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러나 올해 북한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는 그리 밝지만은 않은데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경제난, 그리고 미중 패권경쟁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올 한 해가 어떻게 전개될지, 분야별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2023년에도 고강도 미사일 도발을 계속할 전망입니다.
우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2월 27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국방력 강화를 위한 핵심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북한 언론은 김 위원장이 제시한 핵심 목표가 무엇인지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한국과 미국은 도발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북한이 정찰위성을 명분으로 장거리 로켓이나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의 국가우주개발국은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지난 12월 밝혔습니다.
12월 18일에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두 차례 로켓을 발사해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 시험을 마쳤습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18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고각발사하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정상각도로 발사해 ‘재진입 기술’을 입증한 적은 없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4월께 정찰위성을 명분으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화성-17형을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북한 우주개발국이 이미 정찰위성을 띄울 준비를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1차 위성은 4월에 충분히 띄울 수 있다고 봐야겠죠.”
북한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총40회에 걸쳐 65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을 둘러싼 긴장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를 복구한 데 이어 5월에 기폭실험을 하는 등 모든 핵실험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만류와 핵실험 후과를 우려해 핵실험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일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와 ICBM 정상각도 발사, 그리고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한반도 위기는 정점으로 치달을 전망입니다.
미-중 패권경쟁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올해 초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당국자들과 북한 문제를 논의할 계획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22일 “중국은 북한 문제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이런 도발적 행동이 계속되는 것을 보지 않는 것이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Let me just add that China has an important role to play in this. It has the strongest, deepest relationship of any country.”
그러나 블링컨 장관의 베이징 방문을 계기로 북한 문제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습니다.
워싱턴에서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는 여전히 낮습니다.
또 반도체를 비롯한 공급망 문제와 타이완 문제 등으로 미-중 관계도 풀릴 가능성이 크지 않았습니다.
워싱턴의 북한 전문가인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2023년에도 미-북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대화를 하려면 제재를 풀어야 하는데 이는 나쁜 행동에 보상을 하는 것으로 간주된다는 겁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Unlikely happen because US have to make upfront concession…”
결국 올해 미-북 관계는 대화 국면이 형성되지 않고 북한의 도발과 미국의 억제력 강화 조치가 반복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편가르기’ 경향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북쪽에는 중국-북한-러시아가 참여하는 북방 삼각관계가, 그리고 남쪽에는 미국-한국-일본의 남방 삼각관계가 형성돼 대립한다는 겁니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각종 기념일과 군 관련 행사를 통해 체제 결속과 충성심을 고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는 북한 당국이 각별히 의미를 부여하는 정주년 기념일이 여럿 있습니다.
2월 8일은 인민군 창건 75주년이고 4월15일은 김일성 주석 111회 생일, 그리고 정권 수립 75주년(9.9)과 정전협정 체결(7.27) 70주년이 있습니다.
북한은 기념일을 전후로 열병식과 인공위성 발사 등 대대적인 축하 행사를 개최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최근 평양 미림비행장에서는 1만2천명 규모의 병력이 열병식을 준비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다시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2023년에는 여러 정주년 행사가 있습니다. 인민군 창건일, 정권수립일 등, 그렇게 보면 국방력 강화 부문에서 존재감을 과시할 것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또 올해 통치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인민대중 제일주의’와 함께 ‘우리국가 제일주의’를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정권수립일인 9.9절을 기해 ‘우리 국가 제일주의’를 띄운 바 있습니다.
북한의 사회통제도 강화될 전망입니다. 6년째 계속되는 경제난으로 인해 민심이 나쁘고 내부 불만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은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국가보위성과 사회안전성 등 보위기구를 중심으로 사회통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1월 북한은 제5차 보위일군대회를 열어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와 사상단결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북한 경제 전망도 여전히 어둡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북중 화물 열차가 재개돼 운행되고 있지만 북중 무역이 코로나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힘들 전망입니다.
게다가 북한 당국은 북중 무역과 관련해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만일 북중 무역을 정상화하면 수입이 대폭 늘어 환율과 물가가 급등하는 것은 물론 이미 부족한 외화가 고갈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 교수는 북중 화물열차가 재개된 이후 북한의 외화가 중국으로 빠져나가 환율이 급등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Import pouring in but export does not, exchange rate shifted…”
그렇다고 중국으로부터 물자를 수입하지 않으면 장마당이 돌지 않고 주민생활이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북한 대부분의 공장과 기업소는 중국으로부터 원부자재 수입이 이뤄지지 않아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11.4%나 감소했습니다.
식량 사정도 나쁩니다.
원래 12월은 식량 가격이 비싼 시기가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 북한의 쌀값은 kg당 6천원선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천 300원 정도 비쌉니다.
이는 북한 당국이 지난 연말을 기해 식량의 사적 유통을 금지하고 정부가 운영하는 양곡판매소에서만 식량을 구입하도록 한 조치 때문으로 보입니다.
북한 당국의 이같은 단속과 조치가 성과를 거둘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앞서 한국 농촌진흥청은 북한이 지난해 451만t의 곡물을 생산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한 해 먹고 살기 위해서는 550만t이 필요한데, 100만t가량 부족한 겁니다.
이렇듯 올해 북한의 정치적, 경제적 전망은 상당히 어둡습니다.
전문가들은 갖가지 문제와 위기 상황에 직면한 김정은 위원장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갈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