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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초도 해상서 불법환적 정황 또 포착…올해 들어 벌써 9건


북한 서해 초도 해상을 촬영한 25일 자 위성사진에 선박 2척이 접선한 모습(원 안)이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북한 서해 초도 해상을 촬영한 25일 자 위성사진에 선박 2척이 접선한 모습(원 안)이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북한 서해 초도 인근 해상에서 또다시 선박 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새해 들어 VOA가 포착한 사례만도 9건에 달하는데, 대표적인 대북제재 회피 수단으로 지탄받는 불법 환적이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가 금지한 선박 간 환적 정황이 가장 최근 발견된 장소는 북한 초도 남쪽 해상입니다.

이 일대를 촬영한 25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는 적재함 일부를 연 채 대기 중인 길이 80m의 선박이 눈에 띕니다.

화물을 옮겨 실을 수 있는 바로 그 개방 공간 바로 옆에는 50m 선박이 선체를 바짝 붙이고 서 있습니다.

두 선박이 바다 한 가운데서 서로 물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최적의 접선 각도와 밀착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전형적인 불법 환적 장면입니다.

이 지점에선 나흘 전인 21일에도 2건의 선박 간 의심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21일 북한 초도 인근 해상에서 포착된 선박 간 환적 의심 정황 2건. 사진=Planet Labs
21일 북한 초도 인근 해상에서 포착된 선박 간 환적 의심 정황 2건. 사진=Planet Labs

초도 남쪽 약 1km 해상에서는 길이가 각각 115m와 85m 선박이 가깝게 서 있고 두 선박 사이에서 소형 선박이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익숙한 장면입니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약 6km 떨어진 곳에서도 100m와 50m 선박이 나란히 붙어있는 환적 추정 움직임이 동시에 감지됐습니다.

앞서 VOA는 1월 들어 총 6건의 선박 간 환적 의심 정황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번 3건을 더하면 이 일대에서 발견된 환적 의심 사례는 새해 첫 달이 지나기도 전에 벌써 9건에 달합니다.

지난해 이 일대에서 확인된 환적 추정 정황 36건의 4분의 1을 한 달도 한 돼 채운 것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발간한 연례보고서 등을 통해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이번에 선박 간 환적 의심 행위가 포착된 북한 초도 인근의 ‘서조선만’, 즉 북한 서해 일대를 새로운 환적지로 지목했습니다.

이후 북한 서해 일대에선 선박 간 환적 의심 정황이 끊임없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곳에서 접선한 선박이 어떤 품목을 거래했는지는 알 수 없고, 특히 석탄과 유류 등 거래 금지 물품을 주고받진 않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75호는 북한이나 북한 대리 선박이 공해상 환적을 통해 물품을 건네받지 못하도록 한 만큼, 물품의 종류와 관계없이 모두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전문가패널의 에릭 펜튼 보크 조정관은 최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서해상 환적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어떤 유형의 물품이 환적되는지, 선박이 어디에서 출항했는지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환적된 물품이 제재 대상이 아닐 가능성도 물론 있다”면서, 하지만 “북한 선박과 어떤 물품을 환적하더라도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 11조에 따라 제재 위반”이라고 확인했습니다.

또한 “해당 선박을 식별할 수 있다면 선박이 출항한 나라는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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