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워싱턴에서 미한일 외교차관 회의를 주재하고 세 나라가 단결해 북한을 억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과 일본과 함께 확장억제를 강화하겠다는 공약도 재확인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조현동 한국 외교부 1차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13일 워싱턴에서 회의를 열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삼각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회의가 끝난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세 나라 정부는 불안정을 초래하는 북한의 행동에 대응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해야 할 필요성을 강력히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셔먼 부장관] “The DPRK continued to threaten the ROK, Japan and its neighbors, and the world with the launch of an unprecedented number of ballistic missiles last year. Standing united, our nations will deter the DPRK and urge it to give up its nuclear weapons program and abide by its obligations under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We call for full implementation by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nd encourage the DPRK to return to dialogue.”
셔먼 부장관은 “북한은 작년에 전례없는 수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국, 일본, 그 주변국들과 세계를 계속 위협했다”며 “우리 세 나라는 단결해 북한을 억지할 것이며, 북한에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국제사회가 대북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며, 북한이 대화에 복귀할 것을 독려한다고 셔먼 부장관은 말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이 한국과 일본 방위에 확고히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조현동 1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세 나라 외교차관이 북한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조 차관] “North Korea has launched a record number of missiles last year and is yet threatening further ICBM and military satellite launches. In response to this threat we will strengthen robust ROK US combined the defense posture and at the same time enhance our trilateral security cooperation with US and Japan.”
조 차관은 “북한이 지난해 기록적인 수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추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군사 위성 발사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러한 위협에 대응해 우리는 굳건한 미한 연합 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미한일 3국 안보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 차관은 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위한 수입원을 차단할 것이라며 지난 10일 한국이 사이버 분야 첫 대북 독자제재에 나섰다고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미한일이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며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고 말했습니다.
조 차관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 미한일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성명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방안도 이날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방안을 이날 구체적으로 다뤘으며, 앞으로도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도 북한의 지난해 전례없는 빈도와 방식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에 명백하고 심각한 도전을 제기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모리 차관] “North Korea has publicly stated its intention to further enhance its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this year. Concerted efforts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re critical under these circumstances. We Conclude on continuing close collaboration among our three countries in enhancing regional security deterrence, cooperation at the UN including the Security Council which Japan is now sitting as a non-permanent member, and diplomatic engagement towards the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모리 차관은 북한이 올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할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역내 안보 억지력 강화, 일본이 비상임이사국을 맡고 있는 안보리를 포함한 유엔에서의 협력,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관여 등에서 3국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모리 차관은 아울러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한 계속된 협력을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미국과 한국이 전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의 국제질서 위반 행위에 대응
셔먼 부장관은 이날 한일 외교차관과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단결된 자세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셔먼 부장관] “Today's dialogue reiterated our core message. We will remain aligned with the ROK, Japan, other allies and partners worldwide to push back on the PRC behavior that challenges the rules based regional and international order. We will continue to counter the PRC’s destabilizing activities in the South and East China Seas. We will keep working for maintaining peace and stability in the Taiwan Strait.”
셔먼 부장관은 “한국, 일본을 비롯한 동맹국들과 전 세계 파트너들과 연대해 지역과 국제적으로 규범에 입각한 질서에 도전하는 중국의 행동을 저지할 것이며, 오늘의 대화는 이러한 핵심 메시지를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중국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활동에 계속 대응할 것이며,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한국, 일본과 함께 기후변화, 보건, 비확산 등 국제안보에 중요한 분야에서는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리 차관도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문제를 논의했으며 무력으로 현상유지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시도를 용납할 수 없다는 인식을 함께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공감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중국의 정찰풍선이 미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를 비행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한국과 일본은 영토와 주권 침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 차관은 “타국의 영토와 주권 침해는 국제법상 절대 용납될 수 없으며, 이에 대해서는 국제법에 부합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리 차관도 “어떤 나라도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해할 수 없다”며 “미국 정부에 따르면 중국은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 행위를 저질렀고, 미국은 주권을 보호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조심스럽고 합법적으로 대응했다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일본은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오늘 회의에서도 밝혔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미일 외교∙ 산업 장관이 참여하는 경제정책협의위원회(EPCC)에 한국도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상원 외교위 보고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새로운 형태의 협력에 열려 있다”고 답했고 모리 차관도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등 모든 국제 현안에 대해 한국과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지진 사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경제안보 등 다양한 국제현안도 논의됐습니다.
한편 셔먼 부장관은 별도로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국과 일본 방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철통같으며,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역량으로 뒷받침된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공동성명] “The Deputy Secretary reiterated that the U.S. commitments to defend Japan and the ROK are ironclad and backed by the full range of capabilities, including nuclear, and reaffirmed the U.S. commitment to strengthen extended deterrence with Japan and the ROK.”
이어 한국,일본과 함께 확장억제를 강화하겠다는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했습니다.
또한 성명에서 미한일 외교차관은 북한이 역내와 국제 안보에 제기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다각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북한의 도발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공동성명] “The Deputy Secretary and the Vice Ministers strongly condemned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s (DPRK) unlawful ballistic missile launches, which reached an unprecedented number in 2022, as well as a flurry of conventional military action and its threat of further destabilizing actions.”
공동성명에 따르면 세 차관은 2022년 전례없는 횟수를 기록한 북한의 불법 탄도미사일 발사와 일련의 재래식 군사행동, 추가적인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에 대한 위협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또 북한의 점점 더 공격적인 언사를 비난하고, 북한이 무책임한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협상장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면서 평화와 안정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지속적인 대화뿐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셔먼 부장관과 모리 차관은 한국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세 차관은 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확인하고,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일관적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북한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협력 강화의 중요성도 강조했고, 조 차관과 모리 차관은 미국의 북한인권특사 지명을 환영했습니다.
세 차관은 또 납북자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과 북한에 억류된 한국 국민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공동성명은 또 세 나라가 2022년의 연합 탄도미사일 방어 훈련과 연합 대잠수함 훈련의 성공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도 훈련을 이어가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새로운 안보협력 분야를 모색하고 프놈펜 3국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데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