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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셴코 "러시아 전술핵무기 벨라루스 이전 시작"...이란 대통령, '미국 제재' 중남미 3국 순방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자료사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전술핵무기의 벨라루스 이전이 시작됐다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남미 3개국을 순방하고 있습니다. 독일이 사상 처음으로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의 전술핵무기가 벨라루스로 이전되기 시작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전술핵무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3일 러시아 국영 TV 채널 ‘로시야-1’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받은 미사일과 폭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벨라루스가 러시아 전술핵무기를 이미 다 받은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로시야-1 진행자의 그 같은 질문에, 전부 다는 아니라면서 조금씩 순차적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벨라루스에 배치되는 러시아의 핵무기는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미국의 원자폭탄보다 3배나 더 강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야기한 것보다 이전 시기가 앞당겨진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루카셴코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다음 달 7일이나 8일, 무기 보관 시설이 완공되면, 바로 무기 이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양국은 지난 3월 러시아 전술핵무기의 벨라루스 배치 계획에 합의했다고 전격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제반 작업이 끝났다는 건가요?

기자) 루카셴코 대통령은 그와 관련해, 벨라루스에는 구소련 시절 만들어진 수많은 핵 저장시설을 가지고 있으며 그 가운데 5~6개를 복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복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전술핵무기를 다 들여오고 나면 벨라루스 전역에 분산 배치할 것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전술핵무기가 다른 나라에 배치되는 건 매우 드문 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핵무기가 외국에 배치되는 건 27년 만의 일입니다. 러시아는 소련이 붕괴한 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등 구 소련 국가들에 배치됐던 핵무기들을 회수하기 시작했고요. 1996년 이 작업을 완료한 후에는 다른 나라에 핵무기를 배치한 적이 없습니다.

진행자) 벨라루스는 왜 러시아 전술핵무기를 배치하려는 거죠?

기자) 루카셴코 대통령은 자국의 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벨라루스는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폴란드 등 나토 3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요.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13일) 인터뷰에서 “벨라루스는 항상 공격 표적이 돼 왔다”면서 “그들(서방)은 2020년부터 항상 우리를 갈갈이 찢고 싶어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누구도 핵무기를 가진 나라와 싸우려 들지는 않을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일종의 억제 무기라는 주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 벨라루스에 러시아 전술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이 푸틴 대통령의 요청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것도 그냥 요청한 게 아니라 ‘강력하게 요구한 것’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벨라루스가 이 전술핵무기들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 핵무기이고 러시아의 승인이 없으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벨라루스가 위기 순간이라고 생각할 때 즉각 사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루카셴코 대통령은 전화 한 통이면 충분하다며 이런 지적을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쟁이 나면 푸틴 대통령에게 바로 전화할 것이고, 그는 어디에 있든 바로 전화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 반대로 푸틴 대통령이 전화하면 자신도 언제나 받는다면서, 핵무기 사용 조율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이 미국 워싱턴을 찾았군요?

기자) 네. 13일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 전황과 지원 문제를 논의했는데요.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러시아의 잔인한 침공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우리의 핵심 가치, 전 세계 자유민들에 대한 공격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푸틴이 이 전쟁에서 이긴다면 그것은 우크라이나의 비극일 뿐만 아니라 세계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따라서 푸틴은 결코 이 전쟁에서 이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최근의 전황을 어떻게 평가했습니까?

기자) 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러시아를 상대로 한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이르긴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더 많은 땅을 해방하면 할수록 향후 협상 테이블에서 더 강력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어느 시점에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이 전쟁에서 결코 승리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이야기도 들어보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의 지속적인 지원을 강조하며 푸틴 대통령이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는 과정에서 나토의 결속이 더 강화됐다면서 “나토 동맹국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지금 단결하고 있으며, 우리 두 사람은 그것을 위해 필사의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브라힘 라이시(왼쪽) 이란 대통령과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이 13일 마나과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에브라힘 라이시(왼쪽) 이란 대통령과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이 13일 마나과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 대통령이 중남미 국가들을 순방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12일부터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쿠바 등 중남미 3개국을 순방하고 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첫 방문국인 베네수엘라 방문을 마치고, 13일 두 번째 방문국인 니카라과에 도착했습니다.

진행자) 라이시 대통령이 이들 나라는 왜 방문한 건가요?

기자) 해당국들의 초청에 따른 것입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출발 전, 이란 국영 ‘이르나(IRN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년 동안 산업, 의학, 농업, 과학 등의 분야에서 이들 국가와 이란 간 협력이 증대돼 왔다며 이번 순방을 통해 협력을 더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의 이번 순방에는 보건, 문화, 석유, 경제, 외교 장관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동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공교롭게도 네 나라 모두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들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반면 이들 4개국은 모두 지금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우호적인 나라들이기도 합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이란이 러시아에 공격용 무인기, 드론을 공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드론 제조 공장을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과 장비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란은 이 같은 의혹을 일축하고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발견되는 드론은 전쟁 전에 공급한 것들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 대통령이 이들 국가를 방문하는 게 꽤 오랜만 아닌가요?

