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독일 외무 "폴란드 전차 지원 막지 않을 것"...기시다 일 총리, 새해 첫 국회 연설, 방위력 증강 강조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 (자료사진)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독일이 폴란드의 대우크라이나 전차 지원을 승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새해 첫 국회 연설에서 방위력 증강과 저출산 문제를 강조했습니다. 유럽연합(EU)이 이란의 인권 탄압과 관련해 추가 제재를 단행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독일이 폴란드의 전차 지원 문제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 외무장관이 폴란드가 보유하고 있는 독일제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것을 승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22일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그런 질문을 받지 않았지만, 만일 그런 질문을 받게 된다면 우리는 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베어보크 장관이 말하는 질문이란 승인 요청을 말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이 생산한 레오파드 전차는 현재 유럽국 곳곳에 실전 배치돼 있는데요. 해당 전차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이 다른 나라에 재수출하려면 독일 정부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폴란드는 그동안 누차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전차를 보낼 용의가 있다고 말해왔는데요. 베어보크 장관은 하지만 폴란드 정부가 아직 공식적으로 이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베어보크 장관의 발언에 폴란드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23일, 독일 정부에 공식적으로 승인을 요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날짜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또, 현재 폴란드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드를 보낼 준비가 된 국가들의 연합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비록 독일의 허가가 없더라도 폴란드는 자체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독일 정부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더라도 그냥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인가요?

진행자) 그런 의미로 보입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독일 정부에 승인 요청을 하긴 하겠지만 승인 여부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끝내 독일로부터 허가를 얻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다른 나라들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우리의 전차를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폴란드 외에 핀란드, 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가 자국이 보유하고 있는 레오파드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의향을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베어보크 장관의 발언이 나왔는데, 독일 정부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베어보크 장관의 이번 발언은 독일이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전차 지원 문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것과 비교하면 한층 진전된 것입니다. 올라프 숄츠 총리의 사민당은 전통적으로 다른 나라의 군사 개입에 회의적인 입장이고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무기 지원이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왔습니다.

진행자) 올라프 숄츠 총리는 최근 이와 관련해 언급한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숄츠 총리는 22일,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는데요. 숄츠 총리는 이 자리에서 무기 인도에 관한 모든 결정은 미국을 포함해 모든 동맹국과 협력하에 이뤄질 것이라면서 기존의 입장을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베어보크 장관의 기자회견은 숄츠 총리의 이런 발언 후에 나온 것이라 주목됩니다.

진행자) 독일이 요구해온 미국의 협력 부문은 어떤 것입니까?

기자) 독일은 그동안 미국도 미국산 에이브럼스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보내야만 독일도 관련 규제를 풀고, 레오파드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미국 관리들은 미국의 주력 전차인 에이브럼스는 운용과 유지, 비용 등의 면에서 효과가 떨어진다며 부정적인 반응입니다.

진행자) 독일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회의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일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서 50여 개국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우크라이나국방연락그룹회의(UDCG)’가 열렸습니다. 주 의제는 레오파드 지원 문제였는데요. 하지만 미국과 독일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신임 국방장관은 회의 후, 결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동맹국들이 합의한다면 독일은 신속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영국은 개별적으로 자국산 전차를 보내겠다고 밝혔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은 최근 자국산 전차인 '챌린저2' 전차 14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주력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첫 번째 서방국이 되는 셈인데요. 하지만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22일, 영국 정부는 여전히 레오파드 전차 지원에 대한 국제 사회의 합의가 신속히 이뤄지길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3일 국회 개원에 맞춰 시정 방침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3일 국회 개원에 맞춰 시정 방침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부의 시정 방침에 관해 연설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3일 일본 국회가 개원했는데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국회에 나와, 정부의 정책과 국정 과제를 밝히는 시정 방침 연설에 나섰습니다. 지난 2021년 취임한 기시다 총리의 두 번째 시정 방침 연설입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가 올해 정부가 주력할 현안으로 어떤 것들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우선 국내 정책으로 방위력 증강의 필요성과 저출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습니다. 방위력과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일본은 현재 제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심각한 안보 위협 환경에 처해 있다면서, 지난해 연말 채택한 안보 전략에 따라 방위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의 새 안보 전략, 어떤 내용이죠?

