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차 유엔 인권이사회가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국제 시민사회단체들도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를 대변할 수 없는 만큼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범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이 52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밝힌 북한인권 관련 성명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세계 100여 개 나라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성명을 통해 김정은 정권이 코로나 팬데믹을 구실로 주민 통제와 검열을 더 강화하는 행태를 비판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 “The government has used Covid-19 as a guise to justify a return to ultra-strict controls on information, free expression, movement of people, distribution of food and products, and economic activities.”
“북한 정부가 정보와 자유로운 표현, 주민들의 이동, 식량과 상품의 배급, 경제 활동에 대한 초강경 통제로의 복귀를 정당화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구실로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이 단체는 이러한 “극단적이고 불필요한 조치”로 인해 북한의 고립은 더 심화하고 인도주의 위기는 더 악화했다며, 특히 “이미 광범위한 차별과 만연한 폭력에 시달리는 북한 여성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인권기구들과의 의미 있는 협력에 대한 북한 정부의 거부와 함께 인권 침해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유엔 회원국들의 새로운 관심과 책임규명에 대한 지원, 정의를 위한 새로운 길의 모색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 감시 단체인 ‘유엔 워치’는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 여성들이 겪는 인권 침해에 초점을 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김정은 정권은 이미 오래전에 양성평등을 달성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장의 현실은 판이하게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워치] Yet the reality on the ground is starkly different. According to testimonies collected by the Korea Institute for National Unification, women who unsuccessfully try to escape the oppressive DPRK are sent to labor camps, where they often fall victim to sexual violence. They are classified as ‘criminals’ and ‘traitors.’ Repatriated pregnant women defectors are forced to have abortions, or leave their newborns unattended to die.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수집한 증언에 따르면 억압적인 북한을 탈출하려다 실패한 여성들은 강제노동수용소로 보내지며, 그곳에서 종종 성폭력의 희생자로 전락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여성들은 '범죄자', '배신자'로 분류되며 송환된 임신부 탈북민들은 낙태를 강요받거나 갓 태어난 신생아를 방치해 죽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워치는 ‘사랑’이라는 단어조차 북한에서는 단 하나의 의미, 즉 친애하는 지도자에 대한 사랑이라고 말했던 탈북민 인권운동가 박연미 씨의 발언을 소개하며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엔 워치] “The suffering people of North Korea cannot speak for themselves. It is our duty to be their voice. We urge this Council to hold the despotic DPRK to account for crimes committed against their own people.”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은 스스로를 대변할 수 없기에 그들의 목소리가 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는 것입니다.
이 단체는 그러면서 “독재적인 북한이 자국민에게 자행한 범죄에 대해 유엔 인권이사회가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연맹(FIDH)은 북한 여성과 여아들에 대한 인권 침해는 사회에 뿌리 깊은 가부장적 구조와 직결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해서는 당국자들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국제인권연맹] “The victims reported that officers from the Ministry of State Security, the Ministry of Social Security, and other government agencies do not view violence against women as a serious crime. In fact, 834 cases in NKDB’s Unified Human Rights Database indicate that these officers are the perpetrators of such crimes.”
“(여성 인권 침해) 피해자들은 국가보위성과 사회안전성, 다른 정부 기관 관리들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심각한 범죄로 보지 않는다고 보고했다”는 것입니다.
이 단체는 특히 한국의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통합 인권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834건의 사례는 이 관리들이 그러한 범죄의 가해자임을 나타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성폭력과 성차별적 폭력의 피해자들을 구제할 다양한 방법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