기자) 네. 쿠바와 베네수엘라의 경우, 지난 2016년 하산 로하니 당시 이란 대통령이 방문한 게 마지막입니다. 그리고 니카라과는 2007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끝으로 이란 대통령이 찾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란 대통령이 니카라과를 방문한 것은 15년여 만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13일)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라이시 대통령은 미국을 규탄하며 “미국은 위협과 제재로 우리를 마비시키고 싶어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기도 하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에너지 위기에서 중심이 되고 있는 OPEC 회원국들입니다. 특히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인데요. 양국은 지난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했을 당시, 향후 20년간 석유와 석유 화학 등의 분야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대통령의 이번 중남미 순방에 미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2일, 이란의 ‘불안정한 행동’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의제가 뭔지, 라이시 대통령이 무엇을 하고 누구를 만나는지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란의 불안정한 행보를 우려하고 있느냐고 물으면 당연하다”고 말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런 행동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14일 기자회견에서 국가안보전략을 담은 책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14일 기자회견에서 국가안보전략을 담은 책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독일 국가안보전략이 14일 공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 정부가 14일 사상 처음으로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NSS)’을 발표했습니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날(14일) 몇몇 각료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면서 NSS 문건을 공개했는데요. 새 전략은 러시아를 예측 가능한 미래에 가장 큰 위협으로 규정했습니다. 또 중국에 대해서는 균형 있는 접근법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독일 최초 국가안보전략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았습니까?

기자) 네. 이 전략은 대략 세 가지 핵심 목표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국방예산을 늘리고 억제력에 집중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전략 문화와 의지를 아우르는 적극적이고 견고한 국방입니다.

진행자) 이건 쉽게 말해서 국가안보를 위해 군사력을 강화하겠다는 것 같은데요. 그럼 새 전략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제시한 국방비 목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NSS는 독일이 ‘다년간 평균’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부 장관은 이날(14일) 기자회견에서 독일이 내년부터 나토가 제시한 국방예산 비율 2%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매년 2%가 아닌 다년간 평균으로 2%를 국방예산으로 잡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나토 요구보다는 살짝 못 미치는 약한 계획입니다. 한편 NSS는 “오늘날 러시아는 유로-대서양 지역 평화와 안전에 가장 큰 위협이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과 같은 강대국의 허위 정보, 사이버 공격, 그리고 경제적 압력 위협 등을 에둘러 언급하면서 몇몇 나라가 체계적인 경쟁 관점에 따라 기존 국제질서를 재편하려 시도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중국 등이 여러 방법으로 현상 변경을 시도한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다음 두 번째 목표는 자체 가치 보호, 경쟁자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 감축, 사이버 공격 억제와 퇴치, 그리고 유엔 헌장과 법치 방어 등을 위한 독일과 동맹국들 능력과 관련된 탄력성입니다.

진행자) 방금 말한 것 중에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인다는 부분이 특히 귀에 들어오는군요?

기자) 네. NSS는 이와 관련해 독일이 자원을 외국에 의지하는 걸 모두 줄이고 기업들이 전략적 비축을 유지하는 것을 장려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진행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이와 관련해서 특히 중국과의 ‘디리스크(de-risk)’를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G7 정상들을 중국에 대한 의존을 완전하게 끊는 것이 아니라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독일이 이번에 처음으로 내놓은 안보전략에서 중국을 협력자이자 경쟁자로 규정해 또 눈길을 끕니다. NSS는 지난 몇 년 새 경쟁 요소들이 늘었다면서 “중국은 협력국이자 경쟁자이며 체계적인 맞수이다”라고 강조하고 “중국은 없으면 많은 시급한 국제 현안을 해결할 수 없는 협력국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NSS가 중국과의 협력도 언급했는데요. 사실 독일이 경제 분야에서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죠?

기자) 네. 중국이 독일에 중요한 수출 시장일뿐더러 중요 자원 수입원입니다. 그래서 독일이 지금까지 중국에 맞서는 것을 사실 주저했는데요. 하지만 새 안보전략에서는 정책 주안점을 경제적 이해에서 지정학적 이해로 옮기면서 안보에 미치는 중국 위협에 대응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진행자) 독일안보전략이 제시한 세 번째 목표는 뭡니까?

기자) 네. 기후변화와 식량, 에너지 위기 같은 현안과 관련이 있는 지속가능성입니다. 이와 관련해 NSS는 기후변화가 유발한 안보 위협 등 몇몇 사례를 들었는데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나 독일 내 필수 기반 시설 손상뿐만 아니라 기아와 질병, 그리고 전 세계 분쟁 등이 미치는 위험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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