 조치로 올해 주민들의 인권 상황이 더 악화했다고 경고해 왔습니다.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선 16일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이런 우려가 계속 제기됐습니다.

주유엔 영국대표부 외교관은 이날 발언을 통해 “우리는 북한의 코로나 규제 조치가 비례적이어야 하며, 북한 주민의 자유를 더욱 제한하거나 국제사회가 북한 당국과 관여할 수 있는 능력을 더욱 제한하는 도구로 사용돼선 안 된다는 점을 북한에 상기시킨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영국 외교관] “We remind the DPRK that its restrictive COVID-19 Measure measures should be proportionate and should not be used as a tool to further constrain the freedom of its citizens or to restrict the ability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engage with authorities in Pyongyang.”

휴먼라이츠워치는 또 보고서에서 코로나 봉쇄 조치에 따른 주민들의 좌절감이 체제 불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북한 당국이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외부 정보 유입·접근에 대한 처벌과 정부 선전 활동을 크게 강화한 점들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주민들에 대한 식량, 백신, 의약품 공급을 개선하고 이동의 자유 등 주민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윤 선임연구원은 특히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가 이런 상황에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리나 선임연구원]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should urgently meet to discuss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North Korea, including referring the situation to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유엔 안보리가 긴급회의를 열어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등 북한 내 인권 상황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윤 선임연구원은 전 세계가 북한 주민들에 대한 심각한 인권 유린을 주시하고 기록하며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것을 북한 정부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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