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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박, 2022년 단 1척도 안전 검사 안 받아...검사기록 없는 유일한 해


지난 2006년 10월 홍콩에서 안전규정 위반으로 억류된 북한 선박 강남1 호. (자료사진)
지난 2006년 10월 홍콩에서 안전규정 위반으로 억류된 북한 선박 강남1 호. (자료사진)

북한 선박에 대한 안전 검사가 올해 처음으로 단 1건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근 하루 수십 척의 북한 선박이 중국 항구에서 발견되고 있는데도 안전 검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선박의 안전 검사를 실시하는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도쿄 MOU)는 2022년의 마지막을 하루 앞둔 12월 30일 현재 올해 안전 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이 단 한 척도 없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북한 선박들은 건조된 지 30년이 넘는 경우가 많아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의 ‘블랙리스트’ 국가로 따로 관리돼 왔습니다. 이에 따라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된 나라 선박보다 안전 검사를 더 자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북한 선박이 단 한 척도 검사 대상으로 지목되지 않은 것입니다.

북한 선박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기 이전인 2016년 총 275척이 안전 검사를 받았고, 제재 이후 시점인 2019년에는 51척이 검사 대상이었습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에도 13척의 북한 선박에 대해 검사가 이뤄졌습니다.

이어 2021년에는 1척의 북한 선박이 안전 검사를 받았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선박들의 운항 횟수가 크게 줄어 올해 검사 대상으로 지목된 선박이 없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북한 선박의 운항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최근에는 하루 수십 척의 선박이 중국 항구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유독 북한 선박에만 안전 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입니다.

실제로 선박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29일과 30일 중국 항구에 입항하거나 근해에 머무는 북한 선박은 23척에 이릅니다.

이들 선박은 중국 룽커우 항과 옌타이, 다이롄, 펑라이 항 등 여러 중국 항구에서 발견됐지만, 아직까지 이들 항구 항만 당국이 안전 검사를 실시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북한 선박들이 안전검사를 받지 않은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무작위로 검사 대상 선박을 선별하는 만큼 의도치 않게 북한 선박들이 안전검사 대상에서 제외됐을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나라 선박들에 대한 검사가 여전히 활발한 상황에서 유독 북한 선박만 검사를 받지 않고 있어 중국의 ‘고의 회피’ 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 사무국은 올해 6월 VOA의 문제 제기에 “(항만국 통제위원회의) 새로운 검사 제도에 따라 각 항만 당국이 사용 가능한 검사 장비와 항구 내 선박 수를 고려해 검사 대상 선박을 선정하고 결정한다”며 “(위원회) 사무국은 항구 내 선박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역량이나 자원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어 “사무국은 중국이 북한 선박에 대한 검사를 회피하는 정책을 갖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위원회는) 일종의 전문 기구인 만큼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VOA는 중국 정부에 ‘누락 배경’을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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