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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포르도 핵 시설에서 60% 농축우라늄 생산...WHO "올겨울 우크라이나 국민 수백만명 목숨 위험"


이란 포르도 연료 재처리 단지 상공에서 찍은 위성사진.(자료사진)
이란 포르도 연료 재처리 단지 상공에서 찍은 위성사진.(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란이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서 60% 고농축 우라늄 생산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가 계속되는 러시아 공격으로 전력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올겨울 우크라이나인 수백만 명의 목숨이 위태롭다고 경고했습니다. 터키가 지상군을 동원해 시리아 북부 쿠르드 반군을 공격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생산에 들어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이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서 농도 60%의 농축우라늄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22일 이같이 보도하면서 이는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채택한 결의안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IAEA가 무슨 결의안을 채택한 거죠?

기자) 네. 지난 17일 IAEA 이사회는 이란 내 미신고 시설 3곳에서 핵물질 조사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해당 장소는 투르쿠자바드, 마리반, 바라민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스라엘이 이란의 비밀 핵 활동 장소로 지목한 곳들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IAEA 조처에 반발해 오히려 우라늄 농축 농도를 더 높이고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원자력청은 IAEA에 서한을 보내 이런 사실을 통보하고 이는 IAEA 이사회 결의안 채택에 대한 단호한 대처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1일 기자회견에서 IAEA 결의는 미국과 유럽 3국, 즉 영국과 프랑스, 독일이 주도한 것으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카나니 대변인이 언급한 나라들은 이란 핵 합의 당사국들이죠?

기자) 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 그리고 독일로 이뤄진 주요 6개국(P5+1)과 이란은 지난 2015년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이른바 ‘이란 핵 합의’를 전격 체결한 바 있습니다. 이는 이란이 군사적 목적의 핵 활동과 핵을 포기하는 대신에 국제사회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우라늄을 60% 농도로 농축하는 행위는 이 합의 위반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핵 합의에 따르면 이란의 우라늄 농축 허용 한도는 3.67%, 그리고 저장 한도는 300kg입니다. 또 농축 활동도 나탄즈 핵 시설로 제한돼 있는데, 포르도 지하 핵 시설에서는 농축 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포르도는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60% 농도로 우라늄을 농축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이란은 이미 지난해 4월 중부 나탄즈 핵 시설에서 60% 농축우라늄 생산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란은 지난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뒤, 우라늄 농축 농도를 4.5%, 20%, 60%로 끌어올렸고요. 여기에 재래식 원심분리기를 신형으로 교체하고 보유 수를 늘리는 등 단계적으로 핵 합의를 파기하는 수순을 밟아왔습니다.

진행자) 60% 농도면 무기급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는 단계죠?

기자) 그렇습니다. 핵무기 제조에는 순도 90% 이상 고농축 우라늄(HEU)이 사용되는데요. 60% 농축은 바로 전 단계라 실제로 90% 순도 농축우라늄을 만드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일부 전문가는 최근 이란이 최소한 핵무기 1개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60% 농축우라늄을 이미 확보했다고 경고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IAEA가 미신고 시설 사찰을 촉구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미신고 시설 3곳에서 자연 우라늄이 아닌 인조 농축우라늄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란이 비밀리에 더 많은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면 이는 핵무기 제조에 더 근접한 것이라 IAEA가 이란 측에 해명을 요구해 왔는데요. 하지만 이란은 근거 없는 의혹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이란 정부는 또 자국 내 모든 핵 활동이 순전히 민간을 위한 평화적인 목적이라고 재차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여전히 교착상태에 있습니다. 지난해 출범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에 간접적으로 참여했는데요. 하지만 협상을 시작한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 때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이란 입장을 중재하면서 지난 9월에 최종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미국 관리들은 여전히 신중하게 반응했는데요. 이란혁명수비대를 미국이 지정한 테러단체 명단에서 제외하는 등 일부 쟁점에서 여전히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 지역 국장 (자료사진)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 지역 국장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소식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세계보건기구(WHO)가 올겨울 우크라이나 국민 수백만 명의 생명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 지역 국장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겨울은 생존에 관한 것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가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회사 ‘우크레네르고’에 따르면 수도 크이우와 수미 등 적어도 15개 지역에서 주민 40%가 전력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클루게 WHO 국장은 이런 상황에서 특히 보건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병원과 의료시설 수백 개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병원과 의료시설까지 가동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WHO에 따르면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의료 시설이 700여 차례 공격받은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클루게 국장은 산부인과 병동에는 인큐베이터가, 혈액은행에는 냉장고가, 중환자실에는 인공호흡기가 필요하다면서 이는 모두 전기가 필요한 것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독감, 폐렴 등에 감염된 환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감염 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전쟁 상황에서 백신을 제대로 맞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클루게 국장은 낮은 백신접종율과 치료약 부족으로 많은 우크라이나인의 생명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추위를 피하려고 숲과 나무를 태우거나 디젤발전기, 전기히터를 사용하면서 호흡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공격으로 파손된 전력망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에게 전기 사용을 제한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 밤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 테러 분자들 공격으로 우리 에너지 시스템이 심각히 훼손됐다”면서 “모든 국민과 사업체는 이를 염두에 두고 전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곧 본격적인 겨울이 올 텐데 심각한 문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위도가 높은 데다가 내륙 한 가운데 있어서 겨울에 혹독하게 춥습니다. 이미 지난주에 첫눈이 내렸는데요. 올겨울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남부 헤르손 상황 쪽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헤르손 상황도 심각합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철수하면서 헤르손 내 주요 에너지 기간시설을 파괴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로 따라서 난방, 전기, 식수 부족 사태가 예상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헤르손과 인근 므콜라이우 주민들에게 중부나 서부 등 보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주민들에게 자발적 이동을 권고하면서 교통과 숙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 정부는 해외에 피신했던 자국민의 귀국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최근 국내 가용전력을 절약하자는 취지로 해외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게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귀국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는 러시아의 집중 공격으로 주요 기반 시설이 파괴됨에 따라 최소한의 전력을 사용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입니다.

