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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미한 관계서 ‘대중 협력’에 집중…한국 투자 유치 위한 의원 활동도 주목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지난 5일 서울을 방문한 미국 하원 외교위 대표단과 만났다. 사진 = 대한민국 대통령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지난 5일 서울을 방문한 미국 하원 외교위 대표단과 만났다. 사진 = 대한민국 대통령실.

미 의회가 미한 관계에서 중국 문제에 대한 양국 간 협력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한 의원들의 활동이 이어지는 점도 주목됩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지난 약 한 달 사이 세 차례에 걸쳐 별도로 이뤄진 미 의회 대표단 한국 방문의 공통적인 목적은 중국 문제에 대한 미한 양국 공조 강화와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한 경제안보 협력 확대였습니다.

일본, 타이완 등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이뤄진 의원들의 이번 방한은 특히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공세가 점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더욱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원 세출위 국방 담당 소위원장인 공화당의 켄 칼버트 의원은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지난달 중순 일본, 타이완, 한국을 차례로 방문한 뒤 성명에서 “동료들과 나는 미국의 미래 안보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강력한 관계에 달려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동맹국들과 강력하고 협력적이며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역내의 평화로운 미래로 가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방부 예산을 담당하는 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자신들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지난주 일본, 한국, 타이완을 차례로 방문한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도 이번 아시아 순방의 주요 목적이 중국 문제에 대한 역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매콜 위원장은 아시아 순방을 시작하며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중국 공산당의 세대적 위협에 직면해 있고 인도태평양 전역은 그들의 침입에 맞선 우리의 첫 번째 방어선”이라며 “지금 미국이 역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콜 위원장은 특히 이번 방한 중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 국회의원들과 만나 “인도태평양에서 한국의 중요한 전략적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 의회가 미한 관계와 관련해 중국 문제에 대한 양국 협력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양상은 최근 잇따라 열린 의회 국가안보 청문회에서도 드러났습니다.

공화당의 릭 스콧 상원의원은 지난달 말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마크 밀리 합참의장에게 중국의 타이완 침공 시 한국 등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이 미국과 함께 타이완 방어를 위해 나설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민주당의 조 맨친 상원의원도 지난달 중순 상원 군사위의 또 다른 청문회에서 ‘중국의 타이완 침공 시 미국 외에도 타이완 보호 의지를 갖고 있는 동맹국들이 있느냐’며 특히 한국은 어떤 입장인지 증인들에게 집중 질문했습니다.

[녹취:맨친 의원] “How about allies? Which allies would come to the defense to look at Taiwan and the commitment other than us?...How about South Korea?

타이완 문제에 대한 미한 협력은 최근 여러 차례 열린 의회의 국가안보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들이 제기한 유일한 한반도 관련 질문으로, 북한 문제에 질문이 집중됐던 과거와는 매우 대조적입니다.

8일 타이완을 방문한 미국 하원 외교위 대표단이 차이잉원 총통과 만났다.
8일 타이완을 방문한 미국 하원 외교위 대표단이 차이잉원 총통과 만났다.

최근 의회에서 발의된 한반도 외교안보에 대한 함의를 가진 법안의 대부분이 중국을 겨냥한 법안이라는 점도 중국 문제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한반도 사안을 중국 문제라는 큰 틀 안에서 바라보는 의회 내 시각을 반영합니다.

미 의회조사국은 최근 갱신한 한국 관련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미한 관계에 대한 의회의 관심은 종종 북한에 대한 미한 협력에 집중됐고, 최근 들어서는 인도태평양 정책과 미한 동맹, 그리고 양국 무역과 투자 움직임에 집중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자신이 대표하는 지역에 유치하기 위한 의원들의 개별적 행보도 최근 의회 내 새로운 추세로서 주목되고 있습니다.

조지아주를 지역구로 하는 존 오소프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주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LG와 한화 임원진 등과 회담했습니다.

오소프 의원이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한국 경제인들과 만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상원의원이 된 첫 해인 지난 2021년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과 현대, 한화 등 재계 인사들을 만나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위한 막후 협상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의회가 반도체 등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미한 양국 간 경제 협력 확대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자신이 대표하는 지역에 한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 강화 등 지역 경제 성장을 모색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소프 의원은 방한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조지아주 가족들을 위한 추가 투자를 유치하고 더 많은 경제적 기회를 만들기 위해 방한 중 현대자동차그룹과 SK, 한화, LG, 삼성 등 한국 주요 기업들의 임원진과 다시 만났다”며 “윤석열 대통령과도 고위급 회담을 갖고 한국과 조지아주 사이 무역과 투자 심화를 위한 향후 기회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하원 외교위 대표단 자격으로 한국 등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공화당의 영 김 하원의원은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한국은 물론 자유를 사랑하는 인도태평양 역내 동맹국과 우리의 경제 및 안보 파트너십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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