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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러셀 전 차관보] “북핵, 미한일 동시 겨냥…미사일방어망 통합해야”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VOA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VOA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북한의 점증하는 핵 위협에 맞서 미한일 3국이 미사일 방어망을 통합해야 한다고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밝혔습니다. 러셀 전 차관보는 11일 VOA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미한일 모두 북한 무기의 주요 표적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대북 정보유입의 중요성과 관련해선 북한과 같은 독재 체재의 억압을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2기 시절 활동했고 이후 뉴욕의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소장을 맡아온 러셀 전 차관보를 조은정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신년 인터뷰: 러셀 전 차관보] “북핵, 미한일 동시 겨냥…미사일방어망 통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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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새해에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대북 제재로 핵물질 반입을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원심분리기 등 북한의 핵 기반시설을 감안할 때 북한이 과연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할 수 있을까요?

러셀 전 차관보) 유감스럽게도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2018년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핵탄두와 핵미사일의 대량 생산을 지시한 것을 기억합시다. 2023년에 김정은이 대량 생산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국제법과 유엔 헌장, 안보리 결의들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미국과 한국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보리의 두 나라는 미사일 실험에 대해 북한을 처벌하는 것을 일관적으로 거부해왔습니다. 따라서 김정은이 공격적인 행동과 무기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핵무기를 한국이나 누구에 대해서 사용하더라도 김정은 정권은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김정은이 핵무기를 10개를 가졌든 20개를 가졌든 144개를 가졌든 핵무기를 하나만 사용하면 그게 그의 마지막 행동이 될 것이라는 근본 원칙이 적용됩니다.

기자) 최근 북한 무인기 5대가 한국 영공을 침범해서 5시간 동안 활동했습니다. 한국도 이에 상응해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냈습니다. 한국 야당은 정부가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하고, 한국 국방부는 유엔 헌장 51조의 자위권 차원의 대응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쪽에 공감하십니까?

러셀 전 차관보) 나는 유엔군사령부가 정전협정의 세부 사항들을 판단하도록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위반인지, 그리고 그것이 유엔 헌장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말입니다. 과거 남북간 총격 교환이 있었을 때 양측이 모두 휴전을 위반했다고 유엔사가 판단했던 경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파괴적인 무기가 아닌 정찰 드론이어서 유엔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지켜봐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법적인 고려를 넘어서 한국은 영토를 보호할 완벽한 권리가 있고 북한의 이러한 작전을 저지해야 합니다. 북한이 아무런 처벌 없이 이러한 군사 자산들을 우리 영토에 보낼 수 있다면 아무도 안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한국과 북한을 같은 종류의 국가로 동일시 할 수 없습니다. 하나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고 생산적인 일원이고 계속 국제법을 지켜왔으며, 다른 하나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왕따 국가입니다. 한국의 대응을 논할 때 이런 부분도 유념해야 합니다.

기자) 윤석열 정부는 9∙19 군사합의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국경 지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요. 새해에는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정보를 더욱 적극적으로 보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까요? 지난 2017년 제임스 클래퍼 당시 국가정보국장(DNI)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훌륭한 무기인 정보를 활용하지 않는 게 신경 쓰인다”고 말했는데요.

러셀 전 차관보) 2018년 남북이 서명한 평양공동선언은 실험이자 내기였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일부 양보와 제안을 하면서 북한의 행동이 개선될 지 실험한 것이죠. 그 실험의 결과는 나왔습니다. 북한은 공동선언을 토대로 평화롭고 진전된 남북관계를 구축할 의향이 없었습니다. 정보에 대해 얘기해 보죠. 나는 클래퍼 전 국장과 한반도 문제를 함께 다뤘습니다. 나는 그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외부 세계의 현실은 말할 것도 없고, 북한 주민들이 자국의 현실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입니다. 또 긍정적인 장기적 변화에 대한 최고의 희망을 제공할 것이라는 데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북한 주민들을 위해 정보의 가용성을 높이는 것은 미국 정부의 정책입니다.

기자) 정보 유입이 북한 주민들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명제를 말씀하셨는데요. 클래퍼 전 국장은 정보유입에 대해 무기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정보유입이 북한 정부의 행동을 바꿀 무기라고 생각하는 견해가 미국 정부 내에 있습니까?

러셀 전 차관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기적으로 이뤄질 일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무기’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조심스럽습니다. 그것은 도구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자국의 지도자들에 책임을 묻는 노력을 스스로 기울일 수 있도록 그들의 손에 건네줄 도구입니다. 권위주의적 독재자의 주장과 현실의 간극을 줄이는 것입니다. 교육을 받은 대중은 북한과 같은 독재 체재의 억압을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빠른 해결책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북한 주민들이 정보유입을 서방과 미국의 무기라고 인식하는 한 효과는 심각하게 줄어들 것입니다. 소프트 파워의 힘은 그것이 사실이라는데 있습니다. 진실 그 자체에 힘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무기화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단지 북한에 정보를 소개할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야 할 뿐입니다.

