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무부가 29일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을 지명수배 명단에 올렸습니다.
이날 러시아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히고, 러시아 연방조사위원회가 그레이엄 의원에게 '러시아 혐오발언'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수사를 시작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사위원회는 전날(28일) 별도 성명을 통해 수사 착수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이같은 조치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지난 26일 공개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그레이엄 의원의 당일 회동 영상 내용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그레이엄 의원은 해당 영상에서 "러시아인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한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두고 "지금까지 미국이 쓴 돈 중 최고"라고 발언했습니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런 상원의원이 존재한다는 사실보다 더 큰 수치는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투자(쓴 돈)'는 제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를 일으키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편집되지 않은 영상 전체를 공개했습니다.
이 영상을 보면 문제가 된 그레이엄 의원의 두 발언은 연결돼 있지 않습니다.
발언 당사자인 그레이엄 의원도 28일 러시아 측의 반응을 반박했습니다.
"미국의 지원으로 러시아의 침략에 저항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의 정신을 칭찬한 발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는 이전에도 수십 명의 미국 정치인들을 입국 금지 명단에 올린 바 있지만 지명수배를 내린 적은 거의 없다고 로이터는 해설했습니다.
공화당 소속 강경파인 그레이엄 의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확대를 적극적으로 옹호해 왔습니다.
VOA 뉴스
*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