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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가청렴도, 세계 180개국 중 171위”…아태지역에선 꼴찌


지난 22일 음력 설을 맞아 평양 만수대 언덕 김일성, 김정일 부자 동상을 찾은 평양 시민들.
지난 22일 음력 설을 맞아 평양 만수대 언덕 김일성, 김정일 부자 동상을 찾은 평양 시민들.

북한이 전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나라 중 하나로 평가됐습니다.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정권과 분쟁을 겪고 있는 나라들의 청렴도가 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국제투명성기구(TI)는 31일 발표한 ‘2022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의 국가청렴도가 조사 대상 180개국 중 17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국가청렴도 지수에서 100점 만점에 17점에 그쳤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북한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리비아와 예멘 베네수엘라, 남수단, 시리아, 소말리아 등 5개 나라에 불과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내전이나 분쟁을 겪는 나라들입니다.

특히 북한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31개 국가 중에선 가장 낮은 청렴도를 보였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보고서에서 “유혈 분쟁을 겪는 나라들 혹은 권위주의 국가들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곤 한다”고 평가하면서 북한을 이들 중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여러 국가들에서 권위주의가 부상하면서 감시자로서의 시민 사회 기능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많은 독재자들은 반부패 노력보다 경제 회복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시민적, 정치적 자유가 잘 보호된 나라들이 일반적으로 부패를 잘 통제한다”며 “부패와의 전쟁에서 표현과 결사의 근본적인 자유가 핵심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1년 조사 대상에 오른 이래 줄곧 청렴도가 세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 연속으로 8점을 기록하며 세계 최악의 부패 국가로 지목됐으며,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줄곧 170위권을 기록하면서 청렴도가 전혀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이날 보고서 발표와 함께 공개한 영상을 통해 한 국가의 부패는 해당국가를 넘어 전 세계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하면서 “하나로 결합된 이런 위협들이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이 더욱 강력해지는 적대적 환경을 조성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국제투명성기구 영상] “Combined, these threats create a hostile environment where democracy is likely to backslide and authoritarian leaders get more powerful.”

국제투명성기구는 이번 조사가 전 세계 대부분이 부패와의 전쟁에서 계속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조사 대상국 중 95%가 2017년 이후 거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사 대상국의 3분의 2 이상이 청렴도 점수에서 100점 만점에 50점 이하를 기록했으며, 전체 국가 평균도 11년 연속 43점에 머물러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덴마크와 핀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가 지난해에 이어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북유럽 국가들이 대부분 청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은 지난해보다 2점 오른 69점으로 24위를 기록해 순위가 세 계단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싱가포르가 83점으로 공동 5위를 기록해 가장 높은 청렴도를 보였고, 일본은 73점으로 18위, 한국은 63점으로 31위를 기록했으며, 중국은 45점으로 65위에 올랐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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