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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미국, 대북 감시에 정찰 자산 총동원…미한일 협력 시너지 낼 것”


일본 가노야 기지에 배치된 미 공군 MQ-9 '리퍼' 무인기.
일본 가노야 기지에 배치된 미 공군 MQ-9 '리퍼' 무인기.

최근 유출된 미국 도감청 문건에 북한 군사적 능력에 대한 평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의 북한 감시 역량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대북 감시에 정찰 자산을 총동원하고 있다면서 미한일 협력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핵 실험을 추적하기 위해 모든 정보 및 정찰 능력을 동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The United States is using all of its capabilities for intelligence surveillance and reconnaissance to track North Korea's missile program and nuclear testing. So this is routine and normal that they are going to track this information I think satellite imagery is one”

맥스웰 부대표는 11일 VOA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는 일상적이고 정상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미국이 기술 정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감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위성 사진과 항공기로 수집한 영상, 신호 정보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Technical intelligence is really the U.S. strength such as imagery satellite imagery, aircraft collecting imagery and of course signals intelligence. Those are really the United States has among the best capabilities in the world in those areas. Well of course, in terms of North Korea, human intelligence is by far the biggest weakness because North Korea is a hard target and so it's difficult to gather human intelligence inside North Korea.”

반면 인적 자원을 활용한 정보 수집 분야를 미국 정찰 역량의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꼽으면서 폐쇄적인 북한의 특성상 북한 내부에서 관련 정보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최근 한국 정부 고위 관리에 대한 미국 정보 당국의 도감청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유출된 문건에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찰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해당 문건에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3월 1일 사전 점검을 실시했다는 정보를 미국 당국이 파악한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북한이 실제 ICBM을 발사한 것은 약 2주 뒤인 3월 16일로 미국 정보 당국이 북한의 발사 동향을 사전에 탐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다음날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달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며, 다음날 사진을 공개했다.

유출된 또 다른 문건에는 북한이 지난 2월 열병식에서 공개한 ICBM과 관련해 북한이 자신들이 보유한 것보다 더 크고 유능한 미사일 부대가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 실제 작동하지 않는 미사일로 행진을 함으로써 미국에 가하는 위협을 과장한 것으로 미국 정보 당국이 평가한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1일 VOA에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파악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정보 수집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 think the US does monitor very closely North Korea through a combination of satellites drones and other means. If we don't get Kim Jong Un's direct order on when he wants to launch, all we see is the missile being set up on a launch pad. Then we're only guessing about exactly when it will be launched. I think the US does pay great attention to.”

미국은 위성과 무인항공기인 드론 등 다른 수단을 조합해 북한을 매우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베넷 연구원은 “원하는 발사 시기에 대한 김정은의 직접적인 명령을 포착하지 못할 경우 우리는 발사대 위에 미사일이 설치되는 것을 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후 우리는 단지 그것이 정확히 언제 발사될 지 추측할 뿐”이라며 “미국이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공군 무인 정찰기인 글로벌 호크와 주일 미군기지에 상주하는 MQ-9 리퍼 정찰기 등 최첨단 정찰 자산을 한국에 자주 전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무실 주변의 통신 감청을 할 수 있는 역량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미국의 정찰 역량이 모든 부분에서 항상 완벽하고 정확할 수는 없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상호 보완적인 미한일 3국 간 정보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So there is cooperation. Most of it has historically been bilateral. The U.S. working with South Korea and the US working with Japan. But now that the GSOMIA is being reinstated. It's the case that the US and in South Korea and Japan will be doing more trilateral coordination in those kinds of collection efforts.”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16일 도쿄에서 회담에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16일 도쿄에서 회담에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넷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대북 정보 협력이 주로 미한, 미일 간 양자 협력에 그쳤지만 향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이 복원될 경우 미국과 한국, 일본이 관련 정보 공유에 있어서 더 많은 공조를 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20여 년간 북한 문제를 다뤘던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전략적 이익과 동맹국뿐 아니라 미국에도 강력한 군사적 위협”이라며 “미국은 북한의 능력과 의도를 판단하기 위해 중요한 정보 자산을 배치하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 “North Korea is strong military threat to the United States as well as strategic interests and allies. As such, Washington would direct significant intelligence assets to determine Pyongyang's capabilities and intent. This requires a comprehensive intelligence strategy utilizing all intelligence sources, including HUMINT, SIGINT, and IMINT.”

그러면서 대북 정보 수집을 위해 인적 정보와 신호 정보, 영상 정보를 포함한 모든 정보 수단을 활용하는 포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외부에 공개된 정보가 극히 제한적인 북한의 특성상 한 가지 수단을 이용해 취득한 정보만으로는 내용의 명확한 분석이 어려우며, 다른 수단을 통해 얻은 정보를 서로 조합하거나 재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의미 있는 정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위성과 항공기 등 기술 분야 정찰 역량이 뛰어난 미국과 인적 정보를 활용한 정보 수집 능력이 뛰어난 한국, 일본과의 정보 공유 협력이 이뤄질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 정보당국 기밀 문건 유출이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 “The leak of US intelligence information has several detrimental consequences. It can strain diplomatic sources, put human source lives at risk, alert adversaries so they take measures to curtail intelligence collection, and make individuals or countries more reluctant to share information lest it also be leaked.”

외교 소식통에 부담을 주고 인적 정보원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겁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또한 적들이 정보 수집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만들고, 개인이나 국가들이 정보 유출을 우려해 정보 공유를 더욱 꺼리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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