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다시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남미 국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공동 통화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즉각 해결해야 한다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의회에 촉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터키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다시 반대하고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3일, 스웨덴 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문제에 있어 터키의 지지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나토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30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 발언으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다시 경고음이 켜졌습니다.
진행자) 현재 스웨덴은 북유럽의 이웃 나라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 절차를 밟고 있는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만 따로 지목해 지지를 기대하지 말라고 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지난 21일 토요일,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터키 대사관 앞에서 라스무스 팔루단 씨가 주도한 시위가 있었습니다. 팔루단 씨는 스웨덴과 덴마크 이중 국적을 가진 극우 성향 정치인인데요. 시위대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불태우고 반이슬람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를 벌였는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위대의 행동은 모든 사람, 특히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분노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 정부의 처사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스웨덴 정부를 비판한 이유는 뭐죠?
기자) 스웨덴 정부가 보안 병력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터키 대사관 밖에서 시위를 벌이도록 허용했다는 겁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 대사관 앞에서 이런 악행이 벌어지도록 허용한 사람들은 나토 회원국 신청과 관련해 더 이상 어떠한 관용도 기대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터키는 지난해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 가입 의사를 밝히자 반대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러다 태도를 바꿨는데요.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3자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위로 다시 갈등이 불거지는 양상인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 정부가 친쿠르드계 시위를 허용해온 것도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스웨덴에서는 쿠르드족을 지지하는 시위가 종종 벌어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수도 스톡홀름에서는 21일에도 터키 대사관 시위와는 별도로 쿠르드족을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위대는 ‘쿠르드노동자당(PKK)’ 깃발을 흔들며 반터키 구호를 외쳤고요. 일부 시위자들은 에르도안 대통령 사진을 밟고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PKK는 터키가 테러 조직으로 간주하는 단체죠?
기자) 그렇습니다. PKK는 터키로부터의 독립을 추구하며, 주로 터키 남동부와 이라크 북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쿠르드 분리주의 집단입니다. 터키 정부는 이들을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고 있고요. 미국과 유럽연합(EU)도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는데요. 하지만 스웨덴과 핀란드는 PKK를 테러 조직으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결국 세 나라는 오랜 줄다리기 끝에 PKK 관련자 신병 인도 등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주말 시위로 터키와 스웨덴 간 고위급 회담도 취소됐다고요?
기자) 네. 당초 팔 욘손 스웨덴 국방부 장관이 이번 주 터키를 방문해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부 장관과 나토 가입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습니다. 이 방문은 터키 측의 초청으로 성사된 것이었는데요. 하지만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21일, 지금 시점에서 욘손 장관의 터키 방문은 무의미하다며 취소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스웨덴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앞서, 울프 크리스테손 스웨덴 총리는 주말 시위대가 해산한 뒤 트위터에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지만, 많은 사람에게 신성한 서적을 태우는 건 매우 무례한 행동”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핀란드 쪽 움직임도 전해 주시죠.
기자)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은 24일, 만일 스웨덴의 가입 절차가 늦어진다면 핀란드 단독으로 나토에 가입하는 것을 재고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비스토 장관은 핀란드 국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상황을 평가해야 한다면서 단독 가입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요. 다만 지금 그런 것을 말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많은 사람이 신성하게 여기는 책을 태우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이라고 비난하고 “어떤 것은 합법적이지만 끔찍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나토 가입과 관련해, 핀란드와 스웨덴은 지금 동맹에 가입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지지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에서는 정부 고위 인사 여러 명이 한꺼번에 사임했군요?
기자) 네. 국방부 차관과 검찰부총장, 대통령실 차장 등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인사들이 24일 사임했습니다. 최근 군대 식품 납품과 관련해 비리 의혹이 불거진 뱌체슬라프 샤포발로우 국방부 차관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며 사의를 표명했고요. 올렉시 시모넨코 검찰부총장과 키릴로 티모셴코 대통령실 차장은 사임 이유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23일) 밤 화상연설에서, 중앙 부처와 지방, 사법집행 기관 등에서 인사 교체가 있을 거라고 말해 이들의 사임을 예고했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24일 각의를 통해 크이우주와 자포리자주, 수미주, 헤르손주, 드니프르페트로우스크주 등 5개 주의 주지사도 해임했는데요.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전시 상황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조처라는 평가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남미로 가봅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공동 통화 도입을 추진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남미의 두 주요 나라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통화를 개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22일,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아르헨티나를 찾았는데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양국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양국이 공동 통화를 도입하려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양국 간에 무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룰라 대통령은 23일 아르헨티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달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나라들이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또, 20세기에 일어난 일이 21세기에도 똑같이 일어나게 할 수는 없다며 공동 통화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두 나라 간에만 통용되는 게 아닌가요?
