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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평화사절단 우크라이나 방문...기시다 일본 내각 불신임안 부결


시릴 라마포사(오른쪽)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비롯한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16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근교 부차 '민간인 집단학살'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시릴 라마포사(오른쪽)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비롯한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16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근교 부차 '민간인 집단학살'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세네갈 대통령 등으로 구성된 ‘아프리카 평화사절단’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습니다. 일본 제1야당이 제출한 기시다 후미오 내각 불신임 결의안이 부결됐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인신매매 보고서를 내고 아프가니스탄과 중국, 러시아 등을 문제가 있는 나라로 꼽았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아프리카 대통령들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군요?

기자) 네. 남아프리카공화국, 잠비아, 세네갈, 우간다, 코모로, 이집트, 콩고공화국 등 7개국 지도자들로 구성된 ‘아프리카 평화사절단’이 16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습니다. 이들은 16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17일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프리카 대통령들이 이들 나라를 방문하는 이유가 있겠죠?

기자) 네. ‘아프리카 평화사절단’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 노력의 일환입니다.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아프리카 평화사절단의 중재안 초안에 따르면, 사절단의 임무는 평화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당사자들이 외교 주도의 협상 과정에 동의하도록 장려하는 것이고요. 이를 위한 초기 노력으로 일련의 신뢰 구축 조처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절단이 제안하는 신뢰 구축 조처는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네. 러시아군의 철수, 벨라루스 전술핵무기 제거,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 영장 효력 정지, 제재 완화 등입니다. 중재 초안은 이러한 조처들은 휴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적대 행위 중단을 위한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 아프리카 평화사절단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남아공 정부는 지금 푸틴 대통령 거취 문제로 다소 곤란한 입장에 놓여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남아공은 오는 8월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주최합니다. 브릭스는 5개 신흥경제국의 모임으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포함되는데요. ICC가 푸틴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이 회의에 참석할 경우 CC 회원국인 남아공화국은 푸틴 대통령을 체포해 ICC에 신병을 인도할 의무가 있습니다.

진행자) 남아공 정부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푸틴 대통령 포함, 모든 브릭스 정상들에게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는데요. 그동안 친러시아 외교를 펼쳐온 라마포사 정부가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낼지 국제 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남아공 정부가 자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리들에게 면책 특권을 부여하는 방안 등 법률적 대안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이미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할 의사를 밝힌 상태입니다.

진행자) 아프리카 대통령들이 이렇게 단체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건 처음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2월 전쟁이 벌어진 이래 처음입니다. 이들은 크이우 근교 ‘부차’를 방문하는 것으로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을 시작했는데요. 부차는 지난해 러시아 군인들이 퇴각하면서 민간인들을 참혹하게 학살한 정황이 드러나 국제 사회의 공분을 일으킨 지역입니다. 아프리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이날(16일)도 수도 크이우에는 적어도 두 차례 거대한 폭음이 들리고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또 다른 로이터 통신원은 크이우 상공에서 미사일 2발의 연기 자국을 목격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들은 안전한가요?

기자) 아프리카 대통령들은 한 때 호텔 방공호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아공화국 대통령실은 이후 트위터에 “임무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킨잘’ 탄도미사일 6발과 순항미사일 6발, 드론 2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는데요. 시 당국은 아직까지 사망자나 심각한 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경찰 측은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긴 싸움이 될 거라는 이야기가 미국 국방부 장관에게서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5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우크라이나국방연락그룹(UDCG)’ 회의가 열렸는데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회의를 주재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 “Ukraine's fight is a marathon, and not a sprint. So we will continue to provide Ukraine with the urgent capabilities that it needs to meet this moment, as well as what it needs to keep itself secure for the long term from Russian aggression”

기자) 오스틴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면서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데 필요한 능력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잃어버린 영토를 되찾기 위해 반격 작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미국의 국방 수뇌들은 지금의 전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우크라이나가 지속적으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어렵고 격렬한 싸움”이며 “상당한 시간과 높은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밀리 의장은 러시아 군에 대해서는 사기가 떨어져 있고, 러시아군 지휘부의 지도력도 부족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오스틴 장관도 “전투 피해는 이어지겠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여전히 전투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장기적으로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자료 사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일본으로 가봅니다. 기시다 후미오 내각 불신임안이 부결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 내각이 16일, 불신임 표결에서 살아남았습니다. 앞서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이날 오전, 기시다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했습니다.

진행자) 불신임안이 부결될 거라는 건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됐던 거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 여당이 중의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가 유신회 등 보수 성향 야당들이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이번 불신임안 제출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였습니다.

진행자) 입헌민주당은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입헌민주당은 기시다 내각이 방위비 확충을 위해 증세를 추진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급등하고 있는 물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비난하며 불신임안을 제출했습니다.

