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곡물협정 종료를 하루 앞두고 2개월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란과 러시아가 양국을 연결하는 철도망을 3년 안에 건설하기로 했습니다. 베트남이 남중국해 내 활동을 문제 삼아 중국과 필리핀을 비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흑해곡물협정이 연장된 소식부터 전해 주시죠.
기자) 네.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이 종료를 하루 앞둔 17일 2개월 더 연장됐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17일) 텔레비전 연설에서 “우리나라의 노력, 러시아 친구들의 지원, 우크라이나 친구들의 헌신 덕분에 협정의 2개월 연장이 결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흑해곡물협정은 오는 7월 18일까지 유효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전에도 양측이 몇 번 연장한 적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협정은 그동안 두 차례 연장된 바 있고요.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양측은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즉 흑해곡물협정을 체결했는데요. 당시 협정 유효기간은 120일이었습니다. 11월 시한 종료가 임박하면서 다시 세계 식량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됐는데요. 러시아는 이 때 60일을 제시하면서 협정 연장을 수용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60일 연장에 합의한 것입니다.
진행자) 어쨌든 이번에도 막판에 극적인 타협을 이룬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종료 시한이 임박하면서 유엔과 튀르키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측에 협정의 추가 연장을 설득해왔습니다. 지난주에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양측 대표단이 만나 협상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합의점을 내놓지 못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협정이 연장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해도 ‘플랜 B’는 없다며 암울한 전망을 내놨는데요. 하지만 튀르키예 정부 관리들은 타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그나마 기대를 갖게 했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로서는 협정을 연장하지 않으면 세계 식량안보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텐데요. 왜 협정 연장에 미온적인 거죠?
기자) 러시아는 협정이 원래 취지와는 달리 가난한 나라, 식량이 필요한 나라로 공급되지 않고 서방에만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러시아는 협정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5개 요구 사항을 내놨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협정을 무기로 삼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요구하고 있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네. 러시아산 비료 수출을 위한 암모니아 수송관의 우크라이나 구간 재가동, 러시아농업은행의 국제은행간금융통신협회(SWIFT) 복귀 허용, 러시아 농업∙비료 관련 기업들의 해외자산 동결 해제, 농업∙기계부품 공급 재개, 보험∙재보험 관련 제재 해제 등 총 5가지 항목입니다.
진행자) 이번 협정 연장 과정에서 러시아의 요구 조건들이 수용됐나요?
기자) 아직까지 그 부분에 대한 공식 발표는 없는데요. 하지만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의 말을 통해 어느 정도 추론할 수 있습니다. 네벤쟈 대사는 이날(17일) 협정 연장을 확인하면서 “여전히 우리가 제기하고 있는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협정이 연장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의 공식 발표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협정 연장은 “말이 아닌 실천으로, 세계 식량안보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회”이자 “무엇보다도 최우선적으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국가들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7월 22일 합의에 대한 우리의 평가는 변하지 않았고, 왜곡된 이행은 최대한 빨리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도 협정 연장을 환영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가 협정을 무기나 협박 수단으로 사용하게 두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부총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협정 연장이 지속되는 것을 환영하지만, 반드시 효과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2개월 더 시간을 번 셈인데요. 국제사회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7일 기자들에게 협정 연장은 “세계에 좋은 소식”이라며 환영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또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지만 “러시아,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유엔 대표들이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양측의 합의를 환영하면서도, 러시아가 사람들의 굶주림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또다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흑해곡물협정 연장 합의 직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와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 미사일 공습을 단행했다고 우크라이나 군 당국이 밝혔습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 군 총사령관은 18일 텔레그램에, 러시아 군의 미사일 공습은 17일 밤 9시부터 18일 새벽 5시 30분까지 계속됐으며, 우크라이나 군은 러시아가 발사한 순항미사일 30발 가운데 29발을 요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군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사일 공습을 자주 감행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몇 주 간 중단했던 장거리 미사일 공습을 최근 재개했는데요. 이번 공습은 이달 들어 9번째입니다. 이번 공습으로 크이우에서는 아직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고요. 오데사에서는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과 러시아가 철도망 건설에 합의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과 러시아가 17일 양국을 연결하는 철도망 건설 사업계약을 체결했습니다. 16억 달러 규모의 이 사업은 이란 카스피해 연안 도시인 라쉬트에서 아제르바이잔 국경 도시 아스타라까지 162km 구간을 철도로 잇는 사업입니다.