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 소속 병사가 훈련 중에 오토바이에 탑재된 기관포를 쏘고 있다. (자료사진)
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 소속 병사가 훈련 중에 오토바이에 탑재된 기관포를 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시리아 북부에 있는 쿠르드 반군을 겨냥한 공격에 지상군을 동원할 것이라는 말이 터키 쪽에서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한 말인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은 22일 터키 북동부에서 행한 연설에서 탱크와 병사들을 동원해 반군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는 비행기와 대포, 총을 가지고 지난 며칠간 테러 분자들을 제압하고 있다”면서 “신의 뜻이라면 우리 탱크와 병력으로 가능한 한 빨리 그들 모두를 뿌리 뽑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터키군이 시리아 북부에 있는 쿠르드 반군을 공격했죠?

기자) 네. 터키 정부는 20일과 21일 쿠르드계 민병대인 YPG와 쿠르드노동자당(PKK)을 겨냥한 작전에서 반군 18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명의 시리아군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터키 포병이 국경에서 가까운 시리아 탈 리팟과 코바니 근처에 있는 쿠르드 민병대 기지들과 다른 목표물들을 계속 포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YPG가 주도하는 시리아민주군(SDF) 측은 지난 주말 터키군 공습으로 민간인과 군인 1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터키 쪽에서도 인명피해가 났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터키 정부는 YPG가 시리아 북부에서 터키 쪽으로 박격포를 발사해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21일 밝혔습니다. 한 터키 고위 관리는 이 공격에 대응해 제트전투기가 시리아 내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쿠르드 반군을 겨냥한 공격은 최근 터키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에 대한 대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3일 이스탄불 이스티크랄 거리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6명이 목숨을 잃고 80여 명이 다쳤습니다.터키 정부는 이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배후로 YPG와 연계된 PKK를 지목한 바 있는데요. 하지만 양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터키는 PKK를 테러 집단으로 간주하고 YPG는 PKK의 방계 조직으로 봅니다.

진행자) 지금 터키가 공격하고 있는 YPG를 그동안 미국이 지원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미국은 시리아 안에 있는 이슬람 군사 조직 IS를 격퇴하기 위해서 YPG를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터키는 여기에 불만을 품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YPG가 쿠르드계 민병대이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쿠르드족이 자치를 위해서 장기간 터키를 상대로 무장투쟁을 벌인 전력이 있어서 터키는 미국이 YPG를 지원하는 것에 마뜩잖아 했습니다. 이번에도 터키는 이런 생각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부 장관은 의회에서 “우리는 모든 협력국, 특히 미국에 YPG 가 PKK와 같고 테러 분자들에 대한 모든 종류의 지원을 중단하라는 요구에 저항한다는 사실을 전했다”면서 YPG를 지원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미국에 다시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터키가 과거에도 YPG를 공격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몇 년 전에 시리아 북부 안보 확보를 명분으로 이곳에 진입해 IS뿐만 아니라 YPG를 상대로 몇 차례 대규모 군사작전을 실행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터키가 다시 YPG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면서 시리아 북부에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 미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긴장 고조가 IS 격퇴 목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미국 정부의 심각한 우려를 터키 쪽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변인은 로이터통신 물음에 대한 이메일 대답에서 “우리는 시리아 내 협력자들에 공격과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던 것처럼 터키 측에도 지금 수행하는 작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관련 보도를 보니까 러시아도 이번 사태에 대해서 언급했군요?

기자) 네. 시리아 주재 러시아 대표는 시리아에서 과도한 군사력 사용을 자제하고 긴장감을 높이지 말라고 터키 측에 촉구했습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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