기자) 한국은 5년간 국방비 551조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연평균 증가율은 6.8% 규모입니다. 일본은 최근 국방비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더욱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한국이 국방비를 더욱 적극적으로 늘려야 할까요?

러셀 전 차관보) 한국을 인도태평양 전략과 지역 및 세계 안보에 기여하는 주요 역할로 이끄는 것은 단순히 국방과 국방예산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의 기술, 문화, 외교력,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충실함이 작용합니다. 다른 측면을 보자면, 북한의 위협은 점점 커지고 변화하며 진화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의 안보와 복지에 대한 다른 위협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국방 전략의 구성과 예산 배분 또한 진화해야 하며 시대를 앞서가야 합니다. 많은 부분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한국의 기술력은 한국의 국방 시설과 국방 예산이 앞으로 어떻게 증가하고 바뀔 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따라서 나는 국방예산의 절대적인 액수 보다는 어떻게 예산이 책정되고 한국의 글로벌 중추국가 활동과 어떻게 통합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자) 한국은 최근 공개한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중국을 위협으로 규정하지 않고 ‘평화와 번영을 달성하는 데 있어 주요 협력 국가’라고 지칭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을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현상변경 세력으로 정의합니다. 중국에 대한 인식의 격차가 향후 미한일 삼각공조에 장애물이 될까요?

러셀 전 차관보) 국가안보전략에서 중국을 평화의 핵심 파트너로 규정하는 것은 현실에 대한 설명이라기보다는 희망의 표현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중국을 어떻게 표현하든 한국이 가치공유를 바탕으로 미국과 긴밀히 공조한다는 점이 인도태평양 전략에 분명히 반영됐습니다. 글로벌 중추국가로 부상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구상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인도태평양 전략이 단순히 문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한국이 경제적 이익과 중국이 제기하는 실질적인 안보 도전을 어떻게 관리하고 균형을 잡는지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들은 지정학적 역풍을 다루는 동시에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규칙기반 역내 질서, 법치주의와 인권증진에 한국이 전념할 것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기자) 13일에는 미일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미국은 일본의 새로운 국방안보 전략을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과거 적국이었는데요. ‘힘의 균형’의 관점에 비춰볼 때 일본이 중국보다 군사력을 키우면 미국에 딜레마가 되지 않을까요?

러셀 전 차관보) 일본의 군사력이 너무 강력해질 수도 있다는 점이 우리가 당장 걱정해야 할 진짜 위험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본은 글로벌 거버넌스, 국제개발, 지역안보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은 매우 문제가 많은 이웃 국가들이 있고 여러 실질적인 위험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은 미국의 가까운 동맹입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이 매우 강력한 국방력을 갖추고 미국의 능력을 보완하며 동맹으로 통합되는 것은 근본적으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국, 한국, 일본이 궁극적으로는 미사일 방어망을 통합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미한일이 궁극적으로는 삼각 동맹을 맺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러셀 전 차관보) 네 그렇습니다. 나는 탄도미사일 전문가도 아니고 국방 전략가도 아닙니다. 물론 상당한 정치적 장애와 복잡한 고려사항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봅시다. 공격적으로 핵무장한 북한의 위협이 커지고 있고, 우리 세 나라가 북한 무기의 주요 표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가 설계할 수 있는 완벽한 방어망과 가장 가까운 것이 아닌 다른 것을 택할 여유가 없습니다. 우리 국민과 국가의 안보를 위해 가능한 최선의 방어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방위력을 개선하고 억지력을 높일 수 있는 합의를 놓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무책임합니다. 우리의 국방을 강화해야 한다는 상식적인 요구는 다른 모든 복잡성과 고려사항보다 우선합니다.

기자) 미한 동맹관계가 올해로 70주년을 맞았습니다. 어떻게 더욱 강화하고 확대할 수 있을까요?

러셀 전 차관보) 내 옛 상관인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자신이 구멍 속에 있는 것을 발견하면 파는 것을 멈추라’고 말했습니다. 문제를 키우지 말라는 것이죠. 미국과 한국은 현재 매우 건강한 양자 관계를 맺고 있고 매우 실용적이며 중요한 동맹입니다. 지난 70년 동안 성장하고 번성했습니다. 저는 아미티지 전 부장관과 반대의 조언을 하겠습니다.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계속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국방, 경제, 기술, 안보, 외교, 민주주의, 지속가능성 등 모든 분야에서요. 우리는 매우 폭넓고 다각적인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 또한 양국 관계를 보존하고 강화하길 원하도록 우리가 현재의 관계를 최대한 활용하고 가치를 보여줘야 합니다.

지금까지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로부터 새해 북한 대응 전략과 미한일 공조 방안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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