진행자) 이 철도가 양국을 이어준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쉬트-아스타라 철도는 ‘국제북남교통로(INSTC)’에서 유일하게 빠져 있는 구간이라고 인도 매체들은 소개하고 있습니다. INSTC는 인도와 이란, 러시아 3국을 인도양, 페르시아만, 카스피해 등을 잇는 수로와 철도 등을 통해 연결하는 복합운송로 구상인데요. 러시아는 이 구간이 완성되면 러시아의 발트해 항구와 이란 남부 인도양이 연결돼 중요한 무역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양국은 이 철도를 3년 안에 건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러시아가 최근 부쩍 가까워지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사업 체결식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렸는데요.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체결식에 참석했고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화상으로 이를 축하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대러시아 관계의 잠재성을 강조하며, INSTC가 완공되면 역내 무역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도 양국의 경제 협력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일자리와 투자 형태로 두 나라에 명백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라쉬트-아스타라 철도’가 포함된 이 독특한 INSTC는 남북을 관통하는 유일무이한 교통망으로서, 세계 무역로 다양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양국이 또다른 분야의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에너지 분야 협력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전날(16일) 테헤란을 방문해 자바드 오지 이란 석유부 장관과 회담하고 이란 원유 시설을 둘러봤는데요. 노박 총리는 에너지 분야는 양국 핵심 협력 사업의 하나라면서 “이를 통해 양국의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지 장관은 “러시아 기업과 원유 분야 협력을 진행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향후 더 많은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양국 모두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들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은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즉 이란 핵 합의 위반으로 미국 등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고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란은 두드러지게 러시아의 핵심적인 군사 파트너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남중국해 내 활동과 관련해 베트남이 필리핀과 중국을 비난했군요?
기자) 네. 베트남 외무부는 18일 남중국해 내 중국 조사선과 필리핀 해양경비대 활동을 비난했습니다. 베트남 외무부는 두 나라 활동이 자국 주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뭘 했길래 그러는 겁니까?
기자) 네. 중국 조사선이 베트남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들어갔는데요. 전문가들은 이 배가 조사 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습니다. 또 필리핀은 최근 자국 EEZ에 들어가는 5곳에 국기가 달린 항해용 부표를 설치했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베트남, 그리고 필리핀 등 남중국해 주변 나라들이 대립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중국은 옛날 지도를 근거로 해서 남중국해 대부분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수역이 베트남과 다른 동남아시아 4개국 EEZ 안에 놓여 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베트남과 중국 선박들이 남중국해에서 종종 충돌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최근에도 그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베트남 외무부 팜 투 항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중국 선박들이 베트남의 주권적 권리와 관할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이런 권리들을 지키기 위해 적절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필리핀이 몇몇 수역에 부표를 설치한 건 남중국해에 대한 권리를 강조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베트남도 일부 영유권을 주장하는 스프래틀리군도에 대한 주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스프래틀리군도는 중국에서는 난사군도라고 하는데요. 남중국해 남쪽에 산호초와 암초로 이뤄진 곳입니다. 한편 베트남 외무부 항 대변인은 필리핀의 부표 설치에 대해 “베트남은 주권적 권리를 침해하는 모든 행위를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베트남 외무부 비난에 중국과 필리핀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중국은 과학 조사가 중국 관할 아래 있는 수역에서 수행하는 정상적인 활동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필리핀 외무부 테레시타 다자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부표 설치가 해양법에 관한 유엔 협약에 따라 연안 국가인 필리핀이 가진 권리에 부합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부표가 항행 안전을 개선하려는 것이고 우려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필리핀군 최고 지휘관이 남중국해 근해에 있는 섬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네. 안드레스 센티노 총참모장이 최근 팔라완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섬에 있는 한 해군기지를 방문했습니다. 그는 이곳에 주둔한 장교들에게 침입자들에 맞서 필리핀 바다를 지키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칭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