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초안을 작성하고 이사국과 회람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중국과 러시아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이 북한의 지난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주재 미국대표부 대변인은 21일 VOA의 관련 문의에 "우리는 안보리 이사국과 역내 동맹들과 함께 추진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유엔주재 미국대표부 대변인]"We are discussing with Council members and regional allies on how to proceed. In the past year we have proposed six Council products on the DPRK and all six have been obstructed by the same two Council members."
그러면서 "지난 1년간 우리는 안보리에서 북한과 관련해 6건의 조치를 제안했다"며 그러나 "6건 모두 동일한 2개의 이사국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추가 제재를 포함해 미국이 올해 안보리에서 추진했던 모든 대북 조치를 반대한 사실을 비판한 것입니다.
미국이 현재 추진하는 의장성명은 지난달 18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한 대응입니다.
미국은 이미 의장성명 초안을 작성하고 이사국과 공유했습니다.
이 초안에는 지난달 18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규탄한다"는 문구와 함께 북한에 "핵실험과 추가 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함께 "모든 관련 당사국들에게 의미 있는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는 표현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의장성명은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 없이 전체 이사국 중 과반이 찬성해야 채택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안보리 결의와는 달리 법적인 구속력은 없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 의장성명을 추진하는 것은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추가 대북 제재에 대해 계속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미국은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 추가 제재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고 초안을 작성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5월 실시된 표결에서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이후 중국은 강제력이 없는 의장성명으로 대응 수위를 낮출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런 만큼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추진하는 의장성명 채택에 찬성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유엔 주재 중국대표부와 러시아대표부는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VOA의 서면 질의에 22일 현재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안보리는 지난 2017년 8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개최한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장성명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