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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흑해함대 사령부 공격, 우리가 했다" 인정...러시아 국방부, '마리우폴 도살자' 병참 차관 해임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크름반도(크림반도) 요충지 세바스토폴 시내 유류저장고에서 지난달 29일 화재로 화염과 연기가 공중에 치솟고 있다.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크름반도(크림반도) 요충지 세바스토폴 시내 유류저장고에서 지난달 29일 화재로 화염과 연기가 공중에 치솟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이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부 내 유류 저장고 공격 사실을 30일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나탈리야 후메니우크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현지 텔레비전을 통해, 전날(29일) 발생한 공격은 앞으로 진행될 '대반격'의 준비 과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후메니우크 대변인은 "크름반도(크림반도) 병참기지 파괴와 관련해 말씀드린다면, 우리 군의 준비 과정 중 하나"라고 설명하면서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대규모 공세(대반격)를 다져나가는 준비의 일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크름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 흑해함대에 무인항공기(드론) 등을 활용한 공격 시도가 계속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가 해당 공격들의 주체임을 공식 경로로 시인한 것은 처음입니다.

하지만 후메니우크 대변인은 어떤 부대가 어떤 방식으로 공격했는지는 이날(30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후메니우크 대변인은 다만 "적(러시아)의 보급·병참선을 끊어놓는 것은 우리 작전 계획의 주요 요소임을 오래 전부터 경고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부 대규모 폭발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크름반도(크림반도) 요충지 세바스토폴 시내에 전날(29일) 무인항공기(드론) 공격으로 추정되는 공습이 단행돼, 유류저장고 등에 큰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폭발 지점은 해안에 접해있는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부로서, 화재가 발생한 유류저장고에는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연료 외에 윤활유 등이 다량 보관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앞서,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러시아에 맞선 '대반격'을 개시할 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지난 28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세계적 차원에서 볼 때 우리는 준비됐다"며 "신의 뜻과 (좋은) 날씨가 있고, 사령관의 결정이 내려지면 우리는 이(대반격)를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병참담당 차관 전격 해임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흑해함대 사령부 유류저장고 피격 사건과 관련, 병참 분야 최고위급 책임자인 미하일 미진체프 차관을 해임했다고 1일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이같은 인사 조치를 공개하고, 후임에는 알렉세이 쿠즈멘코프 차관이 임명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해임된 미진체프 차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마리우폴의 도살자'라는 별명을 얻은 인물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대반격'을 예고한 상황에서 병참 책임자를 전격 교체한 것은 러시아 측이 이번 사건을 그만큼 중대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사건 당일(29일) "러시아 흑해함대가 쓰는 약 4만t 용량 유류 탱크가 10개 이상 파괴됐다"고 이날 발표했습니다.

총 40만t 유류가 연기가 돼 공중으로 사라진 것은 러시아군 전투력을 한동안 마비시키기 충분하다고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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