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인권단체가 ‘올해의 독재자’를 선정하는 온라인 투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후보로 올렸습니다. 이 단체는 자유에 관한 한 북한처럼 암울한 곳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 표현의 자유를 주창하는 영국의 인권단체 ‘인덱스 온 센서십’이 1일 ‘2022년 올해의 독재자는 누구인가’라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작했습니다.
후보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12명이 올랐습니다.
이 단체는 홈페이지에서 이들을 후보로 선정한 이유를 설명하며 올해 ‘표현의 자유’를 가장 탄압한 독재자를 뽑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선 3대 세습 왕조를 언급하며 “아마도 단순히 올해의 독재자를 넘어 평생 공로상 후보에 올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의 케이티 댄시-다운스 부편집장은 김 위원장에 대해 이런 촌평을 하면서 “자유에 관한 한 북한만큼 암울한 곳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인덱스 온 센서십] “As far as freedoms go, there is no landscape so bleak as North Korea. Under Kim Jong-un’s totalitarian regime, citizens are fed propaganda in lieu of actual food. And as for elections? The ballot paper has only one option.”
이어 김정은의 전체주의 정권 아래서 주민들은 음식 대신 선전(propaganda)을 먹고, 투표용지에는 하나의 선택지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는 또 “김정은은 김씨 왕조의 잔혹한 유산을 이어가면서 북한의 최고지도자로 계속 통치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많은 지역 주민들은 극심한 가난과 철저한 감시 속에 살고 있지만 김정은은 국제무대에서 핵무기를 과시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인덱스 온 센서십] “He makes a grand show of nuclear weapons on the global stage (including recently firing more than 20 missiles across the sea border with South Korea) while much of the country lives in extreme poverty and under close surveillance.”
아울러 “정권에 대한 비판은 용인되지 않으며 반체제 인사는 엄벌에 처해진다”면서 처형과 강제수용소는 이 전체주의 정권에서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지도자는 과도한 애정 표현을 주민들에게 요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을 탈출해 영국에서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는 박지현 씨의 말을 인용해 “북한인들은 표현과 이동의 자유를 박탈당한 현대판 노예와 다름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국제 언론감시기구인 ‘국경없는기자회’의 올해 언론자유지수에서 북한이 조사 대상 180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한 사실을 거론하며 외부 정보를 철저히 통제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했습니다.
이 단체는 다른 독재자 후보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미얀마 군부를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 2022 FIFA 월드컵을 개최 중인 카타르의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 등을 올렸습니다.
또 지난해 투표에서 ‘올해의 독재자’로 선정된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도 다시 후보로 지목됐습니다.
이 단체는 내년 1월 6일에 온라인 투표를 마감한 뒤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VOA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