기자) 룰라 대통령은 도입 초기에는 두 나라 간 교역에 사용되다가 나중에는 ‘메르코수르’ 경제공동체 회원국들도 도입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베네수엘라 등 5개국이 정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남미 국가들의 경제 협력체입니다.
진행자) 지금 양국에서 통용되고 있는 화폐는 어떻게 되는 거죠?
기자) 네. 페르난도 하다드 브라질 재무장관이 23일 아르헨티나에서 이에 관해 설명하는 후속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새로 개발되는 공동 통화는 브라질의 법정 통화인 ‘헤알’과 아르헨티나의 ‘페소’와 함께 혼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한 경제 전문가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공동 통화를 만드는 것이 단순한 일이 아닌 데다가 지금 이들 나라의 경제 상황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10명 중 약 4명이 빈곤에 처해 있고요.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나라의 하나입니다.
진행자) 페소화 가치도 추락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10년 이상 계속 하락하고 있고요. 여기에 불법 환전이 성행하고 있어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이 신문에 고지되는 지경입니다.
진행자) 브라질은 상대적으로 볼 때 사정이 좀 낫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브라질은 남미 최대 국가로 아르헨티나보다는 경제적인 사정이 낫습니다. 하지만 브라질의 지난해 물가상승률도 2년 연속, 브라질 중앙은행의 목표선을 넘어섰고요. 2014년 이래 브라질 헤알화의 가치도 미국 달러 대비 절반으로 추락했는데요. 경제 전문가들은 둘 중 어느 한 나라도 통화 도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역부족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최근 의회에서 행한 시정연설에서 떨어지는 출산율 때문에 일본이 한 사회로서 기능하지 못할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아이와 아이 양육에 관련된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는 연기하거나 기다릴 수 없는 현안이라고 의원들에게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일본에서 몇 명이나 태어났습니까?
기자) 네. 이해 일본 내 신생아 수는 80만 명이 못 됐는데요. 지난 1970년대에서는 200만 명이 넘었습니다. 참고로 일본 인구는 지난해 1억2천50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에서는 최근 신생아 수가 계속 감소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7년 연속 신생아 수가 감소했습니다. 신생아 수가 80만 명 밑으로 떨어진 건 일본이 지난 1899년에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입니다.
진행자) 일본 내 신생아 수가 정점을 찍었을 때는 몇 명이었습니까?
기자) 네. 일본의 이른바 ‘2차 베이비 붐’ 시기인 1973년에 약 209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에 점점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뒤 일본 내 신생아 수는 1984년에 150만 명을 기록했고, 결국 지난 2016년에 100만 명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출산율은 여성 1인당 출산하는 신생아 수로도 표현하는데요. 일본은 1인당 출산율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2021년 기준으로 1.33명입니다. 참고로 출산율은 인구 1천 명당 신생아 수로도 설명하는데요. ‘세계은행’ 집계에 따르면 일본은 2020년 기준으로 1천 명당 7명이었습니다.
진행자) 주변 나라들 출산율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중국은 2021년 기준으로 여성 1인당 출산율이 1.7명이었고요. 인구 1천 명당 출산율은 2020년 기준으로 9명이었습니다. 또 한국은 2021년에 여성 1인당 출산율이 0.81명이었고, 2020년 기준으로 인구 1천 명당 출산율은 5명이었습니다. 참고로 미국은 여성 1인당 출산율이 2021년에 1.64명, 그리고 인구 1천 명당 출산율은 2020년에 11명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에서는 출산율 감소가 노령 인구 증가와 맞물려 더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65세 이상 노령 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일본 내 노령 인구 비율은 약 28%로 모나코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그런데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이들 노령 인구를 부양해야 할 사람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에서 출산율이 이렇게 떨어지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는데요. 치솟는 생활비, 교육과 노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의 증가, 그리고 여성들이 아이를 적게 가지려고 선택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피임의 확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출산율 감소에 대해서 기시다 총리가 이번 시정연설에서 어떤 대책을 내놨나요?
기자) 네. 기시다 총리는 정부가 아이 관련 프로그램 예산을 2배로 증액하기를 원하고, 오는 4월에 이 문제를 다룰 새 정부 기구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전 정부들도 비슷한 대책을 내놨는데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