기자) 네. 오는 2027년까지 방위비를 3천320억 달러로 거의 2배 증액하고, 적 기지에 대한 반격 능력을 보유하며, 사이버와 우주 등 새로운 영역에 대한 능력과 방위 산업 기반 강화 등을 골자로 합니다. 일본은 기존의 안보 정책으로는 북한의 핵 도발과 중국의 급속한 군사력 확충에 대응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 일본 내에서 새 안보 전략이 일본 헌법 9조, 이른바 ‘평화헌법’에 배치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 같은 비판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기시다 총리는 헌법과 국제법의 범위 안에서 시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은 핵무기를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이른바 ‘비핵 3원칙’과 공격을 받을 때만 방위력을 행사하는 ‘전수방위’의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전임 아베 신조 전 총리는 평화헌법의 개정을 강력히 추진했는데요. 기시다 총리는 개헌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기시다 총리도 헌법 개정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관철하겠다는 뜻을 표명했습니다. 집권 자민당은 자위대의 존재 근거를 헌법 9조에 명시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해왔는데요. 기시다 총리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저출산 문제도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기시다 총리는 지금 일본은 중대한 인구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어린이 정책과 양육 지원 등을 통해 출산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일본 인구는 1억2천500만 명으로, 14년째 인구 감소 현상을 겪고 있는데요. 오는 2060년에는 8천700만 명에 그칠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가 일본의 외교 정책과 관련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기시다 총리는 적극적인 외교 정책을 추구해야 하지만, 그 저변에는 국방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중국과 관련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 등에 대해 주장할 것은 주장하며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또한 동시에 정상 간 대화를 비롯해, 양국의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한반도와 관련한 이야기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규탄하고,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의 조기 해결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북한과의 제반 현안 해결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마주할 의사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에 관해서는 국제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함께 협력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면서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습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자료사진)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이 이란에 추가 제재를 단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EU) 외무장관 회의가 23일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열렸는데요. EU 27개 회원국 외무장관은 회의를 통해 이란의 청년체육부 장관을 비롯해 주지사, 의원 등 고위 인사와 기업, 단체 등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EU가 이렇게 이란을 제재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지난해 9월, 20대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 씨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풍속 단속 경찰에 체포됐다가 사흘 만에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후 이란 전역에서 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EU는 이란 정부가 이들을 강경 진압하고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며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아미니 씨 사망과 관련한 EU의 제재는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진행자) 이번 제재 대상 가운데 장관도 포함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미드 사자디 청년체육부 장관인데요. 사자디 장관은 지난해 10월 한국 서울에서 열린 국제클라이밍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이란 선수의 히잡 미착용 논란을 비롯해 이란 선수들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제재 대상 가운데 주목되는 기관이나 단체도 있습니까?

기자) 네. 이란특수경찰대와 권선징악부도 제재 대상에 들어갔는데요. EU는 이란특수경찰대가 어린이와 여성 포함 시위대에 과도한 폭력과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하고, 비무장 시위대에 총격을 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이란 정부 산하 기관인 권선징악부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엄격한 사회 규율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위 진압 과정에서 상당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위 과정을 모니터해온 인권 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에 따르면 시위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적어도 4명이 신속한 비공개 재판을 거친 후 처형됐고요. 적어도 519명이 사망하고, 1만9천200명 이상이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EU의 제재 대상이 되면 어떤 조처를 받게 됩니까?

기자) EU 역내 국가 방문이 금지되고요. 역내 자산도 동결됩니다. EU는 또 사이버 보안 관련 업체들과 악성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검열과 단속에 사용되는 것으로 보이는 보안장비 생산 업체 등도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란혁명수비대는 제재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나 보군요?

기자) 네.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EU 의결기관인 유럽의회는 지난 19일, 회원국들에 이란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구속력 없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는데요. 하지만 EU 외무장관들은 후속 조처 없이 회의를 종료했습니다. 다만 이란혁명수비대 소속 고위 관리들과 일부 지역 책임자는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이란혁명수비대가 제재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기자) 회의를 주재한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먼저 회원국 법원의 결정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27개 회원국 가운데 어느 한 회원국 법원이 이란혁명수비대의 테러 행위에 대해 유죄를 선언하는 결정이 나와야만 EU가 조처를 취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한 유럽 관리들은 이란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경우,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의 희망마저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은 여전히 교착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첫해인 2021년 4월부터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는데요. 유럽 국가들의 중재 속에, 미국과 이란이 간접 협상에 나서는 형식으로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2년이 다 되도록 아무런 성과 없이 답보 상태입니다. 미국은 지난 2019년 전임 트럼프 행정부 당시 이란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는데요. 양측은 지정 철회와 제재 부활 방지 등 일부 쟁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