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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리 새 구조물에서 고체연료 엔진 실험…“불과 한 달만에 시험대 만들어”


북한 동창리 엔진시험장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1. 김정은 위원장 참관 장소 2. 기존 엔진 시험대 3. 새 엔진 시험대. 사진=Planet Labs
북한 동창리 엔진시험장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1. 김정은 위원장 참관 장소 2. 기존 엔진 시험대 3. 새 엔진 시험대. 사진=Planet Labs

북한 동창리 엔진시험장 인근에 최근 들어선 새 구조물에서 고출력 고체엔진 실험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VOA가 지난달 빠른 속도로 구조물이 건설되고 있다고 지목한 지점인데, 불과 한 달 만에 야산 한 가운데에 길이 뚫리고 고체엔진 시험대가 들어선 것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최근 고체엔진 실험을 진행한 곳은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엔진시험장에서 동남쪽으로 약 200m 떨어진 지점으로 추정됩니다.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엔진 실험 장면이 담긴 사진에는 높이 솟은 철골 구조물과 함께 그 뒤쪽에 화염을 뿜어내는 또 다른 콘크리트 구조물이 보입니다.

이 사진을 기존에 촬영된 위성사진과 비교해 보면 철골 구조물은 기존 동창리 엔진 시험대와 유사하고, 콘크리트 구조물은 이 철골 구조물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 자리한 신축 건물과 닮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이 지점의 반대편, 즉 기존 엔진 시험대에서 북서쪽으로 약 400m 떨어진 곳엔 건물이 서 있는데, 각도상으로 볼 때 김정은 위원장이 참관한 지점으로 추정됩니다.

상황을 종합하면 북한은 동창리 엔진시험장 동남쪽 약 200m 지점에서 고체엔진 실험을 실시하고 정반대편에 위치한 건물을 김정은 위원장의 참관 장소로 활용한 것입니다.

동창리에 들어선 새 엔진 시험대(원 안). 북한은 이곳에서 16일 고체연료 엔진을 실험했다. 사진=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 Planet Labs
동창리에 들어선 새 엔진 시험대(원 안). 북한은 이곳에서 16일 고체연료 엔진을 실험했다. 사진=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 Planet Labs

위성사진 분석가인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과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 연구원도 북한 관영매체의 사진과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VOA와 같은 해석을 내렸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에 고체엔진 실험이 이뤄진 장소가 10월 말까지만 해도 나무와 풀로 뒤덮인 야산 지대였다는 사실입니다.

앞서 VOA는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지난 10월 28일 기존 엔진시험장 동쪽 부근에 새롭게 길이 뚫리기 시작했으며, 11월 14일엔 길 끝부분에서 새로운 건축물 공사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후 약 열흘 만인 11월 26일 이 건축물은 윤곽을 드러냈는데, 기둥이 지붕을 지탱한 형태가 엔진 시험대와 유사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북한이 이곳에서 고체엔진 실험을 하면서 이 건축물의 용도가 명확히 드러난 것입니다.

아울러 야산에 엔진 시험대가 들어서고 이 시험대가 제기능을 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이 약 한 달에 불과하다는 점도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사실입니다.

한센 연구원은 “엔진 시험대가 실제 작동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무언가를 원할 때 일이 매우 빨리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도 “가장 먼저 주목되는 건 한 달 혹은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시험대를 만들고 완공 즉시 실험을 진행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슈멀러 선임연구원] “I think the first big takeaway is that they built a stand in roughly a month or slightly under a month and then tested it immediately after. So the turnaround for the construction and use of the site is unprecedented.”

그러면서 “이 같은 (신속한) 시험대 완공과 사용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고체연료 시험대를 만든 사실뿐 아니라 북한이 실제 즉각 실험을 할 수 있는 초대형 고체연료용 엔진이 있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건 북한이 고체 연료용 엔진 프로그램을 한동안 진행해 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국방과학원의 중요연구소가 “지난 15일 오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40tf(톤포스) 추진력의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에서 이 시험을 지도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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