진행자) 만일 불신임안이 가결되면 내각이 총사퇴해야 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와 관련해 최근 일본 정치권에서는 불신임안 움직임에 맞서,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최근 집권 자민당 내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최근 기시다 총리 지지율 상승세에 힘입어 국정 쇄신을 위한 조기 총선 목소리가 자민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히로시마에서 주최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반면 야당은 약세인 데다 주식 시장도 순풍을 타고 있어 조기 총선을 지지하는 분위기였는데요. 하지만 기시다 총리 아들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조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어떤 논란인가요?

기자) 네. 기시다 총리의 장남이 지난해 총리 공저에서 송년회를 하면서 부적절한 행동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파문이 커졌습니다. 기시다 총리 장남 쇼타로 씨는 당시 정무 비서관직을 갖고 있었는데요. 공관에서 또래 친척들을 불러 파티를 벌인 겁니다.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기시다 총리는 이달 초 아들을 정무비서관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는 최근의 정국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네. 기시다 총리는 전날(15일) 총리 관저에서 취재진과 만나, 현 국회 회기 내에 중의원을 해산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중의원의 이번 회기는 오는 21일까지입니다. 입헌민주당의 불신임안 움직임에 대해서는, “입헌민주당이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한다면 즉시 부결시키라고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에게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5일 '연례 인신매매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5일 '연례 인신매매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국무부가 인신매매 보고서를 내놓았군요?

기자) 네. 미 국무부가 전 세계 인신매매 현황을 담은 연례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국무부는 이 보고서에서 코로나 대유행 상황을 이용한 강제노동과 지난 몇 년간 소년들에 대한 착취가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인신매매라면 구체적으로 정의가 뭡니까?

기자) 네. 미 국무부는 인신매매를 성인이나 아이들에게 강제노동이나 상업적인 성행위를 강요함으로써 이들을 착취하고 이득을 얻는 범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합니다. 미국 정부는 인신매매 주요 유형을 ‘강제노동’과 ‘성매매’ 두 가지로 나눕니다.

진행자) 국무부 인신매매 보고서는 관련 상황별로 등급을 나누죠?

기자) 네. 모두 네 가지 등급이 있습니다. 먼저 1등급부터 3등까지가 있고요. 또 ‘특별 사례(Special Case)’란 게 있습니다. 1등급부터 3등급은 평가 대상 나라 정부가 미국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법(TVPA)’이 규정하는 기준을 얼마나 잘 지켰느냐로 정합니다. 그리고 특별 사례는 정부가 영토 내 많은 부분을 통제하지 못하는 나라에 해당합니다. 내전 등으로 인해 관련 정보를 얻기 어려운 나라를 말하는 거죠.

진행자) 그러니까 1등급이 기준을 제일 잘 지키는 나라고 3등급이 제일 못 지키는 나라가 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3등급은 정부가 TVPA 기준을 완전하게 충족하지 못할뿐더러 그렇게 하려고 크게 노력하지도 않는 나라에 해당합니다. 올해 보고서에서는 이 3등급에 해당하는 나라들이 모두 24개 나라입니다.

진행자) 3등급에 어떤 나라들이 들어갔습니까?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 중국, 러시아, 베네수엘라, 투르크메니스탄, 미얀마, 벨라루스, 시리아, 이란, 그리고 북한 등입니다. 특히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는 북한과 중국, 미얀마 외에 캄보디아와 파푸아뉴기니도 3등급으로 분류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보고서는 리비아와 예멘, 그리고 소말리아를 특별 사례로 분류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한국은 어느 등급을 받았습니까?

기자) 네. 미국은 1등급, 그리고 한국은 2등급입니다.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등급에 들어갔습니다. 참고로 2등급은 정부가 TVPA 기준을 완전하게 충족하지는 못하지만, 이 기준에 맞추려고 크게 노력하는 나라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서 지역별 등급 외에 눈길을 끄는 내용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네. 아까 서두에서 말했듯이 보고서는 두 가지 경향을 지적했습니다. 먼저 코로나 대유행이 미친 영향입니다. 코로나로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죠? 그래서 이 사람들이 애타게 직업을 찾았는데, 특히 인터넷으로 일자리를 많이 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신매매범들이 이걸 이용했습니다.

진행자) 인터넷에서 범죄 대상을 모았다는 말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인신매매범들이 인터넷에 가짜 일자리를 올려놓고 이걸 보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당초 설명과는 달리 전화나 인터넷으로 다른 사람을 속여서 돈을 갈취하는 ‘스캠(scam)’을 하도록 강요하거나 이들을 광범위한 학대나 법 위반에 처하게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사례는 특히 미얀마나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필리핀, 가나, 그리고 튀르키예 등 나라에 많았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보고서가 지적한 또 다른 경향은 뭔가요?

기자) 네. 남자아이들이 인신매매 희생자가 되는 사례가 급속하게 늘었다고 합니다. 미 국무부는 유엔 통계를 인용해 지난 2004년부터 2020년 사이에 인신매매 희생자 중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500%나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소년들도 역시 인신매매 희생자가 아니라는 잘못된 인식이 매우 파괴적이고 명백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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