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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식량 수입 증가 불구 곡물가격 여전히 고공행진...대중 육로 교역 확대 움직임


북한 청진 장마당에서 주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청진 장마당에서 주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자료사진)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올들어 곡물 수입을 늘리고 있지만 장마당 곡물가격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중국과의 육로 교역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식량 수입을 늘리고 있지만 고공행진 중인 장마당 곡물가격은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 주체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혼조세를 보이는 양상입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지난달 말 기준 평양 지역 쌀 가격은 kg당 5천500원 정도로 미미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쌀과 옥수수의 kg당 가격이 각각 5천800원, 2천900원으로 한 달 동안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세분해 북한 시장물가 조사를 하는 ‘데일리NK’의 경우 지난 2월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던 곡물가격이 중국 접경도시들을 중심으로 다시 오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30일 기준 평안북도 신의주에서는 쌀 1kg이 5천800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달 16일 기준 5천420원보다 7%가 상승한 수치라고 밝혔습니다.

또 3월 중순 이후 1kg에 5천원 후반대 가격을 보였던 양강도 혜산의 쌀 가격도 지난달 30일 현재 6천원으로 조사돼 직전 조사 때인 지난달 16일보다 5.3%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은 올들어 식량 수입을 늘리고 있습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북한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중국에서 수입한 쌀은 작년 한 해 1년치 수입량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3월 한 달 간 수입한 쌀은 전월 대비 약 2.5배 증가한 4만 6천700t으로 집계됐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곡물 수입량을 늘렸지만 올해 1분기 쌀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최근 4년간의 1분기 쌀 가격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조충희 소장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북한 식량 수입 규모가 장마당 가격에 영향을 주기에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고 그나마 수입 곡물들이 시장에 풀리지 않고 우선 배정되는 기관들이 따로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이게 시장에 나가기도 하지만 군대라든지 자기네 필요한 전력공업이라든지 석탄공업이라든지 철강공업 등 이런 필요한 데 집중적으로 배분을 하니까 시장 가격에 영향을 주긴 하지만 그렇게 큰 영향은 주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거죠.”

조 소장은 이와 함께 5월 한 달이 가장 극심한 춘궁기이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김혁 연구원은 북한이 지난 3월 4만 6천t 넘게 곡물을 수입한 것은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일시적으로 늘린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한동안 대외교역이 차단됐던 북한은 외화난 또한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에 대규모 곡물 수입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녹취: 김혁 연구원] “그동안 수출이 거의 차단이 됐어요.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외화 확보량이 많지 않다는, 그러니까 지금 몇 만t씩 구입하는 게 춘궁기에 즉 식량이 부족한 시점을 집중적으로 수입할 순 있겠죠.”

이런 가운데 북한은 중국과의 육로 교역을 재개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조충희 소장은 혜산과 무산, 온성, 회령 등 중국과의 접경지역에서 교역 재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중국 현지 파견원들한테 필요한 물자, 교역을 시작할 수 있는 물자들을 준비해 놨다가 차가 들어오면 실어 나를 수 있게 준비하라는 그런 지시가 떨어지고 그랬거든요.”

‘데일리NK’도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신의주 세관에 모든 부서 업무를 정상화한다는 내용의 지시가 하달됐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신의주와 중국 단둥 사이에는 화물열차와 선박을 통한 교역이 이뤄지고 있고 신의주 세관도 이에 따른 검역 업무를 진행하고 있지만 육로 교역 관련 업무는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신의주와 단둥 간 도로가 완전 개통되면 화물트럭과 여객버스 운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충희 소장은 육로 교역 재개 소문이 퍼지면서 북한 내 장마당에서도 식용 콩기름 가격이 kg당 3만원까지 치솟았던 게 1만7천원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북중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중국쪽 무역업자인 ‘대방’들이 교역 활성화 소식에 위안화를 풀지 않으면서 위안화 환율이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데일리NK'에 따르면 신의주 지역 북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0일 기준 8천360원으로 보름 전 가격보다 4% 이상 올랐고 원·위안 환율은 지난달 30일 기준 1천250원으로 지난달 16일 조사 가격보다 5% 상승했습니다.

북중 육로 개방 조짐들이 나타나면서 그동안 신종 코로나 사태로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한 중국 등지 파견 노동자들의 송환이 임박했다는 전언도 들립니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해외 노동자 같은 경우에도 3월부터 귀국 명령이 떨어져 있었고요. 계속 연기가 되다가 5월부터는 실제로 입국을 할 거다 그래서 준비는 모두 마쳤다고 그럽니다. 그리고 또 하나 북한과 사업을 하는 외국인이나 제3국 국적을 가진 동포들은 북한이 5월이면 평양에 들어올 수 있다 이런 얘기를 연초부터 했다고 그럽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그러나 북한이 계획경제를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무역 분야에서도 국가 주도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육로 교역이 재개되더라도 기관이나 개인 무역은 신종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활성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중 교역 물량은 철도와 해상무역을 통해 상당 수준 회복했다며 신종 코로나에 대한 위기감이 여전한 북한으로선 육로 교역 재개를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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