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서해상에서 불법 환적 정황 4건이 추가로 포착됐습니다. 길이 100m가 넘는 선박 2척이 바지선 추정 선박을 사이에 두고 물품을 옮겨 싣는 듯한데, 올해 들어서 벌써 30건이나 발견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초도 남쪽 약 3km 지점을 촬영한 13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선박 3척이 보입니다.
길이 100m와 95m 선박 2척이 40m 길이의 선박을 사이에 끼고 바짝 붙어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와 미국 정부 등이 지적한 불법 환적 움직임과 일치합니다.
앞서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10월 공개한 중간보고서에서 북한 해역에서 선박이 밀착한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3척이 맞댄 경우엔 가운데에 있는 1척이 크레인용 바지선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바지선 1척이 양옆의 대형 선박에 물건을 옮겨 싣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지점에서 동쪽으로 약 6.5km 떨어진 곳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길이가 각각 95m와 85m인 선박이 역시 소형 선박을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이중 95m 길이의 선박은 적재함을 열고 있는 듯 위성사진에는 가운데 부분이 검은색으로 나타납니다.
이 일대에선 지난 10일에도 길이가 각각105m와 65m인 선박과 길이 95m와 45m인 선박 등 총 4척이 2척씩 붙어 있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이들 선박 2척이 발견된 곳은 이달 초부터 선박의 접선 장면이 포착되고 있는 초도 북쪽 약 5km 해상입니다.
VOA는 지난해 이 일대에서 36건의 환적 의심 사례를 발견했고 올해 들어 이달 7일까지 26건의 선박 간 환적 의심 행위를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이번 사례를 더하면 올해 환적 의심 건수는 모두 30건으로 늘어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연례보고서 등을 통해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초도 인근 해상을 주요 환적지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해외에서 출항한 선박이 이 지점에서 북한 선박과 만나 환적한 뒤 종류를 알 수 없는 화물을 북한 남포로 옮기는 방식으로 제재를 피해 왔다는 설명입니다.
전문가패널의 에릭 펜튼 보크 조정관은 지난해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서해상 환적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어떤 유형의 물품이 환적되는지, 선박이 어디에서 출항했는지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환적된 물품이 제재 대상이 아닐 가능성도 물론 있다”면서, 하지만 “북한 선박과 어떤 물품을 환적하더라도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 11조에 따라 제재 위반”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안보리는 결의 2375호 11조를 통해 북한이나 북한을 대리하는 선박이 어떤 물품도 건네받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4일 전화브리핑에서 북한 초도 인근 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 정황이 잇따라 발견된다는 VOA의 지적과 관련해 “우리는 정기적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 혹은 다른 국제법을 위반한 북한의 시도에 대해 북한 행위자 혹은 북한을 대신해 활동 중인 기관을 계속 제재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새로운 제재 대상자를 찾는 것에 더해 우리의 노력 상당 부분은 제재 집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제재 회피 시도 행위를 밝혀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것이 미국 제재이든 혹은 유엔 제재이든지 상관없이 그러한 제재 회피 연결망을 추적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