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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지원단체들 “3년째 지원 사업 중단…최대 도전은 제재가 아니라 북한 국경 봉쇄”


지난해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지난해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대북 구호단체들은 코로나 방역을 위한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로 3년 가까이 대북 지원 사업이 중단되면서 이제는 의욕마저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곳으로 지원 대상을 변경하는 단체도 있다며 현재 가장 큰 도전은 대북제재보다 꽉 막힌 북한의 국경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20년 넘게 북한에서 결핵 지원 사업을 벌여온 미국의 한 구호단체는 23일 VOA에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가 지원 단체들의 가장 큰 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이 단체 대표는 2020년 1월 이후 방북을 포함한 주요 대북지원 사업을 중단했다며, 이에 따라 최대 수혜자였던 북한 내 취약 계층들의 안위가 걱정된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체와 연결해 왔던 북한 내 소통 창구는 거의 단절됐고 북한 지원 사업에 적극 나섰던 인력마저 감소하는 추세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대북제재 국면 속에 구축해 놓았던 물류, 운송, 선적사들과의 관계가 모두 끊긴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언제 국경이 열릴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지원 대상을 북한이 아닌 다른 곳으로 변경하는 단체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이 단체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월 유엔 산하 유엔인구기금(UNFPA)은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북한에 보낼 인도지원 목적의 자동차 2대에 대한 제재 면제를 받았지만 북한의 국경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이 자동차들을 북한이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의 국경 개방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핀란드의 최대 국제 원조 단체로 북한의 취약 계층 아동에 대한 식량 지원 사업 등을 계획하던 핀란드 교회원조기구(FCA)도 23일 VOA에 “북한의 국경 봉쇄로 모든 프로그램은 준비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단체는 앞서 지난 2020년 6월, 27만 달러 상당의 대북지원 물품에 대해 제재 면제를 승인 받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코로나 방역 조치에 따른 국경 봉쇄로 면제 기한 내에 관련 물자가 반입되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다시 면제 기한 연장을 신청해 승인을 받았지만 별다른 진전을 없는 가운데 다음 달 면제 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앞서 대북제재위원회가 공개한 전문가패널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대북 지원 단체들도 북한의 장기간 국경 봉쇄 조치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패널이 보고서 작성을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비정부기구 7곳 대부분이 안보리의 제재 면제가 이뤄져도 북한의 국경 봉쇄로 관련 물자 반입이 지연되는 데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한 단체는 2020년 1월 이후 진전이 전혀 없다며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진단기를 포함한 구호 물품이 수년 째 북중 국경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단체는 북한의 국경 개방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물품 보관료 등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단체들 대부분은 신종 코로나 발발 이후 유엔의 제재 면제 승인 절차가 매우 빨라졌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이 같은 지원단체들의 입장은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이 대북제재 때문이라는 중국과 러시아의 주장과 배치됩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지난 22일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기존 유엔 제재를 완화해 북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또다시 펼쳤습니다.

이들 두 나라는 지난 2월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 이어 6월에 열린 유엔총회에서도 북한의 복잡한 인도주의적 상황을 제재 결의가 악화시킨다며 인도주의적 제재 면제 확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북한의 인도적 위기 원인은 대북제재가 아닌 정권의 탓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습니다.

지난 16일 정 박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는 주한미국대사관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인도주의 위기가 대북 제재 때문이라는 비난이 있는데 인권유린의 책임이 김정은 정권에 있다는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박 부차관보는 그러면서 “북한의 인도주의 위기는 김정은 정권이 자원을 전용해 불법적 대량살상무기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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